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경기도와 안산시가 손잡고 안산선(초지역~중앙역) 지하화 통합개발사업의 기본계획 수립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선도사업으로 지정된 이 사업은 지상철 구간 5.12km를 지하로 이전하고 상부 부지를 복합 개발하는 대규모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교통 효율 개선은 물론, 상업·문화·녹지 공간 창출을 통해 안산의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시민에게 안산선 지상구간은 오랜 불편의 상징이었다. 소음과 진동, 그리고 철도로 단절된 생활권은 도시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 지하화 사업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도시를 하나로 잇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9월 11일 안산시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올해 초 도의회와 시의회의 동의를 거쳐 확정된 것으로, 10월 입찰공고 후 연내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경제적 효과다. 지상 공간이 지하화되면서 확보되는 상부 부지는 상업·문화·녹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는 곧 지역 상권 활성화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도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 지하화로 철도 인근의 소음·분진 우려가 사라지면 주거 가치가 상승하고, 새로운 상업·업무 시설이 들어서면서 부동산 수익 모델이 다양화될 수 있다.
경기도 내부 분석에 따르면, 상부부지 활용을 통한 개발이 이뤄질 경우 연간 수천억 원대의 생산유발효과와 수만 명 규모의 고용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단순한 교통 편의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 체질 개선으로 직결된다.
지하화는 교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 지상 철로가 도시를 가로막으며 발생하는 교통 혼잡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 지상부지에는 도로·광장·녹지 축이 조성돼 시민의 이동 편의성이 향상되고, 차량 흐름과 보행 환경도 개선된다.
환경 개선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철로 소음과 진동이 줄어 주거환경이 쾌적해지고, 녹지 공간 확충으로 탄소중립형 도시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박정훈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안산선 지하화는 단순한 철도사업이 아니라, 도시의 경쟁력 재편 사업”이라며 “특히 상부 공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안산이 수도권 서남부 거점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고 평가했다.
경제학자 이수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가치 상승과 상권 확대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며 “투자 대비 편익이 큰 사업으로, 장기적으로는 세수 증가와 고용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도는 안산선 사례를 발판 삼아 철도지하화 통합개발을 도내 전역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경부선(안양·군포·의왕·평택), 경인선(부천), 안산선(군포), 경의중앙선(파주) 등 6개 시 구간을 국토부 종합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곧 경기도 전역의 철도 부지를 도시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는 ‘메가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난관도 있다. 수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비 조달 방안과 민간 투자 유치 전략이 관건이다. 경기도는 국비 지원, 지방비 분담, 민간 참여를 복합적으로 추진해 단계별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철도정책과 고태호 과장은 “도민 교통편의와 도시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재원과 절차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산선 지하화는 단순한 철도 사업이 아니다. 교통, 경제, 환경, 문화가 종합적으로 맞물리는 ‘도시 대혁신 프로젝트’다.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안산은 수도권 서남부의 핵심 거점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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