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준 경기도의원 “소수자 권리 지키는 것이 의회의 책무”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 2026-10-07 20:41:59
[이코노미세계] 경기도에서 차별과 혐오를 해소하고 모든 도민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평등의 가치를 선언하는 수준을 넘어 지방정부의 정책과 예산, 행정 전반에 차별 예방과 권리 보호의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다.
특히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문제를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새로운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은 7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경기도 평등기본조례 제정 투쟁 선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1천 간부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평등기본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연대 발언에서 “차별과 혐오가 일상이 되지 않는 경기도, 누구도 자신의 존재 때문에 배제되지 않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위해 모였다”며 평등기본조례 제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기지역본부가 주최했다. 노동계와 도의회 관계자들이 참여해 차별 해소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사는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수석부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의 모두 발언에 이어 유호준 의원이 연대 발언에 나섰으며, 경기도콜센터지부장과 특성화고노조 위원장, 교수노조 한신대지회장이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지부장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사무국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마지막으로 노동 현장의 차별 해소와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1천 간부 선언 서명지가 대표단을 통해 전달됐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대목은 평등을 추상적인 가치가 아닌 지방정부의 구체적인 책무로 규정해야 한다는 요구다. 그동안 평등과 인권의 문제는 개인의 인식이나 사회적 합의 차원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날 제기된 주장은 지방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하며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도 차별을 예방하고 개선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호준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을 꺼냈다. 고등학교 1학년 당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과정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학교 안에서 학생의 존엄과 권리를 인정하는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학생인권조례는 학교 안에서 학생도 존엄한 인격체이며,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는 기준을 세웠다”고 회고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을 단순한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를 가진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상징한다.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학생의 권리와 존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교육 현장의 제도와 문화에 관한 문제이기도 했다.
유 의원은 이러한 경험이 경기도 전체의 평등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우리는 학생인권조례가 열어낸 차별 없는 학교를 넘어, 차별 없는 평등한 경기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별과 장애, 나이, 출신, 가족 형태, 노동의 형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등 개인이 처한 다양한 삶의 조건 때문에 누구도 존엄을 부정당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발언은 평등기본조례의 필요성을 특정 집단의 권리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도민 전체의 기본적인 존엄과 권리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방정부의 행정은 도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복지서비스를 신청하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과정, 일자리를 찾거나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도 행정의 기준과 절차는 시민의 권리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다. 따라서 평등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 국한된 대책보다 행정 전반에서 차별을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와 평등기본조례는 적용 대상과 정책 범위가 다르다. 학생인권조례가 학교와 교육 현장에서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평등기본조례는 지방정부의 다양한 정책 영역에서 평등의 원칙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제도 설계 과정에서는 적용 범위와 행정기관의 책무, 기존 제도와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유호준 의원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평등의 실질적인 이행이다. 평등을 지향한다는 선언만으로는 도민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경기도의 정책과 예산, 행정과 제도 속에서 차별을 발견하고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하며, 도민이 부당한 차별을 겪었을 때 도움을 요청할 곳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경기도가 분명한 책무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평등기본조례 제정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적 방향을 보여준다. 지방정부가 차별 예방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과 실제 행정체계 안에서 차별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평등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우선 행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별의 유형과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도민이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을 때 상담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 조례 제정 논의에서는 차별 예방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정책 점검, 관계 기관 협력, 상담 및 지원체계 구축 등의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이번에 제공된 자료에서 확정된 조례 조항으로 확인되는 사항은 아니다. 실제 도입 여부는 향후 조례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도의회 심의 과정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예산 문제 역시 중요하다. 평등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행정조직이나 지원사업이 필요하다면 재정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제도만 확대할 경우 행정의 효율성이나 예산 집행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조례 제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 목표와 집행 수단, 재정 소요를 함께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평등의 가치를 행정에 반영한다는 것은 새로운 선언문을 만드는 데 그치는 일이 아니다. 도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 그 변화에 필요한 행정적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이번 기자회견은 노동계가 주도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평등기본조례 제정을 요구하는 1천 간부 선언을 통해 노동 현장에서 제기되는 차별 문제를 지방정부의 정책 의제로 연결하고자 했다.
특히 경기도콜센터지부장과 특성화고노조 위원장, 교수노조 한신대지회장이 의제 발언자로 참여했다는 점은 다양한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행사 구성으로 볼 수 있다. 콜센터 노동과 청년 노동, 교육·연구 분야의 노동환경은 각각 특성이 다르다. 그러나 노동자의 존엄과 권리, 차별 예방이라는 문제는 공통적인 정책 과제로 연결될 수 있다.
노동 현장에서의 차별은 고용 형태나 근로조건, 직장 내 대우 등 여러 영역에서 논의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노동관계법과 기존 권리구제제도에 따라 다뤄지는 영역도 있어 지방정부 조례의 역할과 한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노동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방정부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검토할 여지가 있다. 공공부문에서의 차별 예방, 노동인권 교육, 상담 및 관계 기관 연계, 취약한 노동환경에 대한 실태 파악 등은 지역 차원의 정책 논의가 가능한 분야다.
평등기본조례 제정 논의가 노동 현장의 문제와 연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경기도는 지역별 산업구조와 노동환경이 다양하다. 대도시의 서비스업과 제조업 중심 지역, 농촌과 도농복합지역은 노동시장과 생활환경에서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정책은 현장의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평등 정책을 설계할 때에는 지역과 산업, 노동 형태에 따른 차이를 살피면서 도민의 기본적인 권리 보호라는 공통의 원칙을 마련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이번 1천 간부 선언은 그와 같은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선언 참여 규모와 별개로 구체적인 조례 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형성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조례 제정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뿐 아니라 실제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보완 방안까지 함께 검토해야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평등기본조례 제정 논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유호준 의원의 발언에서 드러났다. 유 의원은 “혐오와 차별은 때로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갈등을 만들지 말자’는 말로 앞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평등과 차별 해소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제도화 과정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평등기본조례를 둘러싼 논의에서는 차별 예방과 개인의 자유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공공기관이 차별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지원할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반면 제도의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거나 규정이 불명확할 경우 개인의 표현이나 신념, 단체의 자율적인 활동과 충돌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될 수 있다.
이러한 쟁점은 구체적인 조례안이 마련될 때 조항별로 검토해야 할 문제다. 평등을 보장한다는 취지만으로 모든 정책 수단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사회적 논쟁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차별 예방의 필요성 자체를 외면할 수도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권리 보호의 목적과 제도적 수단 사이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례의 목적과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하고 기존 법률 및 지방정부의 권한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검토해야 한다.
또한 조례가 도민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제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정책의 필요성과 한계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도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유 의원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경험을 언급하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평등기본조례 제정을 위한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의 발언은 제도적 변화를 위해 정치적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지방의회의 역할에 대한 유호준 의원의 인식이다. 유 의원은 경기도의회가 단순히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는 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도의회는 다수의 편의만을 대변하는 곳이 아니라, 다수결만으로는 쉽게 지켜지지 않는 소수자의 권리와 사회적 약자의 존엄을 지켜야 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별과 혐오 앞에 사회적 소수자들만 홀로 서게 해서는 안 되며 그 앞에 저와 제 동료들이 먼저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방의회의 기능을 주민의 대표성과 함께 기본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조례와 예산을 심의하는 기관이다.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민주적 의사결정은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집단의 권리와 이해관계가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특히 인권과 평등에 관한 조례는 정책적 필요성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권리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이 충돌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의 역할은 단순한 찬반 결정에 그치지 않는다.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조항별 쟁점을 분석하며, 주민과 관계 기관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평등기본조례의 경우에도 조례가 추구하는 가치와 실제 행정에서의 집행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사이의 역할 분담 역시 중요한 과제다. 도의회가 조례를 제정하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주체는 관련 행정기관이기 때문이다. 행정조직과 인력, 예산, 정책 집행 절차에 관한 협의가 충분하지 않으면 조례의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집행부와 의회가 정책 목표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한다면 제도적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논의에서는 경기도의 정책적 입장과 도의회의 입법 방향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평등기본조례 제정 논의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도민의 일상과 연결돼야 한다. 평등과 인권은 중요한 사회적 가치지만, 행정 현장에서는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특정 집단이 불합리하게 배제되는 상황은 없는지, 정책 정보를 충분히 전달받지 못하는 도민은 없는지, 행정 절차가 다양한 생활환경을 고려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는 향후 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검토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점검 방향이다. 장애인과 고령자, 청소년, 이주민, 다양한 가족 형태의 구성원 등은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모든 도민이 실질적으로 동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행정의 공정성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절차를 적용하는 것뿐 아니라, 불합리한 배제나 접근상의 장벽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과도 관련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선언적인 정책 목표만으로는 부족하다.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와 현장 의견,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조례가 제정된다면 실제로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장치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평등 정책은 도민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목표와 함께 행정의 신뢰성을 높이는 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다.
도민이 공공기관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낄 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 있다면 행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제도가 마련되더라도 절차가 복잡하거나 접근성이 낮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정책을 설계할 때부터 이용자의 관점에서 제도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검토해야 한다.
이어 평등기본조례 제정은 그 자체로 논의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 집행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조례가 마련되더라도 행정기관의 책임이 불분명하거나 정책 추진에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면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는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조례가 규정하는 지방정부의 책무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차별 예방을 위한 정책 수립과 실태 파악, 관계 기관 협력 등 어떤 업무를 경기도가 담당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기존의 인권·복지·노동 관련 제도와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제도가 이미 존재한다면 새로운 조직을 설치하기보다 기존 체계를 보완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다. 반대로 기존 제도로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영역이 확인된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는 실제 차별 사례와 정책 수요를 파악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정책 대상과 문제의 성격을 명확히 파악해야 예산과 인력을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의회 차원에서도 조례 제정 이후 정책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책 추진 실적과 예산 집행 결과를 살피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조례가 형식적인 규정에 머무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평등 정책의 성과를 단기간에 수치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10월 7일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노동계와 도의회 관계자들이 평등기본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자리였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의 1천 간부 선언과 유호준 의원의 연대 발언은 차별 해소를 위한 제도적 책임을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에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유 의원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시작된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경기도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평등이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되며 정책과 예산, 행정과 제도 속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제도화까지는 검토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조례의 적용 범위와 지방정부의 권한, 기존 법률 및 제도와의 관계, 예산과 행정조직, 사회적 의견 수렴 등 여러 문제가 남아 있다. 특히 차별 예방이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면서도 다양한 권리와 자유를 합리적으로 조화시키는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
조례 제정에 찬성하는 입장과 우려를 제기하는 입장이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경기도의회는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경기도 집행부 역시 실제 행정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정책 수단과 재정적 여건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호준 의원이 이날 강조한 것은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이 지방의회의 책임이라는 점이다. 그가 밝힌 “차별과 혐오 앞에 사회적 소수자들만 홀로 서게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는 향후 조례 제정 논의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발언으로 남을 수 있다.
이제 관심은 이러한 요구가 실제 정책과 제도로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에 쏠린다. 경기도 평등기본조례 제정 논의가 선언적인 가치의 확인을 넘어 도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관건은 평등이라는 원칙을 행정의 책임으로 구체화하고, 그 과정에서 도민의 권리 보호와 민주적 합의를 함께 실현할 수 있느냐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앞으로 내놓을 정책적 판단과 입법적 대응이 중요한 이유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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