국보 동종 품은 천년고찰 봉선사...남양주 역사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깨우다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 2026-10-11 16:32:40

고려시대부터 이어온 불교문화의 맥, 창건 1057주년 맞아 문화유산 보존 중요성 부각
최현덕 남양주시장이 '봉선사 창건 1057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최현덕 페이스북]

[이코노미세계]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불교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경기 남양주시 봉선사가 창건 1057주년을 맞아 역사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다.

고려시대 창건된 봉선사는 단순한 종교시설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불교 사상과 한글 문화가 어우러진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오랜 세월 수많은 역사적 변화를 겪으면서도 전통을 지켜온 봉선사의 존재는 남양주가 간직한 문화적 자산의 깊이를 보여준다.

특히 올해 열린 개산대재는 사찰의 창건을 기념하는 종교행사라는 의미를 넘어 천년고찰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지역사회 속 역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봉선사 창건 1057주년을 기념하는 개산대재 참석 소식을 전하며 사찰이 간직한 역사와 전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일면 스님을 비롯한 세 명의 스님에 대한 대종사 추대식도 함께 열려 의미를 더했다. 대종사 추대는 오랜 수행과 불교 발전에 기여한 원로 스님들의 공덕을 기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불교계의 전통과 정신적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로 평가된다.

최 시장은 봉선사가 한국 불교의 오랜 전통을 계승해 온 사찰이라는 점을 소개하면서 지역의 소중한 역사문화유산으로 지속적으로 보존되고 발전하기를 기대했다. 강조한 핵심은 천년고찰의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사찰의 역할이었다.

봉선사가 청정 도량으로서 전통을 지키면서도 주민들과 소통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공동체의 공간으로 자리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는 문화유산의 가치가 과거의 역사를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더욱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이 '봉선사 창건 1057주년'을 기념하는 개산대재에서 잔을 올리고 있다.  [사진 = 최현덕 페이스북]

봉선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로, 한국 불교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대표적인 사찰 가운데 하나다. 고려 광종 때 창건됐으며, 교종본찰로서 불교의 가르침과 수행 전통을 계승해 왔다.

고려시대는 불교가 국가와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던 시기다. 왕실과 귀족을 중심으로 불교문화가 발전했고, 사찰은 종교적 수행뿐 아니라 학문과 문화가 축적되는 공간으로 기능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출발한 봉선사는 오랜 세월 불교문화의 흐름을 이어온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조계종 교구 본사라는 위상은 봉선사가 개별 사찰을 넘어 지역 불교문화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봉선사의 역사적 가치는 단순히 창건 연대가 오래됐다는 사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사찰을 중심으로 형성된 불교 사상과 건축, 의례, 문화재, 문자문화 등이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사찰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 기록이자 살아 있는 문화공간이다.

봉선사가 지닌 이러한 특성은 남양주시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의 발전을 논의할 때 산업과 교통, 주거환경 등 물리적 기반이 중요하지만, 오랜 세월 축적된 역사와 문화 역시 도시의 경쟁력을 구성하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은 다른 도시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성을 지닌다. 이런 점에서 봉선사의 역사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시민들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볼 수 있다.

봉선사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는 사찰에 보존된 동종이다. 최 시장은 봉선사 내부에 있는 동종이 최근 국보로 지정됐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사찰이 지닌 문화재적 가치를 강조했다.

동종은 한국 전통 불교문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문화유산이다. 사찰에서 종은 단순히 시간을 알리거나 의식을 진행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불교의 가르침을 상징하고 수행과 신앙생활의 의미를 전달하는 종교적 상징물로 여겨진다.

또한 전통 동종은 주조 기술과 금속공예, 조형미술, 불교문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문화재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도 높다. 봉선사 동종의 국보 지정은 사찰이 간직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국가적 차원에서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남양주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국보급 문화재가 지역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제공하는 동시에 역사교육과 문화관광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문화재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보존과 활용 사이의 균형도 중요해진다.

문화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원형 보존과 안전한 관리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종교시설에 있는 문화재는 일반적인 관광시설과 달리 수행과 신앙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는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문화유산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도 사찰의 종교적 기능과 역사적 환경을 존중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봉선사 동종의 국보 지정은 문화재 한 점의 위상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방향을 함께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봉선사가 지닌 또 다른 문화적 가치는 한글과 불교문화의 만남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불교 경전을 한글로 번역하며 부처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했던 운허 스님의 정신이 있다.

불교 경전은 오랜 세월 한문을 중심으로 전승돼 왔다. 이 때문에 일반 대중이 경전의 의미를 직접 이해하는 데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운허 스님의 한글 경전 번역은 이러한 언어적 장벽을 낮추고 불교의 가르침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불교문화의 대중화와 한글문화의 확산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최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운허 스님을 기리기 위해 개발된 '남양주운허체'를 언급하며 서체가 세상에 나온 지 1년이 됐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남양주운허체는 운허 스님의 정신을 현대적인 문자문화로 계승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문화적 자산을 서체라는 형태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지역문화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역사적 인물을 기념하는 방식은 기념관이나 조형물, 전시회 등 물리적 공간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서체는 일상적인 문서와 디자인, 출판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특성은 지역의 역사문화가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운허 스님의 한글 번역 정신을 기념하는 서체가 지역의 공공디자인과 문화콘텐츠 등에서 활용된다면 역사적 인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계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봉선사의 문화적 가치는 사찰 입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 시장은 봉선사 산문에 걸린 '교해선림 대본산 운악산문'이라는 현판을 소개하며 그 아름다움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사찰의 산문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수행과 신앙의 공간으로 들어서는 경계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산문에 걸린 현판 역시 단순한 안내 표지가 아니라 사찰의 역사와 정체성, 정신적 가치를 전달하는 문화적 요소로 이해할 수 있다.

전통 사찰의 현판은 글씨의 형태와 배치, 건축물과의 조화 등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의 미적 특성을 보여준다. 특히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에서는 현판과 건축물, 주변 자연환경이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문화적 경관을 형성한다.

봉선사 산문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찰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산문은 봉선사의 역사와 문화를 처음 마주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장소의 의미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문화해설과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방문객들이 전통문화의 가치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역사적 건축물과 현판 등 문화적 요소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전통문화유산은 눈에 보이는 형태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정신적 가치가 함께 보존될 때 더욱 풍부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이번 봉선사 개산대재에서 주목할 부분은 최 시장이 강조한 지역사회와의 소통이다. 최 시장은 봉선사가 남양주의 아름다운 역사문화유산이자 청정 도량으로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이웃을 돌보는 전통을 계속 이어가기를 기대했다.

사찰은 오랜 역사 속에서 수행과 교육,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기능해 왔다. 오늘날에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도시화와 생활환경 변화로 인해 지역주민 간 교류가 약화되고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지는 현상이 사회적 과제로 거론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문화공간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것은 공동체적 유대감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종교시설의 공공적 역할을 논의할 때는 종교적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원칙이 전제돼야 한다. 특정 종교의 신앙활동과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구분하면서 상호 존중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봉선사가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영역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역사문화 교육과 전통문화 체험,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 등은 지역사회와 사찰이 소통할 수 있는 분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추진 여부와 운영 성과는 확인된 자료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 최 시장이 강조한 '이웃을 돌보는 전통'은 봉선사의 미래를 바라보는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천년고찰의 가치가 오래된 건축물이나 문화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이어지는 공동체적 정신에도 있다는 의미다.

봉선사의 창건 1057주년은 남양주시의 역사문화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은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교통망 확충 등 경제적 기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도시가 축적해 온 역사와 문화, 주민들의 정체성 역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은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를 형성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봉선사는 불교문화와 전통 건축, 국보로 지정된 동종, 운허 스님의 한글 번역 정신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자산을 각각 분리해 바라보기보다 하나의 역사문화적 흐름으로 이해하고 연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봉선사의 창건 역사와 불교문화, 동종의 문화재적 가치, 남양주운허체의 의미 등을 시민들이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문화 교육과 해설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지역 학생들을 위한 역사교육 자료나 시민 대상 문화강좌 등도 생각해 볼 만한 방향이다.

문화관광 측면에서도 봉선사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것은 지역의 문화적 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방문객 증가만을 목표로 하는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 전통 사찰은 종교적 수행이 이뤄지는 공간이자 문화재 보존이 필요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관광 활성화와 문화재 보호, 지역주민의 생활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정책이 중요하다. 또한 문화유산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가능성을 논의할 때는 실제 방문객 수와 소비 효과, 지역 상권과의 연계성 등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히 문화재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지역경제 효과를 단정할 수는 없다. 역사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봉선사의 창건 1057주년은 과거의 역사를 기념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천년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 고려시대 창건 이후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불교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봉선사라는 공간을 통해 전승되고 있다.

국보로 지정된 동종은 전통문화의 가치를 보여주고, 운허 스님의 한글 번역 정신은 남양주운허체라는 새로운 문화적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산문에 걸린 현판과 사찰이 간직한 역사적 경관 역시 봉선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처럼 봉선사의 가치는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오랜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현덕 시장이 개산대재 참석을 통해 전한 메시지 역시 이러한 관점과 맞닿아 있다. 봉선사가 남양주의 아름다운 역사문화유산으로 보존되는 동시에 주민들과 소통하고 이웃을 돌보는 청정 도량으로 남기를 바란다는 기대다.

천년고찰이 지닌 역사적 무게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전통을 오늘날 어떻게 계승하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느냐다. 문화유산은 보존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시민들이 이해하고 공유해야 할 공동의 자산이다.

봉선사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지역사회 속에서 지속적으로 조명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봉선사가 앞으로도 남양주의 역사와 문화를 잇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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