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전곡선사박물관이 단순한 역사·문화 공간을 넘어 환경교육의 전진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선사시대를 중심으로 인류의 기원을 조명해온 이 박물관이 이제는 해양생태계 보전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적극 나서며 새로운 공공문화기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5월 28일 해양보전 시민단체 플랜오션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박물관의 사회공헌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해양생태계 보전, 생물다양성 교육, 기후위기 대응을 주제로 한 다양한 생태문화교육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기로 했다. 기존 박물관이 보유한 선사·생태 교육 역량과 플랜오션의 해양포유류 보호 및 지속가능 수산업 캠페인 경험이 결합되면서 교육 콘텐츠의 깊이와 범위가 동시에 확장될 전망이다.
협약 체결 직후 진행된 첫 공동 프로그램은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양 기관은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기획전 ‘아름답고 슬픈 멸종동물 이야기’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고래와 함께 살아가기’를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강의 형식을 넘어 현장 체험 중심으로 구성됐다. 고래의 생태적 가치와 해양보전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강의와 함께, 상괭이 탈출망 체험, 포토존 운영 등 참여형 콘텐츠가 결합됐다.
특히 상괭이를 구조하기 위한 탈출망 체험은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체험 참가자들은 단순히 ‘보는 교육’을 넘어 직접 참여하며 해양 생물 보호의 필요성을 체감했다는 평가다.
해당 프로그램은 박물관 고고학체험실에서 일주일간 진행됐으며, 시민과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는 환경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경험 기반 학습’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기관 간 협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박물관이 환경·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ESG 기관으로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전곡선사박물관 관계자는 “선사·생태 콘텐츠와 해양보전 전문성을 결합해 지역사회와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생태문화교육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랜오션 이영란 대표 역시 “협업을 통해 해양생태계 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미래 세대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환경교육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 키워드는 ‘생물다양성’과 ‘기후위기 대응’이다. 최근 해양 생태계는 기후변화, 해양 오염, 남획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고래와 상괭이 등 해양포유류는 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으로, 이들의 감소는 곧 해양환경 악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단순한 보호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 인식 개선과 참여 확대가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곡선사박물관과 플랜오션의 협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전시·체험·교육을 결합한 통합형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문제를 ‘직접 느끼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 중심의 교육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박물관은 지역 주민과 청소년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환경교육을 특정 계층이 아닌 지역 전체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선사시대와 현대 생태문제를 연결하는 교육 방식은 시간적 확장성을 갖는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역사적 관점에서 재조명함으로써, 환경문제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어 전곡선사박물관과 플랜오션의 협력은 단순한 프로그램 확대가 아니라, 박물관의 존재 이유를 재정의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에서 나아가, 환경을 교육하고 미래세대를 준비시키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가 전 지구적 과제로 떠오른 지금, 이러한 시도는 지역을 넘어 전국 공공기관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또,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는 박물관의 역할이 이제는 ‘과거를 통해 환경의 미래를 지킨다’는 새로운 가치로 확장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