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8년으론 부족하다”...최현덕 시장, 별내위스테이 ‘20년 공동체’ 승부수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 2026-10-07 10:34:57
[이코노미세계] 주택을 단순한 부동산 자산이 아닌 삶의 터전이자 공동체의 기반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주거정책이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초의 사회적 협동조합형 주택으로 소개된 ‘별내위스테이’가 그 중심에 있다.
주택 공급과 집값 안정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 부동산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거 안정과 공동체 회복, 돌봄과 일자리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주거모델이 정책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별내위스테이는 입주민이 주거공간의 이용과 운영에 참여하고 육아와 돌봄, 공동체 활동을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기존 아파트 문화와 차별화된 실험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 주거모델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현행 임대기간에 따른 분양전환 문제다. 주민들이 오랜 시간 형성해온 공동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대기간을 장기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무총리의 별내위스테이 현장 방문을 계기로 사회적 협동조합형 주택의 제도 개선과 공급 확대 문제가 새로운 정책 의제로 부상했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이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무총리의 별내위스테이 방문 사실을 전하며 장기임대 제도 개선과 공동체 주택 확대를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국무총리비서실장과 국무조정실 관계자, 국토교통부 및 주택 관련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주시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별내위스테이의 운영 경험을 왕숙신도시와 와부읍 도심지구 등 대규모 주택공급 사업에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오랫동안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대표적인 수단이었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대규모 주택공급을 가능하게 했고, 국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가 확산하면서 주택의 자산 가치와 거래가격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이웃 간 관계나 공동체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별내위스테이는 이러한 기존 주거문화와 다른 접근에서 출발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별내위스테이는 입주민이 단순히 주택을 임차해 거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거공간의 기획과 운영,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주민들의 생활방식과 공동체 활동을 고려했으며, 부대시설 설계에도 공동체적 요소를 반영했다. 입주 이후에는 단지 내 자치활동을 비롯해 육아와 돌봄, 일자리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육아와 돌봄 분야에서 공동체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주목할 만하다. 맞벌이 가구 증가와 저출생, 고령화 등으로 가족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생활문제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거단지 내부의 공동체 활동은 주민 간 생활정보 공유와 상호 돌봄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공동체형 주택이 주거복지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을 회복하는 수단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별내위스테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알려진 공동체 주거사례로 소개되고 있으며,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도 관련 내용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러한 평가가 실제 정책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동체 운영성과와 입주민 만족도, 주거비 부담, 관리비 구조 등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도 필요하다.
별내위스테이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장기적인 주거 안정성이다. 별내위스테이는 8년의 임대기간 이후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구조를 적용받고 있다. 문제는 공동체 주거모델이 단기간에 완성되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민들이 서로 신뢰를 쌓고 자치활동을 정착시키며 육아와 돌봄, 생활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입주민의 생활방식과 참여 수준에 따라 공동체의 성격도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그런데 일정 기간이 지나 분양전환이 이뤄지면 기존 공동체의 운영방식과 참여구조에도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주택 소유구조가 바뀌면서 입주민의 경제적 부담이나 거주 지속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분양전환이 곧 공동체 해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동체형 주택의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임대주택과는 다른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시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내위스테이의 임대기간을 2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초기 착공부터 준공, 이후 공동체 활동까지 별내위스테이의 발전 과정을 지켜봐 왔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국무총리에게 부동산과 아파트 중심의 우리나라 주거문화 속에서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낸 별내위스테이가 2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건의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아파트의 임대기간을 연장하는 문제가 아니다. 공동체형 주택이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주택제도의 틀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정책적 과제이기도 하다.
향후 법 개정 논의에서는 임대기간 연장에 따른 사업자의 재무구조와 입주민의 주거비 부담, 공공지원의 범위, 분양전환 권리관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체의 지속성을 확보하면서도 사업의 경제성과 제도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남양주시가 추진하려는 구상은 기존 별내위스테이의 제도 개선에만 머물지 않는다. 남양주 왕숙신도시에 예정된 민간임대아파트 약 2500가구 가운데 절반 정도를 별내위스테이 방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하면 약 1250가구 규모다. 이는 개별 공동체 주택의 성공사례를 대규모 신도시 주택공급 정책에 적용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왕숙신도시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되는 3기 신도시 가운데 규모가 큰 핵심 사업지다.
대규모 인구 유입과 함께 주거시설, 교통망, 교육시설, 생활편의시설 등이 단계적으로 구축되는 만큼 도시 형성 초기부터 공동체형 주거모델을 도입할 경우 새로운 주거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신도시는 입주 초기 주민 간 사회적 관계망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공동체형 주택은 주민들이 생활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왕숙신도시에서 별내위스테이 모델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공급방식과 사업구조, 입주민 참여체계 등을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사회적 협동조합형 주택은 일반적인 민간임대주택과 운영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면서도 전문적인 시설관리와 안정적인 주택 운영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또한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민뿐 아니라 다양한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입주민도 불편 없이 거주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어 최 시장은 왕숙신도시와 함께 와부읍 도심지구에 대해서도 공동체형 주택 도입을 건의했다. 와부읍 도심지구는 정부의 8·13 부동산 공급대책에 포함된 총 2만1700가구 규모의 주택공급 계획으로 소개됐다.
이 지역에도 별내위스테이와 같은 사회적 협동조합형 주거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 구상이 구체화된다면 남양주의 신규 주택공급 정책은 단순한 공급 물량 확대를 넘어 주거유형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수도권 주택정책은 그동안 공급량과 입지, 분양가격, 교통 접근성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주택공급이 실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거 안정성뿐 아니라 돌봄과 교육, 생활서비스, 주민 간 관계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주택공급 지역에서는 새로운 인구 유입에 따른 생활 인프라 확충과 지역공동체 형성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공동체형 주택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대안은 아니지만, 주거정책의 선택지를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검토 가치가 있다.
다만 와부읍 도심지구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공동체형 주택을 공급할 것인지, 사업 주체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은 아직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단계다.
남양주시는 중앙정부에 대한 제도 개선 건의와 함께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 기반 마련도 추진하고 있다. 최 시장은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의 국회 통과를 언급하며 남양주시가 사회적 협동조합형 공유주택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기본주택 정책을 지역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사회적 협동조합형 공유주택 지원 조례는 공동체형 주택의 공급과 운영을 지방정부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근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동체형 주택 관련 정책 수립과 주민 참여 지원, 관계기관 협력, 운영 활성화 등을 조례의 검토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범위와 내용은 향후 조례안 마련 과정에서 결정돼야 한다.
특히 조례 제정 과정에서는 상위법과의 관계,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 지원 대상의 형평성 등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거정책은 중앙정부의 법률과 재정지원, 공공기관의 사업 수행, 지방정부의 도시계획과 행정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분야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의지만으로 모든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중앙정부의 공급정책이 지역 주민의 생활 여건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한다면 정책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남양주시가 추진하는 조례 제정은 중앙정부의 주거정책과 지방정부의 현장 행정을 연결하는 실험으로 평가할 수 있다.
별내위스테이 모델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주거공간을 지역경제와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일반적인 주택공급 정책에서는 주택 건설과 분양, 입주 이후의 관리가 주요 단계로 구분된다. 그러나 공동체형 주택은 입주 이후 주민들의 생활과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주민들이 공동체를 기반으로 육아와 돌봄, 생활서비스 등을 운영할 경우 지역 내 새로운 서비스 수요와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사회적경제 조직이나 지역 소상공인과의 연계가 이뤄진다면 공동체 활동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예컨대 주민 수요에 기반한 돌봄서비스나 공동생활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관련 서비스 제공자와 지역 사업자 간 협력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제적 효과는 실제 운영방식과 참여 규모, 재원 조달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공동체형 주택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운영비와 고용효과, 지역 내 소비, 서비스 이용률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별내위스테이의 경험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려면 성공적인 활동 사례뿐 아니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어려움과 비용 부담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 공동체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더불어 전문적인 운영체계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국무총리 방문에서는 공동체형 주택뿐 아니라 남양주시의 주요 지역 현안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시장은 현장 방문을 마친 국무총리에게 남양주시가 안고 있는 각종 규제 해소와 관련한 건의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하철 8호선 별내선 연장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시장은 의정부가 고향인 국무총리에게 별내선이 조속히 연장된다면 의정부 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는 주택공급 정책과 광역교통망 확충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대규모 주택공급이 이뤄지는 지역에서 교통 인프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주민들의 통근 부담과 생활 불편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광역교통망이 확충되면 주거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지역 간 경제활동과 생활권 연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양주시는 왕숙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인 만큼 주택공급과 교통, 생활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도시정책이 요구된다. 다만 별내선 연장 문제는 사업 타당성과 재원 분담, 관계 지방정부 및 중앙정부 간 협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건의가 실제 사업 추진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관계기관의 검토와 정책 결정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이어 남양주시가 추진하는 사회적 협동조합형 주택 확대 구상은 우리나라 주거정책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주택을 얼마나 많이 공급할 것인가에 더해 어떤 방식으로 공급하고, 주민들이 어떤 생활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별내위스테이는 이러한 질문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다. 주민들이 주거공간의 운영과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고, 육아와 돌봄 등 생활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시도는 기존 아파트 문화와 차별화된 특징이다.
그러나 정책적 성공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장기임대가 가능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주민 참여와 전문적인 주택관리 사이의 균형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재정·운영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공동체형 주택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입주자 선정과 지원체계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왕숙신도시와 와부읍 도심지구로 모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별내위스테이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운영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책 확대의 기준은 공급 물량이나 사업 명칭이 아니라 주민들의 실제 주거 안정성과 삶의 질이어야 한다. 최 시장이 강조한 ‘기본이 든든한 남양주’와 ‘기본도시’ 구상도 이러한 정책 성과를 통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별내위스테이가 하나의 성공사례를 넘어 지속 가능한 주거정책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제도 개선과 지방정부의 실행력, 입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번 국무총리 방문을 계기로 제기된 20년 이상 장기임대 추진과 왕숙신도시 공동체형 주택 확대 구상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국 별내위스테이의 미래는 아파트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를 넘어, 그 안에서 형성된 공동체와 주민들의 삶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