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파주시가 수십 년간 도시의 그늘로 남아 있던 성매매 집결지 정비 사업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고 있다. 강력한 행정대집행과 단계적 철거를 통해 불법 건축물 대부분을 정비하면서, 해당 지역은 복지와 문화가 결합된 시민 중심 공간으로의 전환을 눈앞에 두게 됐다.
시는 3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위반 건축물 2개 동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소방서와 경찰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총 161명의 인력을 투입, 불법으로 설치된 대기실 등 시설을 부분 철거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철거는 장비 투입이 어려운 특수한 환경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상 건축물은 주변 건물 밀집도가 높고 공간이 협소해 중장비 접근이 제한됐고, 이에 따라 인력 중심의 수작업이 불가피했다. 시는 사전 안전 점검과 작업 동선 설계를 통해 사고 없이 철거를 마무리했다.
이번 조치로 성매매 집결지 내 행정대집행 대상 건축물 82개 동 가운데 78개 동이 정비됐다. 세부적으로는 ▲행정대집행 27개 동 ▲건축주 자진 시정 36개 동 ▲시 매입 후 철거 15개 동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아 정비가 보류됐던 위반 건축물 가운데 10개 동의 소유자가 확인되면서 추가 정비도 이뤄졌다. 이는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건축물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시키며 사업 완결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파주시가 추진한 집결지 정비는 단순한 도시 정비를 넘어 지역 사회 구조를 바꾸는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해당 지역은 범죄와 안전 문제, 도시 이미지 훼손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근원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시는 강제 철거에만 의존하지 않고, 법적 절차와 협의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점진적인 변화를 유도했다. 그 결과 “폐쇄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기존 인식을 깨고, 현재는 폐쇄가 가시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행정대집행과 용도변경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 등 강력한 조치를 통해 집결지 폐쇄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비 사업의 핵심은 철거 이후다. 파주시는 해당 부지를 단순한 공터로 남기지 않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족센터, 시립요양원, 파크골프장, 공공도서관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해 복지와 문화 기능을 결합한 열린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정비를 넘어 ‘사회적 치유’까지 염두에 둔 도시 재생 모델로 평가된다. 과거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던 공간을 시민 친화 공간으로 바꾸는 과정은 지역 공동체 회복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다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아직 정비되지 않은 일부 건축물과 이해관계자 간 갈등, 향후 개발 과정에서의 공공성 확보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복합공간 조성 과정에서 민간 개발 압력이나 상업화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시는 공공 주도의 개발 원칙을 유지하면서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단순 시설 조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민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과 관리 체계 구축도 중요하다. 공간의 ‘형태’뿐 아니라 ‘활용’까지 고려해야 진정한 도시 재생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파주시는 남은 위반 건축물 정비를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공간 전환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위반 건축물 정비를 지속할 것”이라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도록 마지막까지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불법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도시의 얼굴을 만들어가는 파주시의 실험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과거의 어두운 기억을 지우고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이 지역이, 향후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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