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종합문학제로 발돋움...예산문제로 문학상발표 못해
-청소년백일장 & 사생대회 & 전문예술단체 협연... 설치미술로 시인과 친근감 전해
우리나라 서정시를 대표하는 조지훈 시인을 기리는 제8회 조지훈문학제가 10월 11일부터 12일 양일간 조지훈 시인 묘역과 삼패한강시민공원에서 거행된다.
이 문학제는 8년 전 조지훈문학제 집행위원회와 남양주문인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해 오늘에 이르며, 남양주예총이 행사를 주관하며,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후원을 했다.
남양주예총 이용호 지회장은 “그동안 마석역을 중심으로 행사를 펼쳤으나 지난 해부터 남양주예총 산하 단체가 함께하는 문화예술축제로 바꾸어 진행한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번 문학제는 남양주시의 문화단체를 대표하는 남양주예총(지회장 이용호)과 문인, 연예예술인, 무용, 사진, 미술 협회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이틀간 조지훈 시인만을 생각하고, 이 행사기간 운영의 장단점을 토론하고 2년 뒤 시인 탄생 100주년을 준비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을 다짐할 예정이다.
조지훈 시인이 우리나라 문단과 학계에 남긴 업적과 남양주시와의 인연 그리고 이틀간 문학제를 미리 따라 가본다.
-조지훈 시인은 누구인가
조지훈 시인의 본명은 동탁으로 1920년 12월 3일 경북 영양에서 태어났으며, 소월과 영랑을 거쳐 서정주와 유치환을 이은 우리나라 서정시를 완성한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이다.
지훈은 약관 19세의 나이에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을 통해 1939년 등단했는데, 데뷔 작품인 ‘고풍의상, 승무, 봉황수’ 등으로 한 시인의 초기 작품의 차원을 벗어나서 이름 그대로 그의 출세작이 되고 또 대표작이 됐다.
이어 발표된 시들은 전통적인 운율과 선(禪)의 미학을 매우 현대적인 방법으로 결합한 것이 조지훈 시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으며, 뿐만아니라 그가 남긴 “청록집, 풀잎단장, 조지훈시선, 역사 앞에서, 여운” 남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언어의 달인으로 보석과 같은 민족어를 구사한 명작을 남겼다.
-조지훈은 한국문화사의 선두주자였다
조지훈은 민속학과 역사학을 두 기둥으로 하는 한국문화사를 스스로 자신의 전공이라고 여기었다.
조부 조인석과 부친 조헌영으로부터 한학과 절의를 배워 체득하였고 혜화전문과 월정사에서 익힌 불경과 참선 또한 평생토록 편찬하였으며, 조선어학회의 큰사전 원고를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국어학 지식이 더해진다.
광복이 되자 10월에 한글학회 국어교본 편찬원이 되고 11월에 진단학회 국사교본 편찬원이 되어 우리 손으로 된 최초의 국어교과서와 국사교과서를 편찬하였다.
1968년 기관지 확장으로 작고하기까지 조지훈이 저술한 “멋의 연구, 한국민족운동사, 시의 원리” 등을 발표해 한국학 연구의 영원한 명저가 됐으며, 한국 문화사의 씨줄로 남겼다.
-조지훈의 ‘지조론’은 지금도 화두가 되고 있다
시인으로서의 조지훈과 함께 그를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되새기는 다른 화두가 바로 지조(志操)다. 후에 발간된 ‘지조론’은 작지만 큰 울림을 준 책이다.
“지조란 것은 순일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요, 냉철한 확집(確執)이기도 하다. ... 지조가 없는 지도자는 믿을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지도자는 따를 수 없다. 자기의 명리(明利)만을 위하여 그 동지와 지지와 추종자를 하루아침에 함정에 빠뜨리고 달아나는 지조 없는 지도자의 무절제와 배신 앞에 우리는 얼마나 많이 실망하였는가.”
지훈은 “지조는 선비의 것이고, 교양인의 것이며 모름지기 지성인이라면 누구나 갖추고있어야 하는 최고의 덕목”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지조론”이 발표된 시기는 이승만 정권이 부패하고 백성들은 어려운 고통을 당하던 시기이며, 4·19혁명이 일어난 시기임을 상기해 본다면 단순한 논리가 아닌 그만의 방법으로 현실에 참여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살던 시기의 현실에 대해 시와 삶을 통합시키면서 스스로의 목소리로 비판하고 미래적 방향을 제시해 그의 지조론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이런 이미지와는 달리, 야사 중에는 매우 해괴한 장난을 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도시전설의 하나인 '교수의 독특한 시험문제' 중 '시험지를 날려서 멀리 날아가는 순서에 맞춰서 채점하기' 방식을 쓴 사람 중 한명이 조지훈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바둑의 급수에 빗대어 술꾼의 등급을 매긴 주도 18단이란 글도 유명해 술꾼들이 주도를 가름하기도 한다.
-조지훈과 남양주시의 인연...그리고 조지훈 문학제의 탄생은 이렇다
위에서 보듯 시인으로 학자로, 교수로 평생을 바친 지훈은 1968년 5월 17일 59세로 일기를 마쳤다. 그와 남양주시와 인연은 엄한 유학자의 집안에서 그를 온화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어머니의 무덤을 썼다. 마석역 뒤편 언덕위이다. 시인은 ‘내 죽으면 어머니 곁으로 보내 달라.’는 평소의 유지를 받들어 이곳으로 온 것이다.
우리는 한 고장의 인물을 평할 때 태어나 탯줄을 묻은 생거(生居), 거쳐 지나가며 업적을 남겼으면 우거(寓居), 죽어 묻혔으면 사거(死居)라 하여 삶의 궤적에 따라 고장의 인물로 선정한다.
조지훈 시인은 남양주시를 대표할 만한 문학인이자 학자이기에 충분했다. 그가 이곳에 온지 40년이 되던 해인 2008년 남양주예총 이용호 현지회장과 구리문인협회 한철수 전지부장과 우연한 기회에 만나 조지훈을 기리는 행사를 하자는 뜻을 모았다.
2010년 고려대 최동호 교수를 초청해 문학 강연을 개최하면서 이용호 회장은 오랜 논의 끝에 2011년에 드디어 첫 번째 문학제를 개최하게 됐다. 올해로 여덟 번째에 이른다.
-조지훈문학제 8년을 돌아보다
제1회 조지훈문학제가 열림을 묘역의 시인께 알리는 고유제와 헌시낭송, 무용, 창작국악 등을 묘역과 청소년회관, 남양주체육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선보였다. 청소년회관에서 열린 조지훈문학심포지엄에는 시인의 애제자이자 고려대 홍일식 전 총장, 영남대 김문주 교수의 발제와 토론이 있었다. 하지만 첫 문학제는 별도의 예산이 없어 남양주예술제의 문인협회 예산을 돌려 개최했다.
제2회 조지훈문학제는 시인의 작품인 ‘풀잎단장’을 시비로 제작해 마석역 앞에 세웠다. 조지훈 창작지원금을 수여했으며, 제3회문학제에서는 시인의 흉상을 제작하고 마석역 앞에 세우려했으나 철도청 측의 반대로 무산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으나 조지훈청소년백일장을 개최하므로 참여규모를 확장했다.
제4회 문학제부터는 창작지원금을 문학상으로 격상시켰으며, 제5회 문학제에서는 시인의 묘역을 찾는 ‘천명의 발걸음’을 시도했다.
작년 제7회 문학제는 조지훈문학제추진위원회와 남양주문인협회 공동주최에서 남양주예총 주최로 단일화해 문학예술제로 승화했으며, 6월 9일~10일 이틀간 진행했다.
2년 뒤인 2020년은 시인탄생 100주년을 맞이한다. 남양주예총은 남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 문단사(文壇史)에 기억에 남을 문학제로 만들 예정이다. 새로운 모색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제8회 조지훈문학제 이렇게 진행한다... 첫날 고유제
11일(목) 정오 조지훈 시인의 묘역에서 고유제가 있었다. 시인에게 행사를 있음을 알리는 고유제는 이용호 집행위원장이 첫 잔을 올리는 초헌관을, 두 번째 잔은 이상일 시인이, 아헌관은 한정희 시인이, 집례와 독축은 한철수 시인(전 구리문인협회장)이 맡았고, 권순애 지회장이 조지훈 시인의 대표작 <승무>를 낭송했다. 고유제를 마치므로 본격적인 문학제 준비에 들어갔다.
-제8회 조지훈문학제 이렇게 진행한다 ... 둘째날 종합문학예술제
12일(금) 둘째 날은 삼패한강시민공원에서 진행한다. ▲ 오전 10시부터는 조지훈청소년백일장을 시작으로 ▲오후 1시에는 시인의 제자가 회상하는 조지훈 시인의 강연이 ▲ 오후 1시 30분부터는 남양주문인협회 회원이 시인의 대표시 낭송회를 ▲ 오후 3시부터는 노래하는 친구들, 서지오, 성진우, 강유진, 힐링 디제잉 등이 참여하는 노래와 춤 공연이 ▲오후 6시부터는 화도청소년오케스트라 공연이 이어진다.
상설 문화행사로는 ▲다산차연구소의 다(茶)시음회 ▲남양주사진작가협회의 꽃을 주제로 한 사진전 ▲남양주미술협회의 깃발전도 공원에 수를 놓는다.
이번 문학제의 하이라이트는 조지훈 시인과 시인의 불후의 명작 <승무>를 설치 미술로 승화한 정크 아티스트 진기윤의 작품이 시인 탄생 100주년 준비를 예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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