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장 “저부터 가장 엄격한 잣대 적용, 투명한 행정으로 보답”
[이코노미세계] 공직사회에서 ‘청렴’은 오래된 화두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해마다 청렴 대책을 내놓고 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러나 시민이 행정을 바라보는 기준은 단순한 구호나 선언이 아니다. 계약은 공정했는지, 인사는 원칙대로 이뤄졌는지, 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보조금은 제대로 집행됐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행정 과정이 신뢰를 결정한다.
김원기 의정부시장이 ‘청렴’을 시정 운영의 기본 원칙으로 다시 꺼내 들었다. 김 시장은 반부패·청렴 특별추진단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행정 내부의 관행과 제도를 점검하는 작업에 나섰다. 단순히 부패행위를 적발하고 처벌하는 데 머물지 않고, 부패가 발생할 수 있는 행정의 빈틈을 사전에 찾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특히 계약과 인사, 보조금 집행 등 시민의 관심이 높고 행정의 공정성과 직결되는 분야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시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추진단 회의와 관련해 “시민이 시정을 신뢰할 수 있는가, 그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를 먼저 들여다보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단순한 내부 점검이 아니라 ‘시민 신뢰’라는 지방행정의 근본적인 문제와 연결한 것이다.
김 시장이 이번 회의에서 던진 핵심 메시지는 ‘관행에 대한 점검’이다. 공직사회의 부패 문제는 명백한 불법이나 비위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반복돼 온 업무 처리 방식이 어느 순간 당연한 관행으로 굳어지고,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을 경우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시장도 이 부분을 직접 짚었다. “청렴은 구호로 지켜지지 않는다”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넘어가던 일은 없었는지, 계약과 인사, 보조금 집행 과정에 허술한 틈은 없었는지 하나하나 점검하고 제도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시가 앞으로 추진할 청렴정책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핵심은 ‘개인의 도덕성’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담당 공무원이 청렴해야 한다는 당위적 요구를 넘어 행정 시스템 자체가 부패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계약·인사·보조금 집행은 지방행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은 영역이다. 계약에서는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여부나 절차의 공정성이 중요하고, 인사는 조직 내부 구성원들이 행정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보조금 역시 시민 세금이 민간이나 단체 등에 지원되는 만큼 선정부터 집행, 정산까지 투명한 관리가 요구된다.
따라서 의정부시가 이들 분야의 업무 절차와 내부 통제 장치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비하느냐가 이번 청렴정책의 실효성을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이 강조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예방’이다. “적발보다 예방이 먼저이고, 예방보다 중요한 것은 공직사회의 기준을 분명히 세우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패가 발생한 이후 감사나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찾아내는 방식만으로는 청렴도를 근본적으로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볼 수 있다.
사후 적발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문제가 발생했다면 행정에 대한 시민 신뢰가 훼손된 뒤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제도와 절차를 미리 찾아 개선하는 예방 행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특별추진단이 실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필요하다. 업무 과정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없는지, 특정 공무원이나 부서에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지는 않은지, 계약 과정에서 상호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조금 선정과 집행 과정에서 객관적인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인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직사회에서 인사의 공정성은 조직 전체의 사기와 직결된다. 승진과 전보 등에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기준이 작동할수록 조직 구성원들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결국 청렴행정은 감사부서 하나만의 업무가 아니라 인사·계약·예산·보조금 등 행정 전반을 연결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번 반부패·청렴 특별추진단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렴 관련 회의나 대책이 일회성 선언에 그친다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기는 어렵다. 회의에서 발굴된 문제점을 실제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고, 개선 이후에도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김 시장은 이와 관련해 “오늘 논의된 과제들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정리해 끝까지 챙기겠다”고 밝혔다. ‘실행계획’과 ‘끝까지’라는 표현은 이번 특별추진단의 향후 활동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 담당 부서는 어디인지, 언제까지 제도를 바꿀 것인지, 개선 이후 어떤 성과가 나타났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렴정책이 시민 신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 추진 과정 역시 투명할 필요가 있다.
특별추진단에서 어떤 과제가 논의됐고, 어떤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며, 이후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시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뒤따른다면 청렴정책의 체감도를 높일 수 있다.
반대로 내부 회의와 자체 평가에만 머물 경우 시민 입장에서는 행정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의정부시가 특별추진단의 논의 결과를 어느 수준까지 구체적인 정책으로 전환하고 시민에게 공개하느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어 김 시장은 청렴 문제를 ‘시민 세금’과 연결했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정에서 청렴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구성된다. 예산 편성에서 집행, 각종 계약과 보조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지방행정의 거의 모든 과정에 시민의 재원이 들어간다.
때문에 청렴은 단순한 공직윤리 차원을 넘어 재정 운영의 효율성과도 맞닿아 있다. 불투명한 계약이나 부적절한 보조금 집행은 행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한정된 지방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투명한 절차와 명확한 기준이 정착되면 예산 집행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방정부의 역할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청렴행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복지와 도시개발, 교통, 문화,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정책 영역이 넓어지면서 각종 계약과 민간 지원사업, 보조금 사업도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의 규모가 커질수록 내부 통제 시스템 역시 정교해져야 한다. 의정부시의 반부패·청렴 특별추진단 역시 이러한 행정환경 변화 속에서 단순한 비위 점검 조직을 넘어 제도적 취약점을 찾아내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김 시장이 이번 메시지에서 자신에 대한 책임을 직접 언급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저부터 가장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선 공무원에 대한 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책 결정권을 가진 간부와 기관장의 의지가 실제 행정 과정에서 일관되게 적용되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인사와 주요 계약, 대규모 사업 등에서는 조직 상층부의 의사결정이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관장이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조직 전체에 청렴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의지가 실제 행정문화로 정착하려면 선언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 간부 공무원부터 일선 직원까지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고, 직급이나 업무에 관계없이 잘못된 관행을 지적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문제를 제기한 직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부 신고 체계와 보호 장치, 업무 처리 기준의 명문화 등도 청렴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번 특별추진단 회의를 관통하는 핵심 단어는 결국 ‘신뢰’다. 김 시장 역시 회의를 주재하면서 첫 질문으로 “시민이 시정을 신뢰할 수 있는가”를 제시했다. 행정에서 신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기 어렵다.
수많은 정책과 사업, 민원 처리 과정에서 공정하고 일관된 행정이 반복될 때 시민의 신뢰가 쌓인다. 반대로 작은 특혜 의혹이나 불투명한 행정 처리 하나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청렴도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지방행정은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동한다. 각종 인허가부터 복지 지원, 도로와 교통, 도시개발, 지역경제 정책까지 시민 생활 대부분과 맞닿아 있다.
그만큼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의 공정성이 지방정부에 대한 평가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김 시장은 “의정부시는 시민이 믿을 수 있는 투명한 행정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관건은 이 약속을 제도로 보여주는 일이다. 반부패·청렴 특별추진단에서 나온 과제를 얼마나 신속하게 실행계획으로 옮길 것인지, 계약과 인사, 보조금 분야에서 어떤 제도적 보완책을 내놓을 것인지가 향후 의정부시 청렴행정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청렴정책은 눈에 띄는 대규모 개발사업처럼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주기 어렵다. 그러나 행정의 기초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반이다.
공정한 계약은 지역 기업과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투명한 보조금 집행은 시민 세금의 낭비를 막는 기반이 된다. 공정한 인사는 공직사회의 사기와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결국 청렴은 행정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지역사회의 신뢰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이번 특별추진단 회의가 의미를 가지려면 ‘청렴을 강조했다’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관행을 찾아내고, 허점을 막고, 기준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점검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김 시장이 밝힌 것처럼 적발보다 예방이 우선되고 공직사회가 따라야 할 기준이 명확하게 세워진다면 청렴정책은 단순한 감사와 통제의 영역을 넘어 행정의 품질을 높이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결국 시민이 평가할 것은 말이 아니라 변화다. 계약이 더 투명해졌는지, 인사가 더 공정해졌는지, 보조금이 제대로 관리되는지, 잘못된 관행이 실제 사라졌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김원기 시장이 “저부터 가장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의정부시의 청렴정책은 이제 실행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시민이 시정을 신뢰할 수 있는가.’ 김 시장이 스스로 던진 이 질문에 의정부시가 어떤 제도와 성과로 답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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