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개선부터 일상생활 불편 사항까지 접수
소관 상임위 검토 후 집행기관 자료 요구에 활용
제보가 실제 행정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
[이코노미세계] 경기도의회가 오는 11월 열리는 2026년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도민들의 목소리를 감사 현장으로 끌어들인다.
공무원들이 작성한 업무보고서와 행정자료만 들여다보는 감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민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경험한 불편과 문제점을 직접 제보받아 행정사무감사의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제보 범위도 넓다. 도정과 교육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부당한 사항은 물론 주요 정책과 사업에 대한 개선 의견, 예산 낭비 사례, 생활 속 각종 불편 사항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도민의 제보가 단순한 민원 접수에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경기도의회는 접수된 내용을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검토하고 행정사무감사에서 자료 제출 요구와 시정·개선 요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경기도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도민의 눈’을 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정기관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현장의 문제를 찾아내고, 도민이 실제 체감하는 행정의 빈틈을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경기도의회는 9월 28일부터 10월 30일까지 33일간 ‘행정사무감사 도민제보’를 접수한다. 오는 11월 6일부터 19일까지 예정된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도정과 교육행정 전반에 대한 도민의 목소리를 사전에 수렴하기 위해서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의 행정 전반을 점검하는 주요 의정활동이다. 이번 도민제보는 이러한 감사 과정에 도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통로를 넓힌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제보 대상이 특정한 위법 행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기도의회가 제시한 제보 대상은 크게 네 가지다. 도정 및 교육행정 전반에 관한 위법·부당한 사항, 주요 시책 및 사업에 대한 개선·건의사항, 예산 낭비 사례, 그리고 도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각종 불편 사항이다.
즉 명백한 위법·부당 행위뿐 아니라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나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보할 수 있다. 이 같은 범위 설정은 행정사무감사의 시선을 행정기관 내부에서 주민 생활 현장으로 확장하는 장치로 볼 수 있다.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추진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주민이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 정책 취지가 좋더라도 집행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도민제보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런 지점을 의회가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도민제보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예산 낭비 사례’가 명시적으로 포함됐다는 점이다. 지방정부의 정책과 사업에는 예산이 수반된다. 사업의 필요성뿐 아니라 예산이 당초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집행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은 행정사무감사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다.
도의회는 이번 제보를 통해 도민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예산 집행의 문제점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주요 시책과 사업에 대한 개선·건의사항도 제보 대상이다. 이는 도민제보를 단순한 ‘잘못 찾기’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정책 개선을 위한 제안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행정사무감사의 목적 역시 잘못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 이후 행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과정까지 이어질 때 감사의 실효성이 커질 수 있다.
경기도의회가 접수된 제보를 감사 기간 중 자료 제출 요구뿐 아니라 ‘시정·개선 요구’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제보의 문은 넓혔지만 처리 대상에 대한 기준도 분명히 했다.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내용은 처리 대상에서 제외한다. 현재 수사 또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과 다른 기관에서 감사가 진행되고 있거나 이미 처분이 완료된 사항도 제외 대상이다.
근거 없는 인신공격이나 허위·비방성 내용, 익명 제보 역시 처리하지 않는다. 이는 행정사무감사를 개인 간 분쟁이나 확인되지 않은 주장 등을 제기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고, 객관적인 행정 감시와 정책 개선이라는 본래 취지를 유지하기 위한 기준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제보 내용이 실제 감사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근거가 중요하다. 제보를 많이 받는 것 못지않게 접수된 내용 가운데 감사에 활용할 가치가 있는 사안을 가려내는 과정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참여 방식은 비교적 다양하게 마련됐다.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을 이용할 경우 경기도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할 수 있고, 도의회 지역상담소를 통한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QR코드를 스캔한 뒤 문자메시지로 제보하는 방법도 마련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방식을 함께 열어놓은 것이다.
도의회 입장에서는 다양한 연령과 생활환경에 있는 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접수 통로를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행정사무감사는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감사 이전에 얼마나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의원들이 직접 파악한 지역 현안과 민원에 더해 도민제보까지 결합될 경우 감사에서 다룰 수 있는 현장의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접수 이후의 과정이다. 제보를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행정사무감사와 연결하는 구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접수된 제보는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처리위원을 지정해 검토한다.
검토된 내용은 행정사무감사 기간 집행기관을 상대로 한 자료 제출 요구와 시정·개선 요구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도의회 상임위원회는 담당 분야별로 도정과 교육행정을 살핀다. 따라서 접수된 제보 역시 내용에 따라 관련 상임위원회로 연결돼 검토되는 구조다.
이 과정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도민이 제기한 문제가 의회의 감사 질문과 자료 요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예컨대 행정기관이 제출한 공식 자료에서는 특별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불편이 발생한다는 제보가 들어온다면, 의회는 이를 토대로 추가 자료를 요구하고 행정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개별 사례가 어떻게 감사에 반영될지는 실제 제보 내용과 상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다.
사후 처리 절차도 마련됐다. 경기도의회는 행정사무감사가 끝난 뒤 상임위원회별 제보 처리 결과를 종합해 제보자에게 개별적으로 통보할 계획이다.
제보를 받은 뒤 결과를 알 수 없는 일방향 방식이 아니라 접수부터 검토, 감사 활용, 결과 통보까지 일련의 과정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도민 참여제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 같은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자신이 제기한 문제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 수 있어야 도민 입장에서도 의정활동 참여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제도의 실효성은 ‘몇 건의 제보가 접수됐느냐’보다 접수된 제보 가운데 의미 있는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고, 이를 감사와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어 경기도는 행정 영역이 넓고 도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정책 분야도 다양하다. 도의회가 제한된 감사 기간 안에 모든 사업과 행정 현장을 직접 살펴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도민제보는 의회의 행정 감시 범위를 넓혀주는 보조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도민들은 자신의 생활 속에서 행정을 경험한다. 정책을 만드는 행정기관과 이를 감시하는 의회가 놓칠 수 있는 문제를 실제 정책 이용자인 도민이 먼저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도민제보가 행정사무감사와 효과적으로 결합된다면 ‘행정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확인하는 감사’에서 ‘도민이 체감하는 문제를 찾아가는 감사’로 감사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도민제보 접수는 10월 30일 마감된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11월 6일부터 경기도의회의 2026년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된다. 감사는 11월 1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결국 앞으로 한 달여 동안 들어오는 도민들의 제보는 올해 행정사무감사의 현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초자료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관건은 제보의 양보다 내용이고, 접수보다 활용이다.
생활 현장에서 나온 한 건의 구체적인 제보가 행정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고, 정책 개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도의회가 도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충실히 검토해 감사 현장으로 가져가느냐, 그리고 감사에서 확인한 문제를 실제 시정과 개선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이번 도민제보 제도의 성과를 좌우할 핵심 지점이다.
11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경기도의회가 도민에게 감사의 문을 열었다. 이제 도민의 목소리가 의회의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 질문이 행정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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