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시흥의 갯골생태공원이 올가을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일제강점기 수도권 최대 천일염 생산지였던 소래염전의 역사와 염부들의 삶을 현대적 체험 콘텐츠로 재구성한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되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9월 6일부터 11월 16일까지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몰입형 시간여행 콘텐츠 ‘호조들과 염부들-소금농부의 초대장’을 개최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행사를 넘어 산업유산의 재해석과 지역 관광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한 ‘융복합 관광콘텐츠’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래염전은 한때 수도권 최대 규모의 천일염 생산지로, 일제강점기 산업경제를 지탱했던 중요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산업구조 변화와 도시화로 인해 대부분의 염전은 사라지고 역사 속으로 잊혀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이러한 공간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 가능한 역사’로 재구성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근대산업유산인 소금창고를 활용해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염부들의 노동과 삶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며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관계자는 “소래염전의 역사적 가치를 단순 전시가 아닌 경험형 콘텐츠로 확장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야간 체험형 콘텐츠’다. 일몰 이후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갯골생태공원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핵심 콘텐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갯골 3색 생태체험’이다. 시흥을 대표하는 자연 자원인 갯골을 배경으로 다양한 생태 활동이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둘째, 관객 참여형 ‘소리마당극’이다. 염부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된 공연은 단순 관람이 아닌 참여형으로 진행돼 몰입도를 높인다. 관람객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그 시대의 등장인물’이 된다.
셋째, 염판 위 소망등 띄우기 체험이다. 소금을 생산하던 염전 위에 등을 띄우며 소원을 비는 이 장면은 갯골의 야경과 어우러져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 체험을 넘어 감성적 기억을 남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히 6세에서 10세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관광객을 주요 대상으로 설계됐다. 이는 최근 관광 트렌드가 ‘체험 중심·가족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들은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체험하고, 부모는 교육적 의미와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다.
참가비 역시 1인 9,000원의 특별 할인가로 책정돼 접근성을 높였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가족 단위 체험형 콘텐츠는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야간 관광 콘텐츠 확대 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광 트렌드는 낮 중심에서 벗어나 야간 체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를 확대하는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갯골생태공원 역시 낮에는 생태 관광지로, 밤에는 감성 체험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하며 ‘이중 관광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기억을 소비하는 시대, 관광의 본질이 바뀐다 관광은 더 이상 ‘보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느끼고 참여하는 경험’이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의 이번 프로그램은 과거의 노동과 삶을 오늘의 체험으로 연결하며, 관광의 본질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소금밭에서 흘린 땀과 삶의 이야기는 이제 빛과 이야기, 그리고 체험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 변화의 현장은 올가을, 갯골의 밤에서 시작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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