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시장 “기업과 청년 만나는 환경 도시가 만들어야”
취업→소득→소비→정착으로 이어지는 지역 선순환 주목
일회성 행사 넘어 지속 가능한 고용 생태계 구축이 과제
[이코노미세계] 청년에게 일자리는 단순히 월급을 받는 직장을 구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어디에서 일하고 어디에서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출발점이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면 청년은 일자리를 따라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고, 청년층의 이탈은 다시 지역경제와 소비, 주거, 출산·육아, 지역공동체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취업 교육이나 일회성 행사를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청년과 기업을 직접 연결하고, 실제 취업과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의정부시가 청년 일자리 정책에서 주목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김원기 의정부시장은 ‘2026년 청년취업콘서트’ 현장을 찾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취업은 청년 개인이 홀로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니다”라며 청년 취업 문제에서 지방정부가 담당해야 할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김 시장은 기업과 청년이 만날 수 있는 기회와 취업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도시가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청년정책의 무게중심을 단순한 ‘취업 지원’에서 ‘지역 안에서 일하고 정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으로 옮기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청년들이 취업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이력서를 작성하고 기업을 찾는 단계에서부터 면접과 취업 이후 적응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 특히 자신에게 맞는 기업과 직무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청년에게 취업 준비는 장기간의 불확실성을 감내해야 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김 시장은 청년취업콘서트 현장에서 이 같은 현실을 언급했다. “이력서 한 장, 면접 한 번에 마음 졸여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청년들의 표정을 쉽게 지나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 취업을 개인의 노력과 책임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김 시장이 내놓은 메시지의 핵심이다. 또 “취업은 청년 개인이 홀로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니다”며 “기업과 청년이 서로를 만날 기회가 충분한지, 준비 과정에서 기댈 곳이 있는지는 결국 도시가 만들어주어야 할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이 취업하지 못하는 원인을 개인의 능력이나 준비 부족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지역사회의 구조까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정부의 일자리 정책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청년에게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지방정부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청년 사이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접점을 만드는 것까지 정책 영역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어 청년 취업박람회나 일자리 행사는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청년정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사의 규모보다 결과다. 몇 개 기업이 참여했는지, 몇 명의 청년이 행사장을 찾았는지와 같은 외형적 성과만으로는 청년이 체감하는 취업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이다. 김 시장 역시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처럼 현장에서 상담을 받고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더 자주, 더 넓게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상담’과 ‘채용’을 연결하겠다는 점에 방점이 찍힌다. 일자리 행사가 일회성 상담이나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구직자 간 면접, 채용, 사후 관리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에게는 자신이 생활하는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을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청년과 기업의 ‘미스매치’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청년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지역 안에 기업과 구직자가 동시에 존재해도 고용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지방정부가 양쪽의 수요를 파악해 연결하는 중간 역할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메시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김 시장이 제시한 청년정책의 목표다. 김 시장은 “의정부 청년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의정부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청년정책의 목표”라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를 도시의 정주 문제와 연결한 것이다. 청년에게 지역을 떠나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일자리라면, 지역 안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인구정책이자 지역경제 정책이 될 수 있다.
청년 한 사람이 지역에 정착하면 주거와 소비가 발생한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생애주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역 기업 입장에서는 젊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지역경제에는 생산과 소비를 담당하는 인구가 유지된다.
반대로 청년층의 지속적인 이탈은 지역경제의 장기적인 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고용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통과 주거, 문화, 교육, 산업정책이 서로 맞물려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있어도 출퇴근이 어렵거나 주거비 부담이 크다면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기 어렵다. 반대로 생활 여건이 좋아도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면 역시 청년층을 붙잡기 어렵다.
결국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주거+교통+문화’를 하나의 생활권 정책으로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의정부와 같은 수도권 도시는 청년 일자리 정책에서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규모 고용시장과 가까운 수도권 도시에서는 지역에 거주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거나, 취업을 계기로 생활권 자체를 옮기는 선택이 상대적으로 쉽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순히 청년 인구를 늘리는 것보다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을 지역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괜찮은 일자리’가 필요하다.
단기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이 경력을 쌓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고용 기반을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지역 기업과 청년의 연결도 이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의 우수 기업을 청년에게 알리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와 인재상을 청년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한다면 정보 부족 때문에 발생하는 취업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지역 청년을 채용할 경우 인력의 장기 근속과 지역사회 정착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취업콘서트와 같은 현장 행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온라인 채용정보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기업의 근무환경과 직무 특성을 청년이 직접 확인하고, 기업 역시 서류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가능성을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청년취업콘서트가 실질적인 정책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행사 이후의 관리가 중요하다. 청년 취업행사의 성패는 참여 인원보다 실제 취업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상담을 받은 청년 가운데 실제 면접으로 이어진 인원은 얼마나 되는지, 최종 취업자는 얼마나 되는지, 취업 이후 얼마나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와 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 사이의 임금과 근무조건, 직무, 성장 가능성 등의 차이를 파악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청년에게 단순히 ‘지역 기업에 취업하라’고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지역 정착을 이끌기 어렵다. 청년이 스스로 지역 기업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근무환경을 만드는 과정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청년과 기업을 한 공간에 모으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상담→면접→채용→근속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어느 단계에서 연결이 끊기는지 분석해 다음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김 시장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더 자주, 더 넓게 열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의정부시가 이 연결 구조를 얼마나 구체화할지가 관심사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산업 기반과 청년 일자리 정책을 연결해야 한다. 취업행사를 통해 기존 기업과 청년을 연결하는 것은 단기적인 고용 지원책이 될 수 있지만,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면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 유치와 창업, 지역산업 육성 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 청년이 지역에서 첫 직장을 얻고, 경력을 쌓고,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 내부의 경력 사다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첫 취업은 지역에서 했지만 경력 발전을 위해 다시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한다면 청년의 장기 정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몇 명을 취업시켰느냐’를 넘어 ‘청년이 지역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로 평가 기준을 넓힐 필요가 있다.
지역 기업 역시 단순한 채용 참여자가 아니라 청년정책의 중요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 지방정부와 기업, 교육기관 등이 필요한 인재와 직무교육을 함께 설계하고 취업으로 연결한다면 지역의 인재가 지역 기업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
김 시장의 이번 발언은 결국 하나의 문장으로 모인다. ‘청년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의정부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다. 이 목표를 현실화하려면 청년에게 일자리 정보만 제공해서는 부족하다.
기업과 만날 기회를 늘리고, 실제 채용으로 연결하고, 취업한 청년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생활환경까지 갖춰야 한다.
김 시장은 행사에 참여한 청년과 기업 관계자, 행사 준비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현장에서 나온 메시지가 실제 정책으로 어떻게 이어질지에 모인다.
취업콘서트를 한 번의 행사로 끝낼 것인지, 청년과 지역 기업을 상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것인지가 첫 번째 과제다. 취업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청년 일자리 정책의 최종 목적은 행사의 성공이 아니다. 청년이 자신의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고, 그곳에서 경력을 만들고, 생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도시와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머무는 도시의 차이는 결국 지역이 어떤 고용 생태계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의정부시가 청년취업콘서트를 계기로 제시한 방향 역시 그 질문을 향하고 있다. “의정부 청년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의정부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 김원기 시장이 제시한 이 목표가 선언을 넘어 실제 청년의 취업과 정착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향후 의정부시 청년 일자리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과 성과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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