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정조대왕능행차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완성해가는 문화유산이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도훈 의원의 이 발언은 지금 대한민국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문화유산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승해 나가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 의원은 1일 OBS 경인TV ‘굿모닝 OBS’의 ‘의정포커스’에 출연해 정조대왕능행차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배경과 수원화성 일대 문화관광 활성화 구상 등 다각적인 의정활동에 대해 심도 깊은 입장을 밝혔다.
정조대왕능행차는 조선 후기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기 위해 수원으로 향했던 대규모 행차다. 단순히 왕의 행렬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현대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과 예술인,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시민 참여형 문화축제로 재탄생했다.
김 의원은 “정조대왕능행차는 정조의 효심과 개혁정신이 담긴 역사문화 콘텐츠이자, 공동체가 함께 전승해 나가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사례”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통성만을 강조하는 기존 문화유산 등재 기준은 이제 변화해야 한다”며 “현대 시민이 주체가 되는 전승 방식은 근현대 무형유산 개념으로도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미래유산 조례'를 통과시켜, 정조대왕능행차와 같은 근현대형 문화유산도 제도적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김 의원은 “유네스코 등재와 동시에 경기도 미래유산으로서 이중적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책적, 제도적 접근을 강조했다.
행사 위주의 단발성 접근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문화유산으로 정립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체계적인 제도화가 필요하다. 김 의원은 “서울·경기도·수원 등 지자체 간의 협력체계를 넘어, 법적·행정적 제도화를 통해 문화유산의 지속성과 보존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활용’과 ‘참여’라는 현대적 가치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개정된 '경기도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 지원 조례'를 소개하며, “주민이 해설사나 배우로 참여하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소규모 축제 등을 통해 도민 주도의 문화유산 활용 모델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문화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향유할 때 비로소 살아 숨 쉰다”며, 참여 기반 문화유산 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정조대왕능행차를 중심으로 한 문화관광 활성화 전략은 수원 도심 전체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의원은 수원역에서 시작해 로데오거리, 공방거리, 행궁까지 이어지는 관광 루트를 ‘문화관광 순환 루트’로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순 방문을 넘어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 야간 경관 개선, 체험 콘텐츠 확대 등을 통해 수원 도심이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머무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관광 순환버스 도입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전통시장과 연계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행궁동 공방거리를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수원 구도심 전체를 하나의 ‘문화경제벨트’로 구상 중”이라며 문화와 경제를 함께 아우르는 지역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정조대왕 동상 이전 및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에 대한 계획도 검토 중이다. 그리고 “정조대왕의 정신과 수원의 정체성을 담는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며 정책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정조대왕의 애민정신과 개혁 의지를 현대적으로 되살리기 위한 노력은 또 다른 축제로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수원과 화성, 경기도가 함께 추진 중인 ‘이산문화제’를 통해 정조의 정신을 브랜드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산문화제는 기존 정조대왕능행차와 시너지를 이루는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된 문화축제가 될 것이다. 도민이 공감하고 세계와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9월 27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릴 예정인 ‘수원화성문화제’와 ‘정조대왕능행차’는 이러한 흐름의 정점이다. 김 의원은 “정조대왕 콘텐츠는 경기도가 가진 최고의 문화자산”이라며, “도민의 자긍심이 되고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이번 가을, 정조대왕의 길을 시민과 함께 걸으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여정을 경험하길 바란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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