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강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미국이 고율 관세 정책을 추진하며 글로벌 통상 질서가 급격히 흔들리는 가운데,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이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의 관세 정책을 “사실상 무역전쟁의 시작”이라고 규정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특히 이번 통상 압박이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구조적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25% 관세는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서는 미증유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가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주요 수출 산업이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통상 환경 변화가 산업 경쟁력과 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단순한 관세 문제가 아니라 통상 체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 때문이다.
김동연 지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의 일방적 관세 정책이 기존 통상 규범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글로벌 통상 질서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공급망 재편을 명분으로 각종 관세와 산업 보조금 정책을 확대해 왔으며, 이러한 조치는 사실상 동맹국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규범 기반 통상 질서에서 힘의 통상 질서로의 전환”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국가의 경우, 통상 환경 변화가 곧바로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지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트럼프 2기 대응 비상체제를 가동해야 한다고 석 달 전부터 주장해 왔다”며 경제 전권대사 임명과 수출 방어 전략 구축 등을 제안했지만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비판은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정 부분 공감대를 얻고 있다.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는 이미 예견된 흐름이었으며, 한국 정부 역시 보다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시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통상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김 지사는 위기 대응을 위한 세 가지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경제 전권대사 임명이다. 현재 상황이 사실상 경제 전시 상황에 가깝다고 보고, 정치적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강력한 협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조치인 만큼 협상을 통해 수정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다. 수출 충격이 내수 시장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약 50조 원 규모의 ‘슈퍼 추경’을 통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금리 인하 정책이다. 관세 충격으로 기업 도산과 금융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통화 정책 역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과 수입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국제 원유 가격이 안정적인 상황이며 자본 유출 위험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의 긍정적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비상 경제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조속히 제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치권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정치 안정성은 국가 신용도와 투자 환경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은 정책 방향의 일관성과 정치 안정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만큼, 정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 감소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공급망 재편, 산업 정책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 구조와 산업 경쟁력, 통상 전략 등 여러 측면에서 구조적 시험대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끝으로 정치권과 사회 전체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리고 “경제 전쟁 앞에 여야, 진보와 보수는 없다”며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지금 허비하는 시간이 곧 민생을 구할 골든타임”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의 신속한 대응을 거듭 촉구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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