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내 다문화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교육 정책이 ‘교실 안’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통학과 방과 후 돌봄이라는 기본적 지원이 부족해 교육 기회 자체가 불평등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상현 의원은 2월 25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다문화 학생들의 통학·돌봄 공백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관계자, 다문화 교육 담당자, 한국어 랭귀지 스쿨 관계자들이 참석해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했다.
다문화 학생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학교에 도착하기 전부터 시작된다. 일부 학생들은 장거리 이동이나 보호자 부재로 인해 안정적인 통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박상현 의원은 “학교까지 가는 길도 교육의 일부”라며 “통학과 방과 후 돌봄 지원이 부족하면 교육 기회조차 불평등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한국어 랭귀지 스쿨 운영이 확대되며 다문화 학생의 학습 환경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통학과 돌봄 문제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는 정책 설계가 ‘교육 프로그램’ 중심으로 이뤄지고, 학생의 생활 전반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문제의 핵심은 행정 체계의 분절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내 교육 지원은 가능하지만, 통학이나 방과 후 돌봄 등 학교 밖 영역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기도청 역시 단순 예산 지원이 아닌 ‘공동사업’ 형태가 아니라면 정책 추진이 어렵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역할이 나뉘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책임 주체가 불분명해지고, 결국 학생과 학부모가 그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특히 맞벌이·외국인 노동자 가정이 많은 다문화 가정의 특성상 방과 후 돌봄 공백은 곧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 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법적 책임 문제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서울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박 의원은 ▲택시 바우처 도입 ▲공공 일자리 연계를 통한 통학 지원 ▲학교 내부 인력을 활용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제안했다.
택시 바우처는 보호자 동행이 어려운 학생의 이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며, 공공 일자리 연계는 지역 인력을 활용해 통학 안전을 확보하는 모델이다.
또한 한국어 랭귀지 스쿨 내부 인력을 활용한 통학 지원은 현장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러한 모델은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교육 접근권’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다문화 정책은 주로 재학 중인 학생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취학 이주배경 아동까지 포함한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 의원 역시 “지원 대상을 확대해 교육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며 도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통합 모델 구축을 강조했다.
실질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다. 박 의원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간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공동사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협약이 체결되면 경기도는 단순 재정 지원을 넘어 사업 주체로 참여할 수 있고, 교육청과의 협업을 통해 통학·돌봄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특히 추경 예산을 통한 재원 확보 가능성도 열리면서 정책 실행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다문화 학생 지원 정책은 이제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단순히 학교에 ‘다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이동하고 돌봄을 받으며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상현 의원은 “다문화 학생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다문화 학생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사회의 미래와 직결된 구조적 과제다. 교육은 교실에서 시작되지만, 완성은 교실 밖에서 이뤄진다. 통학과 돌봄이라는 기본적 기반이 흔들린다면, 어떤 교육 정책도 온전히 작동하기 어렵다.
경기도가 이번 논의를 계기로 행정 경계를 넘어선 협력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는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교육 평등’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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