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수도권 교통 지형이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잠실안성청주공항을 연결하는 GTX급 광역급행철도 노선에 대해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민자적격성 조사를 의뢰하기로 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당 노선은 강남권에서 청주공항까지 1시간 이내 이동을 가능케 해 수도권 남부와 중부내륙을 동시에 아우르는 ‘균형발전 철도망’의 상징적 프로젝트로 주목받는다.
이번 노선은 서울 잠실을 출발해 경기 안성을 거쳐 청주공항에 도달하는 총연장 약 100km 내외의 철도망이다. 직행 운행 시 강남에서 청주공항까지 1시간 이내 도달이 가능해진다. 이는 현재 도로 기준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이동 시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하는 효과다. 특히 경부축 중심으로 편중된 기존 교통망에서 소외돼 온 안성과 충북 북부 지역이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권에서 충북권 공항·물류 거점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항공 물류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이번 민자적격성 조사는 단순한 사전 검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할 경우, 이미 사전타당성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사업 절차 단축’ 효과를 불러오며, 안성 경유 철도 노선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윤종군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의 지속적 노력과 중앙정부의 의지가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김보라 안성시장도 “윤 의원실과 긴밀히 협조해 빠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GTX 잠실안성청주공항 노선이 현실화되면 경기 남부와 충북 북부는 새로운 산업·경제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안성은 물류·교통의 요충지로 꼽히며, 청주공항은 충청권의 유일한 국제공항으로서 물류·관광의 거점 역할을 한다.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수도권과 충북권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어내면서 기업 입지 경쟁력 강화, 신규 투자 확대, 고용 창출 등 다각도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과 연계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GTX급 노선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수도권 과밀화 문제 해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
지역 주민들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안성의 한 주민은 “서울에 일자리가 있어도 출퇴근 문제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GTX가 개통되면 청주공항과 수도권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삶의 선택지가 넓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는 여전히 난관이 존재한다. 첫째,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민간 투자자 확보와 수익성 담보가 중요하다. 둘째, 기존 GTX 노선과의 연계성, 청주공항의 여객 수요 예측 등도 타당성을 가늠할 핵심 요인이다. 셋째, 환경영향평가 및 주민 수용성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향후 KDI 민자적격성 조사 결과에 따라 노선의 운명이 갈린다. 조사 통과 시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경부축에 편중된 국가 철도망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고, 수도권 남부와 충청권을 연계하는 첫 번째 대형 프로젝트”라며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잠실안성청주공항 GTX급 광역철도 노선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을 넘어 지역 균형발전, 국가 물류체계 혁신, 신산업 활성화라는 복합적 함의를 지닌다. 민자적격성 조사라는 첫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에 지역 사회와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과 중부내륙을 하나로 묶어내는 이 노선이 ‘국가경제의 새로운 동맥’이 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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