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집은 단순히 비바람을 피하는 공간이 아니다.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내일을 준비하는 삶의 터전이자, 오랜 세월 가족의 추억과 희로애락이 쌓이는 곳이다. 그러나 세월의 흔적이 깊어진 주택은 누군가에게 편안한 보금자리가 아닌 일상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특히 오래된 주택의 화장실이나 위생시설이 낡았다면 생활의 불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이나 현실적인 사정으로 수리에 나서지 못하는 이웃들에게는 작은 보수공사 하나가 절실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기 이천시에서 추진되는 '희망하우징'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 사업은 지역의 전문업체와 개인들이 보유한 기술과 자재를 나누며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 민간 중심의 주거복지 활동이다.
단순히 낡은 주택을 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가 스스로 어려운 이웃을 살피며 공동체의 책임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성수석 이천시장이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인 29일 율면의 한 어르신 주택에서 진행된 희망하우징 공사 현장을 방문한 소감을 전했다.
성 시장은 집을 손보는 일을 이웃이 이웃에게 안부를 전하는 따뜻한 행동으로 표현하며 주거복지의 본질은 사람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방문한 주택은 1980년에 지어진 오래된 집이었다. 40년이 넘는 세월을 품은 주택에는 어르신의 삶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번 희망하우징 사업을 통해 해당 주택의 노후 화장실을 수선하고 방역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성 시장은 현장에서 봉사자들이 마치 자신의 부모님 집을 고치는 것처럼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화려한 건축물이나 대규모 개발사업은 아니지만, 한 사람의 생활공간을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바꾸는 일이 지역사회에 어떤 가치를 남기는지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이천시 희망하우징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성 시장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희망하우징은 별도의 시 예산 지원 없이 지역 전문업체와 개인 등 30곳이 기술과 자재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참여자들은 각자가 가진 전문기술과 자원을 활용해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가구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건축이나 시설 보수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업체와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이를 통해 이웃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구조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모두 61세대가 희망하우징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 지원을 받았다. 올해도 10세대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7년간의 성과에 올해 지원 대상까지 더하면 총 71세대에 이르는 규모다. 다만 올해 10세대의 공사가 모두 완료됐는지는 공개된 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실적은 희망하우징이 일회성 봉사활동을 넘어 여러 해에 걸쳐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지역사회 참여형 사업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희망하우징의 또 다른 특징은 경제적 기부뿐 아니라 전문기술 자체가 사회공헌의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후원이 금전이나 물품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희망하우징은 기술과 노동력, 자재를 직접 제공해 생활환경을 개선한다. 이는 지역에 축적된 민간의 전문성을 복지 자원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전문기술을 가진 주민과 업체가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가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성 시장도 이러한 나눔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특히 김학식 희망하우징협의체 회장과 봉사자들에게 생업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이웃을 위해 재능을 나눠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희망하우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참여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 봉사자의 선의에만 의존하기보다 기술과 자재의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실제 도움이 필요한 가구와 연결되는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과제도 남는다.
희망하우징이 던지는 중요한 정책적 화두는 주거복지 사각지대다. 주거복지는 단순히 집을 마련하는 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미 살고 있는 주택이 안전하고 위생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인지,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은 없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특히 오래된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시설 노후화로 인한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화장실 수리나 방역처럼 비교적 작은 규모의 작업도 주민 개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주택 공급이나 도시개발과는 다른 생활밀착형 접근이 필요하다. 노후 시설을 개선하고, 주거환경을 정비하며, 안전하고 위생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천시 희망하우징은 이러한 생활밀착형 주거복지를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로 실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희망하우징이 모든 주거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원이 필요한 가구를 어떻게 발굴할 것인지, 어느 정도의 수리가 필요한지, 전문업체와 봉사자의 참여를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 등이 사업 운영의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특히 공적 지원에서 제외됐거나 기존 제도만으로 충분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가구를 찾아내는 일이 핵심이다. 주거복지 사각지대는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도움을 요청할 방법을 모르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알리지 못하는 주민이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행정이 함께 관심을 갖고 지원이 필요한 이웃을 발굴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성 시장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민관 협력을 통한 주거복지 사각지대 발굴 의지를 밝혔다. 또 공적인 지원이 충분히 닿지 못하는 곳을 세심하게 살피고, 이천시도 민간의 활동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리고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이웃을 발견하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시청 주택과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희망하우징 사업은 지역사회가 가진 자원과 행정의 역할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주거환경 개선에는 전문기술과 자재, 인력 등 다양한 자원이 필요하다. 동시에 지원 대상을 찾고 실제 필요를 파악하는 과정에서는 행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간이 기술과 자재를 제공하고 행정이 지원이 필요한 주민을 발굴·연계하는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면 기존 복지정책을 보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민간의 자발적인 나눔이 공적 책임을 대신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제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보완하는 협력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희망하우징은 시 예산 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지역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민간 자원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업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의 부담을 적절하게 분산하고, 지원 대상 선정과 공사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업의 성과를 단순한 지원 가구 수뿐 아니라 실제 주거환경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주민들의 생활 불편이 어느 정도 해소됐는지 등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예를 들어 수리 전후의 주거 상태를 살피고, 지원받은 주민들의 만족도와 추가 보수가 필요한 부분을 확인한다면 사업의 효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향후 지원 방향을 정하고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데에도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희망하우징의 발전 방향에 관한 정책적 제언이다. 이천시가 관련 평가체계나 확대 계획을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 시장이 강조한 민관 협력의 의미 역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행정이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보다 지역사회가 가진 역량을 연결하고, 민간은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희망하우징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지원이 필요한 주민을 적절하게 발굴할 수 있다면 이천시의 생활밀착형 주거복지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이어 이번 율면 희망하우징 현장이 갖는 상징성은 작지 않다. 1980년에 지어진 집은 단순한 노후 건축물이 아니다.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살아온 어르신의 기억과 생활의 흔적이 쌓여 있다. 오래된 집을 고친다는 것은 단순히 낡은 시설을 새것으로 바꾸는 작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익숙한 생활공간을 유지하면서도 불편한 부분을 개선하고,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의 삶을 존중하는 관점이다.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공사의 규모나 비용만으로 그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작은 시설 보수라도 당사자에게는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실질적인 변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희망하우징의 의미는 이처럼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있다. 지역의 전문업체와 주민들이 자신의 기술과 시간을 나누고, 그 결과가 다른 이웃의 생활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공동체적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이웃의 어려움을 지역사회가 함께 살피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주거환경 개선뿐 아니라 다양한 생활문제에 대한 관심과 협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공동체적 효과가 실제로 어느 정도 나타났는지는 별도의 주민 의견 조사나 사업 평가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성 시장은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집은 하루의 끝에 돌아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가 강조한 것도 바로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생활환경이다.
대규모 개발사업과 산업시설 확충이 도시의 외형적 성장을 이끈다면, 주거환경 개선과 생활복지 확대는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도시의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결국 도시의 발전은 건물의 높이나 산업 규모뿐 아니라 시민 개개인이 얼마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의해서도 평가돼야 한다. 희망하우징은 이러한 도시정책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성수석 시장은 희망하우징 현장 방문을 계기로 주거복지 사각지대를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에 감사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정도 함께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있다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시청 주택과에 알려달라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또한 모든 시민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따뜻한 이천을 만들기 위해 한 집 한 집 살피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러한 구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가지 과제가 중요하다.
우선 지원이 필요한 주민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민간 참여자들의 기술과 자재가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연결되도록 협력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지원 이후에도 개선된 주거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살피는 사후관리 역시 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다.
희망하우징이 지난 2019년부터 쌓아온 성과는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참여가 생활복지 현장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더 많은 주민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의 운영과 협력체계에 달려 있다.
이천시가 민간의 선의를 존중하면서도 행정의 발굴·연계 기능을 강화한다면 주거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 모델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 집 한 채를 고치는 일은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하루의 불편을 덜고 삶의 안정을 되찾는 중요한 변화가 될 수 있다.
이천시 희망하우징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낡은 화장실을 수리하고 오래된 집을 손보는 봉사자들의 손길에는 이웃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성 시장의 현장 방문은 그 의미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 사람의 안락한 보금자리에서 시작된 변화가 지역사회의 신뢰와 연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시의 진정한 품격은 거창한 구호보다 시민의 삶을 세심하게 살피는 실천에서 드러난다. 이천시 희망하우징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생활 속 주거복지의 현장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