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문화재단이 발행하는 문화예술교육 비평웹진 ‘지지봄봄’이 다시 독자 앞에 선다. 2012년 창간 이후 13년째 이어온 이 웹진은 올해 총 3회 발행을 예고하며, 오는 6월 30일 공개되는 43호를 통해 그간의 여정을 되짚는다.
이번 43호의 제목은 다소 도발적이다. “지지봄봄, 아직도 해요?”라는 물음은 단순한 농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웹진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문화예술교육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비평 플랫폼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13년간 축적된 기록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지지봄봄은 이 질문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답을 시도한다.
이번 호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는 역대 담당자들이 참여한 좌담 ‘담당자들의 지지봄봄 2012-2024’다.
이 좌담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다. 창간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운영 과정을 되짚으며, 각 시기마다 마주했던 과제와 변화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비평 웹진이라는 특수성은 지속적으로 고민의 대상이었다. 정책 홍보와 비평 사이의 균형, 현장성과 공공성의 조화, 그리고 독자와의 거리 문제는 13년 동안 반복된 질문이었다.
좌담 참여자들은 “지지봄봄은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니라,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질문을 공론화하는 플랫폼이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지속성 자체가 성과이지만, 그만큼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번 43호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시도는 데이터 분석이다.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백현주 Death & Us 발행인은 ‘결격사유 缺格事由–데이터로만 본, 데이터로 만져본 지지봄봄’을 통해 13년간의 운영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는 흥미롭다. 지지봄봄은 체계적인 디지털 미디어 시스템이 부족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부재’가 콘텐츠의 자유로움을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즉, 규격화되지 않은 구조 덕분에 다양한 형식의 글과 실험적 콘텐츠가 등장할 수 있었고, 이는 다른 공공기관 매체에서는 보기 어려운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동시에 이 같은 구조는 지속가능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데이터는 결국 지지봄봄이 “자유로운 비평 플랫폼”과 “체계적 미디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지봄봄의 출발점도 다시 조명된다. 2012년 창간호를 준비했던 박형주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센터장과 임재춘 편집위원의 인터뷰는 ‘첫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당시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교육적 실천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이들은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을 변화시키는가”, “예술은 교육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회고한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디지털 환경과 교육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에 대한 물음은 더욱 복잡해졌다.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도 담겼다. 공동체예술공방 칼산의 정원철 대표는 인터뷰 ‘지지봄봄에 다 있다’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핵심을 ‘삶의 변화’로 정의했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이 단순한 기술 습득이나 프로그램 참여를 넘어, 개인의 감수성을 확장하고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힘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지봄봄이 이러한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매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지지봄봄이 단순한 비평 매체를 넘어, 문화예술교육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왔음을 보여준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의 글은 이번 호의 철학적 깊이를 더한다. 문화예술교육을 ‘삶터 중심의 실천’으로 규정하며, 이를 통해 ‘미적 인간’이 탄생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미적 인간은 단순히 예술을 향유하는 존재가 아니라, 삶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하고 사회적 감수성을 실천하는 시민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은 문화예술교육을 정책이나 프로그램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연결된 실천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경기문화재단은 지지봄봄이 지난해 독자와의 약속대로 안정적인 계간지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비평 플랫폼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리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출 수 있는가.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지봄봄과 같은 비평 웹진은 존재 자체로 의미를 갖지만 동시에 생존 전략을 요구받는다.
지지봄봄 43호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 왜 계속해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13년간 이어진 기록은 단순한 축적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을 둘러싼 고민의 역사다.
그리고 그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지봄봄, 아직도 해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쩌면 이미 정해져 있다. 여전히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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