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빈 땅에서 바이오 미래도시로”...임병택 시장의 시흥 산업 대전환 구상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 2026-10-16 16:51:24

일동제약 본사 방문으로 기업 유치 본격 행보, 투자환경 조성과 실질적 성과가 관건
임병택 시흥시장이 일동제약 본사를 방문해 소통하고 있다.  [사진 = 임병택 페이스북]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시흥시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새로운 거점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기업 유치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을 발판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유력 제약기업을 유치하고, 의료·연구·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첨단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 임병택 시흥시장이 있다. 임 시장은 국내 대표 제약기업인 일동제약 본사를 직접 방문해 제약·바이오 연구시설의 시흥 유치를 제안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기업 경영진을 직접 만나 도시의 미래 산업 비전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임 시장이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동제약 본사를 방문한 사실을 공개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일동제약의 제약·바이오 연구시설 등을 시흥으로 유치하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에는 시흥시 정책기획단 바이오위원장인 조인성 위원장과 시흥시 투자유치담당관실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일동제약에서는 윤웅섭 회장과 사장단이 시흥시 방문단을 맞았다.

임 시장은 일동제약 본사 1층에 마련된 역사관을 둘러본 뒤 경영진과 회의를 갖고 시흥시의 바이오산업 육성 방향과 기업 유치 구상 등을 설명했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기업 방문을 넘어 시흥시가 구상하는 미래 산업구조 전환의 방향을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된다. 제조업 중심의 기존 산업기반에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을 결합하고, 연구개발과 의료서비스가 함께 성장하는 산업도시로 발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시흥시가 일동제약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이라는 정책적 기반이 있다. 바이오산업은 반도체, 인공지능, 미래 모빌리티 등과 함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의약품 연구개발과 바이오 기술은 장기간의 투자와 전문인력, 연구시설, 임상시험 기반이 결합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다.

따라서 바이오산업의 성장은 개별 기업의 투자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대학과 연구기관, 병원, 기업, 지방정부가 서로 연결되는 협력체계가 필수적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이 일동제약 본사를 방문했다.  [사진 = 임병택 페이스북]

시흥시가 추진하는 바이오산업 육성 구상 역시 이러한 산업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흥시는 국가 바이오특화단지라는 정책적 기반을 활용해 제약기업과 연구기관을 유치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이 실제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조성하느냐다. 바이오산업은 첨단 연구시설과 전문인력 확보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입지 조건뿐 아니라 장기적인 사업 전망과 행정 지원체계도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시흥시가 국가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을 실질적인 기업 투자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연구시설 입지, 교통 접근성, 전문인력 확보, 인허가 지원 등 구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번 일동제약 방문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 접촉과 투자 유치 활동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시흥시가 유치 대상으로 제안한 일동제약은 아로나민과 비오비타 등으로 널리 알려진 국내 제약기업이다. 8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일동제약은 오랜 기간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온 기업이다. 시흥시가 이 같은 기업에 연구시설 유치를 제안했다는 것은 바이오산업 육성의 초기 단계부터 경험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과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는 윤웅섭 회장과 사장단이 직접 시흥시 방문단을 맞아 대화를 나눴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임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일동제약 경영진이 예의와 품격을 갖춰 시흥시 투자유치단을 환영했으며, 함께 나눈 대화도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만남을 일동제약의 시흥 투자 결정으로 해석하는 것은 이르다. 공개된 내용은 시흥시의 연구시설 유치 제안과 양측의 면담 사실에 관한 것으로,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부지, 입주 시기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흥시가 기업 최고경영진을 직접 만나 도시의 산업 비전을 전달했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업 유치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사업이 아니다. 특히 제약·바이오 분야의 연구시설은 전문인력과 연구 인프라, 투자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투자까지 상당한 협의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시흥시로서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기업의 투자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맞는 입지와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후속 협의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번 기업 방문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임 시장이 제시한 기업 유치 방식이다. 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조건을 다 갖춰놓고 기업을 유치하는 건 아닙니다. 아직은 빈 땅이지만 꿈을 갖고 함께 만들어가자는 요청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더욱 절실한 요청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미 완성된 산업단지에 기업을 입주시킨다는 접근보다 기업과 지방정부가 함께 산업기반을 조성해 나가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기존의 기업 유치 방식이 조성된 부지와 기반시설, 각종 지원조건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임 시장의 제안은 도시의 미래 발전 가능성과 공동 성장이라는 장기적 가치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러한 접근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만큼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연구시설 건립에 필요한 부지 확보, 기반시설 조성 일정, 행정절차, 인력 수급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투자 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

결국 시흥시의 기업 유치 전략은 미래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단계에서 실질적인 투자조건을 협의하는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

임 시장이 강조한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라는 구상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기업의 사업적 판단이 맞물려야 한다는 의미다.

시흥시가 제시한 바이오산업 전략의 또 다른 축은 서울대학교병원과의 연계다. 임 시장은 일동제약 경영진에게 시흥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대학교병원과 함께 산·학·연·관·병원이 협력하는 대한민국의 중심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여기서 산·학·연·관·병은 산업계와 대학, 연구기관, 지방정부, 병원을 의미한다. 이들 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할 경우 연구 성과를 실제 의료현장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축적된 연구 성과가 기업의 기술개발로 이어지고, 의료기관의 임상적 수요와 결합해 새로운 의약품이나 의료기술 개발로 확장되는 구조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하기까지 여러 단계의 검증과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병원과 연구기관, 기업의 접근성이 높고 협력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흥시가 서울대학교병원과의 연계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병원 건립 자체가 곧바로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나 산업적 성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관과 기업 간 공동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전문인력 교류, 연구비 확보, 기술사업화 지원체계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시흥시가 산학연관병 협력모델을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참여기관별 역할을 구체화하고 지속적인 협력사업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바이오산업 육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산업의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연구시설이 들어설 경우 전문 연구인력과 기술인력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시설 운영에 필요한 장비, 분석서비스, 시설관리 등 관련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커진다.

여기에 연구개발 성과가 사업화와 생산시설 투자로 이어진다면 지역 산업의 고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시흥시가 기존 제조업 기반과 첨단 바이오산업을 연계할 수 있다면 지역경제의 산업적 다양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청년층의 지역 정착과 전문인력 유입 측면에서도 바이오산업 육성은 의미가 있다. 고급 연구개발 일자리가 지역에 형성되면 대학 졸업생과 전문인력이 지역에서 취업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의 인구구조와 경제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기업 유치가 실제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졌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결과다. 연구시설 한 곳의 유치가 곧바로 대규모 고용 창출이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시설의 규모와 기능, 지역 내 기업과의 연계 정도에 따라 경제적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시흥시는 기업 유치 실적뿐 아니라 지역기업과의 협력, 전문인력 양성, 지역 고용 창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첨단산업 유치가 시민의 삶과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업과 연구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흥시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이라는 정책적 기반을 실제 투자 매력으로 연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이 원하는 조건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연구개발 중심 기업은 우수 연구인력 확보와 대학·병원과의 협력환경을 중시할 수 있다. 반면 생산시설 투자를 검토하는 기업은 부지와 기반시설, 물류환경, 각종 인허가 여건 등을 우선적으로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투자 목적에 따라 맞춤형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한 바이오산업은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정책의 지속성도 중요하다. 지방정부의 기업 유치 활동이 일회성 방문이나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무협의와 투자환경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시흥시가 기업별 투자 수요를 파악하고 관련 부서 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유치 활동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동제약 방문 역시 앞으로 어떤 후속 협의와 구체적인 사업 검토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전망이다.

임 시장은 이번 방문에서 일동제약의 역사와 기업이 지닌 상징성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일동제약이 과거 광고에서 사용한 '체력은 국력이다', '의지의 한국인'이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어려운 현대사를 거치는 동안 국민에게 힘이 돼 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제약기업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는 동시에 시흥시와의 미래 협력을 기대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임 시장은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도전합니다! 화팅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러한 발언에는 시흥시의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와 함께 기업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 있다.

특히 이번 행보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단순한 행정서비스 제공을 넘어 미래 산업을 발굴하고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발적인 투자만 기다리기보다 지방정부가 직접 산업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환경을 마련하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극적인 기업 유치 행정이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책적 의지를 실제 결과로 연결해야 한다. 기업 방문 횟수나 협의 건수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 실현 여부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다.

시흥시가 향후 일동제약을 비롯한 제약·바이오기업과 어떤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구체적인 투자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시흥시의 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은 이제 국가 바이오특화단지라는 정책적 기반 위에서 기업과 연구기관의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일동제약 방문은 그러한 과정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다. 시흥시가 제시한 비전은 분명하다. 서울대학교병원과 대학, 연구기관, 기업, 지방정부가 협력하는 첨단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전의 크기만큼 실행 과정도 중요하다. 기업 유치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적기에 마련하고, 연구개발 협력을 지원하며, 지역의 산업과 인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 결정은 지방정부의 기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기업이 사업적 가능성과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여건을 제시해야 한다.

시흥시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국가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의 정책적 의미를 실제 기업 투자로 연결하고, 서울대학교병원과 연계한 협력체계를 구체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번 방문에서 임 시장이 강조한 '아직은 빈 땅이지만 함께 만들어가자'는 제안은 시흥시 바이오산업 전략의 현재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산업 생태계가 완성된 뒤 기업을 초청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함께 미래 산업도시를 만들어가겠다는 도전이다. 이제 관건은 이러한 구상이 구체적인 투자 협의와 연구시설 유치, 지속 가능한 산업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임병택 시장의 일동제약 방문이 시흥시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그 성패는 앞으로의 후속 협의와 실행 성과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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