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국가 경제의 성장이 지방도시의 골목상권과 시민들의 삶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임병택 시흥시장이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행보에 나서면서 던진 화두다. 국가재정과 지방재정, 지역경제와 시민복지가 서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가예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지방정부의 정책 실행력과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임 시장이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 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 19명이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자리에는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서영석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경기도 지역 국회의원들이 함께했다.
경기도 지방정부들이 각 도시의 주요 현안을 국회에 전달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다.
임 시장 역시 시흥시의 주요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임 시장의 글에는 시흥시가 이날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건의했는지, 요구한 국비 규모가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만남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임 시장이 국가예산 확보의 목적을 단순한 지역개발 사업 확대에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강조한 것은 ‘국가 경제성장의 성과가 지방정부를 거쳐 골목상권과 시민복지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임 시장은 반도체 등 국가경제의 성장이 재정 확대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지방정부에까지 전달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 효과가 시흥시를 비롯한 여러 도시의 골목상권과 평범한 시민들의 복지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가 성장산업의 성과가 중앙정부의 재정 확충에 머무르지 않고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 확대로 연결돼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지방정부가 처한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지방정부가 담당해야 할 행정 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복지와 돌봄, 교통, 환경, 주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 기반시설과 미래산업 육성까지 지방정부의 역할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지방정부가 자체 재원만으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국가예산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국비가 확보되면 지방정부는 자체 재원의 부담을 덜면서 주요 현안 사업을 추진할 여력을 얻는다. 확보된 재정 여력을 다른 민생 분야에 투입할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국가예산 확보는 중앙정부에서 돈을 얼마나 가져오느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확보된 재원을 통해 도시의 현안을 얼마나 해결하고 시민들에게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느냐가 핵심이다.
임 시장이 국가재정과 골목상권, 시민복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설명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국비 확보 활동은 이제 연례적인 핵심 업무가 됐다. 지역 현안 가운데 상당수가 지방정부의 자체 예산만으로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기반시설과 교통망, 산업단지, 환경시설 등은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다. 중앙정부의 지원 여부에 따라 사업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민들의 행정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 지방행정이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 확충에 상대적으로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복지와 돌봄, 청년, 일자리, 소상공인 지원, 문화, 교육, 기후·환경 등으로 정책 영역이 크게 확대됐다.
한정된 지방재정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국가정책 방향을 파악하고 지역 사업을 정부 정책과 연결해 국비를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 예산안 편성 단계부터 중앙부처를 설득하고, 이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는 지역 국회의원 및 국회 상임위원회·예결위와 협력해야 한다.
시장의 정치력과 행정조직의 기획력, 지역 정치권과의 협력 체계가 동시에 필요한 작업이다. 이번 경기도 민주당 소속 시장들의 만남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경기도 내 민주당 소속 시장 19명이 함께 움직였다는 점이다. 지방정부마다 현안은 다르지만 국가예산 확보라는 목표에서는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
임 시장에 따르면 이날 참석한 시장들은 각 도시의 주요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각 지방정부가 개별적으로 중앙정부와 국회를 찾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치권과 지방정부가 함께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경기도는 인구와 산업, 교통, 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행정 수요가 증가하는 지역이다. 같은 경기도 안에서도 도시마다 처한 상황과 필요한 사업은 다르다. 때문에 각 도시가 어떤 사업을 국가사업 또는 국비 지원사업으로 연결시키느냐는 앞으로 지역 발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시흥시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만남에서 임 시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정부 예산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시흥시 관련 사업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가 관심사다.
임 시장의 메시지에서 특히 눈에 띄는 표현은 ‘골목상권’과 ‘평범한 시민 복지’다. 국가예산 확보를 이야기하면서 대형 개발사업이나 거시적인 정책 효과보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경제와 복지를 강조했다.
예산정책의 최종적인 평가 기준이 결국 시민들의 삶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국가경제가 성장하더라도 그 효과가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일반 시민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느끼는 경기와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 사이에는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국가의 재정 여력이 지방정부까지 전달되고 지방정부가 이를 지역경제와 복지, 생활환경 개선에 효과적으로 투입한다면 국가경제의 성장 효과를 시민들이 체감할 가능성이 커진다. 임 시장이 기대하는 것도 이런 선순환 구조로 풀이된다.
국가의 성장동력이 세수를 확대하고, 확대된 국가재정이 지방정부의 사업을 지원하며, 지방정부의 재정 투자가 지역경제와 시민복지를 활성화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다. 국비 확보 규모만으로 지방정부의 성과를 평가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확보한 예산을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투입하면서 동시에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개선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 임 시장이 국가경제 성장을 설명하면서 ‘반도체’를 직접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 핵심 산업의 성장이 기업의 실적에 그치지 않고 국가재정과 지역경제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다.
산업 성장과 지방재정을 연결해 바라보는 시각이다. 수출과 기업 투자 확대가 경제성장을 이끌고 이에 따른 세수 증가가 정부의 재정 여력을 넓히면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 여력 역시 커질 수 있다는 기대다.
그러나 이런 선순환 구조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 차원의 재정정책과 지방재정 배분, 개별 사업의 국비 반영 여부 등 여러 단계가 맞물려야 한다. 지방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국가정책과 연결할 논리를 만들어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
단순히 “예산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해당 사업이 왜 필요한지, 국가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시민들에게 어떤 효과가 돌아가는지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앞으로 지방정부의 국비 확보 경쟁에서 ‘사업의 논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임 시장은 이번 만남을 소개하면서 이광재 국회 예결위원장과 서영석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과의 오랜 인연도 언급했다. 이 위원장에 대해서는 2000년 노사모 시절부터 알고 지낸 선배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며 정책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서 위원장에 대해서도 경기도의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선배 정치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정치적 인연에 대한 감사의 뜻도 밝혔다. 지역 현안 해결과 국가예산 확보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국회, 정당 간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정치적 네트워크의 최종적인 성과는 결국 실제 예산과 정책으로 확인돼야 한다. 시흥시가 건의한 현안 가운데 무엇이 정부와 국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반영되고, 확보된 예산이 시민들의 생활 변화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보다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임 시장의 이번 메시지는 국가예산 확보를 둘러싼 지방정부의 현실을 보여준다. 지방정부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행정기관이다.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와 교통, 일자리, 생활환경, 소상공인 지원 등 상당수 정책이 지방정부를 통해 집행된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재정 연결 구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의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국가경제가 성장할 때 그 성과가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되느냐는 중요한 정책 과제다.
임 시장은 그 종착점을 ‘골목상권’과 ‘평범한 시민의 복지’로 제시했다. 거시경제의 성장과 국가재정의 확대가 시민들의 일상과 연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흥시 입장에서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국회와 정치권에 전달한 지역 현안이 실제 국가예산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첫 번째 관문이다. 두 번째는 확보한 국가예산을 시흥시의 미래 성장과 시민 생활 개선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다. 세 번째는 시민들이 정책 효과를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국가예산 확보액이라는 숫자만 강조하기보다 사업의 추진 과정과 효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임 시장은 이번 만남과 관련해 “각 도시별 중심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지원을 요청드렸다”며 시흥시 역시 주요 현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경제 성장과 재정 확대의 효과가 지방정부까지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시흥시를 비롯한 여러 도시의 골목상권과 시민복지에까지 전달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강조했다.
국가경제의 성장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한 도시의 골목상권과 한 시민의 삶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그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앙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라면, 확보한 재원을 실제 시민의 삶으로 바꾸는 것은 지방정부의 몫이다.
임병택 시장과 시흥시가 추진하는 국가예산 확보 전략 역시 결국 이 지점에서 평가받게 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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