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산업이 먼저, 주택은 그다음”... 민경선 고양특례시장,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에 ‘자족도시 5대 조건’ 제시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 2026-10-29 19:37:07
30년간 17개 주택지구 조성, 시 면적 15.98% 차지, 인구 100만 대도시 성장에도 산업 기반은 부족
자족용지 확보·공업지역 물량 배정·규제 개선·대곡역 환승센터·취락지구 정비 등 정부에 5대 요구
“지난 30년이 수도권 주택을 감당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0년은 고양시민이 고양에서 일하는 시대 돼야”
[이코노미세계]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둘러싸고 경기 고양특례시가 도시 성장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가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 계획을 발표하자 고양시는 추가 주택 공급에 앞서 기업 유치와 산업 기반 확충, 광역교통망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에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핵심은 단순한 주택 공급 확대가 아닌 산업과 일자리를 갖춘 자족도시로의 전환이다. 지난 30년간 수도권의 주거 수요를 상당 부분 수용해 온 고양시가 앞으로도 주택 공급 중심의 개발을 반복할 경우 도시의 외형적 성장과 경제적 자립 사이의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의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 방침과 관련해 시민들의 우려를 전달하고, 산업 기반 확충을 전제로 한 개발 원칙을 분명히 했다.
민 시장은 "이미 지구 지정이 끝난 대곡에 또다시 주택이 더해진다는 소식에 시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만큼은 약속이 아니라 확정을 요구한다"며 "산업이 먼저, 주택은 그다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향후 대곡 일대 개발 과정에서 자족기능 확보를 단순한 정책 목표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계획과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로 해석된다.
특히 고양시가 정부에 제시한 다섯 가지 요구사항에는 산업용지 확보부터 수도권 규제 개선, 광역교통시설 확충, 기존 취락지구 정비까지 도시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좌우할 핵심 현안이 담겼다.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 문제가 단순한 개발사업을 넘어 수도권 주택정책과 경기북부 도시의 경제적 자립이라는 구조적 과제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고양시가 이번 정부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도시개발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민 시장이 공개한 입장문에 따르면 고양시에는 지난 30년간 모두 17개 주택지구가 들어섰으며, 이들 지역은 시 전체 면적의 15.98%에 해당한다.
이는 고양시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주요 도시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거 중심 개발에 상응하는 산업·경제 기반이 충분히 갖춰졌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고양시는 경기북부의 대표적인 대도시로 성장했지만, 기업 입지와 산업단지 조성에는 각종 규제가 영향을 미쳐 왔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민 시장은 "경기북부 유일의 100만 대도시임에도 중첩된 규제에 묶여 기업과 일자리는 주택만큼 따라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주택 공급 확대 자체보다 주거와 산업 기능 사이의 불균형이다.
주택 공급을 통해 인구가 늘어나더라도 지역 내부에 충분한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으면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을 다른 도시와 연결해야 하는 구조가 지속될 수 있다.
지역에 거주하면서 서울 등 외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아질수록 광역교통 수요가 확대되고, 교통시설 확충과 생활 기반시설 정비에 대한 요구도 커진다.
반면 기업과 산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면 지역 내부에서 생산과 소비, 고용이 연결되는 경제적 순환 구조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산업단지와 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직접적인 고용 창출뿐 아니라 관련 서비스업 활성화, 지역 상권의 소비 기반 확대 등 부가적인 경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실제 입주 기업의 규모와 업종, 고용 인원, 지역 내 소비 비중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자족도시 조성의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개발 면적뿐 아니라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과 산업 유치 실적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고양시가 이번 개발사업에서 자족용지의 실질적인 확보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 시장은 과거 개발사업을 돌아보며 "그동안 자족용지는 발표 때마다 약속됐지만, 사업 과정에서 줄어들거나 바뀌곤 했다"고 밝혔다. 이는 계획 단계에서 제시된 산업·업무 기능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변경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이 고양시의 자족기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용지의 규모와 활용 방안, 기업 유치 전략을 초기 계획부터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거용지와 산업용지를 단순히 나누는 수준을 넘어 산업용지의 공급 시기와 기업 입주 가능성, 교통 접근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민 시장은 국토교통부의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 발표와 관련해 정부가 반영해야 할 다섯 가지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첫 번째 요구는 계획 단계부터 충분한 자족용지를 확보하고 고양시와의 협의를 보장하는 것이다.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에서 자족용지는 일자리 창출과 기업 활동을 담당하는 핵심 공간이다. 산업·업무시설을 위한 토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개발 이후 지역경제가 주거 기능에 지나치게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
고양시는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자족용지 확보 방안이 개발계획에 명확히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지방정부가 참여해 지역의 산업 수요와 도시 발전 전략을 반영할 수 있도록 협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포함됐다.
두 번째는 기업 입지를 위한 공업지역 물량을 고양시에 즉시 배정하는 것이다. 이는 산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토지 공급 여건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자족용지 확보가 개발계획 내부의 공간 배치에 관한 문제라면, 공업지역 물량 배정은 실제 산업시설 입지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과 연결된다. 기업 유치 정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과 행정적 조건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세 번째 요구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이다. 민 시장은 고양시가 산업단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규제는 인구와 산업의 과도한 집중을 억제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다만 수도권 내부에서도 지역별 산업 구조와 경제적 여건이 서로 다른 만큼, 규제의 적용과 개선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고양시 요구의 핵심이다. 특히 경기북부 지역이 안고 있는 산업 기반의 제약을 고려해 기업 입지와 산업단지 조성의 실질적인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규제 개선이 수도권 전체의 산업 집중에 미치는 영향과 고양시의 자족기능 확충 필요성을 함께 검토하는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네 번째는 대곡역 복합환승센터의 재원과 추진 일정을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명시하는 것이다. 대규모 주택 개발과 산업시설 확충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교통 수요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발계획과 교통대책을 별도로 추진하기보다 초기 단계부터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 고양시의 입장이다.
특히 복합환승센터는 철도와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결하는 시설로, 향후 대곡 일대의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을 좌우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다. 다만 실제 사업의 추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설 설치 필요성에 대한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까지 추진할 것인지가 계획에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민 시장이 재원과 추진 일정의 명시를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인근 취락지구의 편입과 정비를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새로운 개발지구가 조성될 때 주변 기존 마을과의 생활환경 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주변 지역의 정비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주거환경과 교통체계, 토지 이용 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개발구역 내부의 시설 조성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생활 여건과 기존 마을의 정주환경까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 시장은 이러한 다섯 가지 요구가 특별한 혜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것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고양이 자족도시로 서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자 권리"라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에서 주목할 부분 가운데 하나는 대곡역 복합환승센터를 광역교통개선대책에 구체적으로 반영해 달라는 요구다. 대규모 도시개발에서 교통시설은 단순히 주민들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교통 접근성은 기업이 입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며, 근로자의 출퇴근 여건과 지역 상권의 성장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산업단지와 업무시설을 조성하더라도 교통 연결성이 부족하면 기업 유치와 인력 확보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광역교통망과 복합환승체계가 적절하게 구축되면 새로운 산업시설의 접근성을 높이고 주변 지역과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곡역 복합환승센터는 향후 대곡지식융합단지의 자족기능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기반시설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교통시설은 사업비 확보와 관계기관 협의, 행정절차 등의 문제로 추진 일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주택 입주 시점과 교통시설 개통 시점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면 개발 초기부터 주민들이 교통 불편을 겪을 우려도 있다.
따라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사업의 재원 조달 방안과 추진 일정을 명시하는 것은 향후 사업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양시의 요구가 수용될 경우 교통시설 조성을 둘러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분담, 사업비 부담 구조, 단계별 추진계획 등이 주요 협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과 함께 고양시가 검토해야 할 또 다른 현안은 기존 1기 신도시의 재건축 문제다. 민 시장은 입장문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을 기다리는 시민 여러분의 마음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신규 주택 공급 확대와 기존 주거지역의 정비가 동시에 추진되는 상황에서 도시 내부의 균형 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신규 개발은 주택 공급 확대와 새로운 생활권 형성이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기존 도시의 주거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 역시 중요한 정책 과제다.
특히 재건축을 기다리는 주민들에게는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교통, 교육, 생활편의시설 등 정주 여건의 변화가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규 개발사업과 기존 도시 정비사업이 서로 분리된 정책으로 추진되기보다 도시 전체의 인구 흐름과 기반시설 수요, 지역경제 구조를 고려해 연계될 필요가 있다.
민 시장은 "고양 안에서 집만 옮겨 다니는 공급이 아니라, 일자리를 따라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오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주택 공급이 단순히 지역 내부의 주거 이동으로 이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산업과 고용을 통해 도시의 성장 동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자족도시의 성패를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주택 공급 규모만이 아니다. 새로운 일자리가 얼마나 만들어지는지, 기업과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지, 기존 주민들이 지역 안에서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주택정책과 산업정책을 함께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 논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도시개발 역할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도 되고 있다. 정부는 광역적인 주택 수급과 국토 이용의 효율성을 고려해 개발정책을 추진한다.
반면 지방자치단체는 주택 공급 이후 발생하는 교통 수요와 생활환경 변화, 지역경제 및 산업구조에 대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주택 공급 목표와 지방정부의 장기적인 도시 발전 전략이 조화를 이루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민 시장 역시 이러한 역할 차이를 인정하면서 정부의 결정 이후 지역에 남는 효과를 끝까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구 지정은 정부의 권한이지만, 그 결정이 고양에 무엇을 남길지는 끝까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구 지정 권한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개발의 결과가 지역에 어떤 산업적·경제적 성과를 가져올지를 검증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정부와 고양시의 협의에서는 자족용지의 구체적인 면적과 공급 방식, 공업지역 물량 배정 가능성, 관련 법령 개정 필요성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곡역 복합환승센터에 대해서도 사업비 조달과 추진 일정이 실제 계획에 반영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인근 취락지구 정비 문제는 개발의 혜택이 신규 사업구역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주변 지역과 연계하는 관점에서 검토해야 할 과제다. 고양시의 요구가 정책적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선언적 합의에 머물지 않고 관계기관 협의와 공식 계획에 반영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정부의 주택 공급 목표와 고양시가 요구하는 자족기능 확대 방안 사이의 조정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산업 기반 확충이 실제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도록 기업 유치 계획과 입주 수요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민경선 시장이 이번 입장문을 통해 제시한 최종 목표는 고양시를 주거 중심 도시에서 일자리와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자족도시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이어진 주택 공급 중심의 도시 성장에 대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입장문은 향후 고양시 개발정책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 시장은 "지난 30년이 고양이 수도권의 주택을 감당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30년은 고양시민이 고양에서 일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요구가 계획에 담길 때까지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정부에 끝까지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사업의 핵심은 주택 공급 규모 자체보다 산업과 일자리, 교통, 생활환경을 얼마나 균형 있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 공급이 확대되더라도 자족기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양시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도시구조의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업 입지와 산업용지 확보, 교통 인프라 확충이 함께 추진된다면 대곡 일대 개발은 고양시의 경제적 자립 기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의를 통해 실현 가능한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당초의 산업·교통 기능이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이번 논의의 본질은 고양시에 얼마나 많은 주택을 추가로 공급할 것인가가 아니라, 개발이 끝난 뒤 고양시민에게 어떤 일자리와 생활환경을 남길 것인가에 있다.
수도권 주택 공급을 담당해 온 고양시가 앞으로 산업과 경제를 중심으로 한 자족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정부의 대곡지식융합단지 확장계획에 어떤 내용이 최종 반영될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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