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출산 의료까지 생활밀착 정책 확대, 정주 경쟁력 강화 나서
[이코노미세계] 경기 양평군이 관광과 교통, 의료를 하나의 생활정책 틀로 묶어 지역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하루 더 머물게 하고, 주민에게는 보다 편리한 이동 환경과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책의 방향은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는 데 맞춰져 있다. 체육시설과 숙박업소를 연결해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늘리고, 버스노선을 주민 생활권 중심으로 재편해 교통복지를 강화한다. 여기에 지역 안팎의 의료기관을 연결해 임산부의 안전한 출산을 지원하는 협력망도 확대한다.
전진선 양평군수가 내세우는 ‘매력양평’이 관광 슬로건을 넘어 지역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동시에 겨냥한 생활정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첫 번째 축은 체류형 관광이다. 양평군은 양평군파크골프협회, 양평관광펜션협동조합, 대한숙박업중앙회 양평군지부와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핵심은 단순하다. 양평을 찾은 관광객이 운동이나 관광만 즐기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숙박하고 식사하며 지역 상점을 이용하도록 관광의 동선을 확장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생활체육으로 주목받는 파크골프와 지역 숙박산업을 연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협력 숙박업소에 투숙한 관외 방문객은 양평파크골프장의 당일 선착순 현장매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파크골프장 사전예약을 확정한 뒤 협력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방문객에게는 숙박비 일부를 양평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혜택도 마련했다.
관광객에게는 이용 편의를 제공하고, 숙박업소에는 새로운 고객을 연결하며, 상품권 사용을 통해 소비가 다시 지역 상권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구조다.
관광정책의 성패가 단순 방문객 숫자보다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지역에서 소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양평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높은 대표적인 관광지역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당일 관광객이 많아질 가능성도 의미한다. 방문객이 관광지만 둘러본 뒤 곧바로 돌아간다면 실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양평군이 ‘하루 더 머무는 관광’에 주목하는 이유다. 파크골프 이용객이 숙박하고, 숙박객이 음식점을 찾고, 다시 지역 상점과 관광지를 이용하는 소비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관광객 증가가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 군수도 파크골프와 각종 체육행사로 양평을 찾은 방문객의 발걸음이 숙박과 식사, 지역 상점 이용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체육시설을 단순한 주민 여가시설이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정책은 최근 변화를 맞고 있다. 대규모 관광시설을 새로 만드는 방식만으로는 지속적인 관광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 기존에 보유한 자연환경과 체육시설, 문화자원, 음식점, 숙박업소 등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양평군의 이번 협약 역시 새로운 관광시설 하나를 추가하는 정책이라기보다 기존 자원을 연결하는 방식에 가깝다. 파크골프라는 생활체육 콘텐츠와 펜션·숙박업, 지역화폐를 하나의 관광 소비 구조로 묶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면서 숙박 혜택까지 받을 수 있고, 지역 숙박업계는 체육관광이라는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다. 양평사랑상품권을 통한 환급은 소비가 지역 안에서 다시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정책이 안착한다면 파크골프뿐 아니라 각종 생활체육대회와 축제, 문화행사 등으로 확대할 여지도 있다.
결국 관건은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다. 양평을 찾은 사람이 한 곳만 방문하고 돌아가는 구조에서 벗어나 체육시설→숙박→음식점→전통시장·상점→관광지로 이동하는 소비 동선을 만드는 것이 체류형 관광의 핵심이다.
전 군수가 “양평의 체육시설과 관광자원을 연결해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매력양평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양평군의 두 번째 정책 축은 교통이다. 군은 버스노선체계 개편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주민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대중교통 개편 방안을 점검했다.
양평군은 낮은 버스 수단분담률을 개선하기 위해 효율적인 노선체계로 개편하고 운행 횟수를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수요응답형 교통체계’ 도입 검토다.
수요응답형 교통은 정해진 노선을 일정하게 반복 운행하는 기존 버스와 달리 이용자의 호출과 실제 이동 수요 등을 고려해 운행하는 방식이다.
양평과 같이 생활권이 넓게 형성돼 있고 지역별 이동 수요에 차이가 있는 곳에서는 기존의 고정 노선만으로 주민들의 이동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군이 지역별 이동 수요에 맞춰 마을과 학교, 병원, 시장 등을 보다 편리하게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다.
교통정책을 단순히 ‘버스를 몇 대 더 운행하느냐’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주민이 실제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중심으로 노선을 재설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층이나 학생 등 자가용 이용이 쉽지 않은 주민에게 대중교통은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병원에 가고, 장을 보고, 학교에 가는 일상생활 자체가 버스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선체계 개편은 교통 효율성뿐 아니라 주민 복지 차원에서도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도시지역에서 버스는 여러 교통수단 가운데 하나지만 농촌지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자가용을 이용하기 어려운 주민에게 버스노선이 사라지거나 배차 간격이 길어지면 병원이나 시장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양평군이 이번 개편에서 주민들의 요구와 지역별 이동 수요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선 개편 과정에서는 이용객이 많은 구간과 적은 구간을 단순 비교하는 경제성 논리를 넘어 교통 소외지역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수요응답형 교통체계가 검토되는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가운데 하나다. 고정 노선과 수요응답형 교통을 지역 특성에 맞게 결합한다면 주민 편의를 높이면서 운행 효율성까지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도입 과정에서는 호출 방식과 운행 범위, 기존 버스와의 역할 분담 등 세부적인 운영방안을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 전 군수는 주민 요구를 반영한 교통정책을 수립해 버스를 더욱 편리하고 든든한 이동수단으로 만들고 교통복지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 축은 의료다. 양평군은 호산여성병원, 김란미즈산부인과의원과 안전분만 진료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평군에서는 2019년 관내 분만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군은 임산부가 안심하고 출산할 수 있도록 지역 안팎 의료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협약은 산전 진료에서 분만까지 이어지는 진료 연계체계를 더욱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임산부 응급상황에 대비한 24시간 진료 의뢰와 이송 협력,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 지원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평군 산모를 위한 경제적 지원책도 포함됐다. 진료비 본인부담금과 1인실 병실료, 산후조리원 이용료 등에 대한 할인 혜택을 마련해 임산부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출산 의료서비스는 일반 의료와 달리 긴급성이 크다. 평소 산전 진료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전문 의료기관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관내에서 직접 분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역 밖 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가 주민들의 체감도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이번 협약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방의 저출생 문제는 출산장려금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청년층이 지역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려면 주거와 일자리, 교육뿐 아니라 의료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의료기관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젊은 세대가 지역 정착을 결정하는 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양평군이 안전분만 의료협력을 단순한 보건사업이 아니라 정주 여건 개선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산전 진료와 분만을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24시간 의료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은 임산부와 가족의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 군수가 “출산을 앞둔 설렘에 의료 걱정이 더해지지 않도록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힌 것도 출산정책에서 의료 접근성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이번에 양평군이 추진한 세 가지 정책은 얼핏 보면 서로 관계없는 사업처럼 보인다. 하나는 관광이고, 하나는 버스이며, 다른 하나는 출산 의료다. 하지만 정책의 목적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분명하다.
‘사람이 머무는 양평’을 만드는 것이다. 관광정책에서는 외부 방문객이 하루 더 머물도록 하고, 교통정책에서는 주민들이 지역 안에서 보다 편리하게 생활하도록 하며, 의료정책에서는 임산부와 가족이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전 군수가 강조하는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매력양평’이 관광 홍보 문구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와 생활복지 정책을 연결하는 행정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여기에 지역 공동체도 빼놓을 수 없다. 전 군수는 이날 단월면민의 날 행사에도 참석해 주민들과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관광객 유치와 대중교통 개선, 의료서비스 확충이 외부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라면 지역 공동체의 결속은 내부 경쟁력을 지탱하는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도 분명하다. 체류형 관광은 협약 자체보다 실제 관광객 증가와 숙박·음식점·지역 상권의 소비 확대까지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파크골프장 이용과 숙박업소의 연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참여업소 확대와 이용 절차의 편의성, 관광객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홍보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버스노선 개편 역시 주민들의 생활권과 이동 수요를 얼마나 세밀하게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노선 효율화 과정에서 교통 취약지역 주민의 이동권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 수요응답형 교통체계를 도입한다면 고령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호출 방법과 기존 버스와의 연계 방안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안전분만 의료협력은 무엇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기관과 이송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고, 임산부가 협력 의료기관과 지원 혜택을 쉽게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책은 협약서가 아니라 주민이 실제 체감할 때 완성된다.
양평군이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은 대규모 개발사업과는 결이 다르다. 이미 지역이 갖고 있는 체육시설과 관광자원, 숙박시설을 연결하고 기존 대중교통을 주민 이동 수요에 맞게 재편하며, 관외 의료기관과 협력해 부족한 출산 의료서비스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기존 자원과 서비스를 연결해 주민과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겠다는 접근이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파크골프를 위해 양평을 찾은 방문객 한 명이 숙박하고 식당과 상점을 이용하면 관광의 경제효과는 커진다. 주민의 이동이 편리해지면 전통시장과 지역 상권 접근성도 개선될 수 있다. 출산·의료 환경이 안정되면 장기적으로 정주 여건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관광과 교통, 의료정책이 각각의 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전진선 군수는 체육시설과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주민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산모와 아이의 안전까지 챙겨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매력양평’을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제 관건은 정책의 실행이다. 파크골프장을 찾은 관광객이 실제 지역에서 하루 더 머무는지, 버스노선 개편으로 주민의 이동시간과 불편이 줄어드는지, 출산을 준비하는 임산부가 의료서비스 개선을 체감하는지가 정책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매력양평’의 경쟁력은 거창한 구호보다 주민의 일상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관광객에게는 한 번 더 머물 이유를, 주민에게는 계속 살고 싶은 이유를 만드는 것. 관광과 지역경제, 교통복지, 출산 의료를 잇는 양평군의 정책 실험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