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악 결합한 생활밀착형 문화행사 시민 호응
군포시, 생활권 중심 문화예술 프로그램 지속 확대
[이코노미세계] 가을밤 별빛이 내려앉은 경기 군포시 초막골생태공원. 평소 시민들이 산책하고 휴식을 취하던 공원이 이날만큼은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변했다. 무대에서 흘러나온 관악기의 선율이 공원 곳곳으로 퍼지고, 객석과 잔디밭을 채운 시민들은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익숙한 노래가 시작되자 스마트폰 불빛이 하나둘 켜졌고 시민들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초가을 밤을 즐겼다.
9월 5일 오후 7시 초막골생태공원에서 열린 ‘2026년 찾아가는 우리마을 음악회’의 풍경이다. 군포시가 주최하고 (사)한국예총 군포지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45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공연은 약 90분간 클래식과 성악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공연의 주제는 ‘별빛 아래, 와인 한 잔 음악 한 조각’. 이름 그대로 거창한 공연장이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생태공원에서 자연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번 음악회가 눈길을 끈 것은 단순히 공연 한 편을 선보였다는 데 있지 않다. 문화시설 안으로 시민을 불러들이는 기존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화예술이 시민들의 생활공간을 직접 찾아갔다는 점이다.
한대희 군포시장도 현장에서 시민들과 공연을 함께했다. 그는 행사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민들이 가까운 동네에서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을 즐기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소감을 전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한 시장은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를 누리고, 함께 즐기는 군포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안귀영 사회자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무대는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았다. 가수 허성정의 공연에 이어 군포윈드오케스트라가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줬고, 소프라노 문경민과 바이올리니스트 김나형의 공연이 가을밤 분위기를 더했다. 마지막에는 에클레시아가 무대에 올라 초막골의 밤을 장식했다.
페이스북에는 이날 공연의 흐름을 허성정, 군포윈드오케스트라, 문경민, 김나형, 에클레시아의 순서로 소개하고 있다.
행사를 앞두고 공개된 자료에서도 군포시는 이번 음악회를 시민들이 도심 속 자연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당시 공개된 프로그램에는 군포윈드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 문경민, 에클레시아, 가수 허성정 등의 출연이 예고됐다.
공연을 마친 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행사장에는 약 450명의 시민이 찾았다. 관객들은 잔디밭과 객석에서 공연을 감상했고, 일부 익숙한 곡에서는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노래를 함께 부르는 등 적극적으로 공연에 참여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지역 문화행사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을 ‘보는 사람’과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예술가’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전통적인 공연장과 달리 야외 음악회는 공간 자체가 열린 무대다. 시민들은 산책하듯 공연장을 찾고, 가족이나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음악을 듣는다.
공연 관람이 특별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일이 아니라 시민의 평범한 하루 속으로 들어오는 셈이다.
이번 공연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별빛 아래, 와인 한 잔 음악 한 조각’이라는 주제다. 초막골생태공원의 자연환경을 하나의 무대 배경으로 활용하면서 음악을 결합했다.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실내 공간에서 자연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나무와 잔디, 밤하늘을 배경으로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군포시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시민 누구나 별도의 예매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 전 안내에서는 관람객에게 스파클링 음료를 제공한다고 알렸다. 실제 행사에서는 성인 관람객에게 무알코올 스파클링 와인, 미성년자와 어린이에게 음료가 제공됐다고 행사 후 공개 자료는 전했다.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접하는 데 있어 경제적·심리적 문턱을 낮추려는 구성으로 볼 수 있다.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반드시 전문 공연장이나 대형 문화시설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가까운 공원과 광장, 생활권 공간에서도 충분히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찾아가는 우리마을 음악회’가 보여준 장면이다.
지역 문화정책에서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문화시설을 얼마나 많이 만드는가뿐 아니라 시민들이 실제로 문화를 얼마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느냐다.
공연장이 있어도 시민들의 생활권에서 멀거나 공연 관람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면 접근에는 한계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시민들이 평소 이용하는 공원이나 광장으로 공연이 찾아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초막골생태공원 음악회는 이런 측면에서 ‘공간의 전환’을 보여줬다.
낮에는 산책과 휴식의 공간이었던 생태공원이 밤에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뀌었다. 별도의 대규모 문화시설을 새로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공공공간에 문화 콘텐츠를 입히는 것이다.
한대희 시장 역시 음악회 개최 전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연 이후에도 같은 방향성을 강조했다. 첨부자료에서 한 시장은 시민들이 가까운 동네에서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행사의 핵심어는 ‘가까이’다. 문화가 시민 가까이 가고, 공연이 생활공간 가까이 가고, 시민과 시민이 문화예술을 매개로 가까워지는 방식이다.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 공연 자체의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공동체 형성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시민들이 서로 만날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파트와 직장, 학교 등 각자의 생활공간은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 세대와 계층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간은 제한적이다.
공원에서 열리는 열린 음악회는 이런 경계를 상대적으로 낮춘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청년, 중장년층까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별도의 예매가 필요하지 않고 무료로 진행되는 야외 공연은 시민들이 사전에 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날 450여 명의 시민이 공연장을 찾았다는 점은 생활권 문화행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다만 한 차례 행사의 참여 규모만으로 군포시 전체의 문화 수요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향후 행사별 참여 인원과 연령대, 만족도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잔디밭에 앉아 공연을 보고 스마트폰 불빛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시민들의 모습은 기존 실내 공연과 다른 지역 문화행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관객은 수동적인 관람객에 머무르지 않고 공연 분위기를 함께 만드는 참여자가 됐다.
찾아가는 공연의 또 다른 의미는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와 시민을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번 행사에는 군포윈드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출연진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지역 문화예술단체가 시민과 직접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지속적으로 마련된다면 공연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역 문화예술 기반을 확대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클래식이나 성악 등을 집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고, 예술인 입장에서는 새로운 관객을 확보할 기회가 된다.
지역 문화정책이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시민을 위한 공연과 함께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도 중요하다.
문화행사의 횟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예술인과 시민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할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앞으로 살펴볼 대목이다.
이번 음악회의 또 다른 주인공은 초막골생태공원이다. 공원은 단순한 행사 장소에 머물지 않았다. 나무와 잔디, 가을밤의 공기와 별빛이 공연의 배경이 됐다.
도심 속 생태공원과 문화 콘텐츠의 결합은 도시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도시의 공원은 과거 산책과 운동,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는 성격이 강했다. 최근에는 공연과 축제, 교육,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담는 복합적인 공공공간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초막골생태공원 음악회 역시 기존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행사 규모보다 지속성이다. 봄과 가을 등 야외활동에 적합한 계절을 활용하고 음악뿐 아니라 미술, 연극, 책,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콘텐츠를 다양화한다면 생활권 공원의 문화적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생태공원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고려해 소음과 쓰레기, 생태환경 훼손, 행사 후 정비 문제 등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화행사 확대와 생태환경 보전이 함께 이뤄져야 공원의 지속 가능한 활용도 가능하다.
지방자치단체 문화행사는 흔히 대형 축제와 연결된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외부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방식이다. 대형 축제 역시 도시 홍보와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시민들의 일상적인 문화 향유와는 다른 영역이 존재한다.
‘찾아가는 우리마을 음악회’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생활문화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시민들이 사는 곳 가까이로 문화예술이 찾아간다는 것이다.
한 번의 대형 행사가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면 생활권에서 반복되는 작은 문화행사는 시민들의 일상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음악을 듣고, 산책을 나온 시민이 우연히 공연을 접하고, 어린이가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성악을 현장에서 경험하는 방식이다. 문화정책의 성과를 단순히 관람객 숫자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대희 시장이 이번 음악회를 통해 강조한 것도 시민의 ‘일상’이었다. 행사 개최 전에는 초막골생태공원의 자연경관 속에서 열리는 클래식 공연이 시민들에게 가을밤의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말했다.
행사를 마친 뒤에는 시민들이 가까운 동네에서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을 즐기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가 페이스북에서 밝힌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를 누리고, 함께 즐기는 군포를 만들어가겠습니다”라는 말은 이번 행사가 지향한 방향을 압축한다.
문화정책의 중심을 ‘시설’에서 ‘사람’으로, ‘관람’에서 ‘참여’로 옮기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방향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지역별 문화 접근성, 시민 참여 확대 등이 뒤따라야 한다.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기에 문화행사가 집중되지 않도록 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어린이·청소년·노인·장애인 등 다양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설계할지도 과제다.
도시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도로와 산업단지, 주택 등 도시의 물리적 기반뿐 아니라 시민들이 어떤 여가와 문화를 누릴 수 있는지도 삶의 질과 도시 매력을 구성하는 요소다.
지역 문화정책 역시 유명 공연이나 대규모 축제를 얼마나 많이 유치했느냐를 넘어 시민들이 얼마나 가까운 곳에서 자주 문화를 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초막골생태공원에서 열린 이번 음악회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려한 공연장을 벗어나 시민들이 평소 찾던 공원으로 무대가 이동했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도 한층 낮아졌다. 시민들은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휴대전화 불빛을 흔들며 노래를 함께 불렀다.
별빛 아래에서 음악을 듣는 한 번의 경험이 도시 전체의 문화 경쟁력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동네 곳곳에서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시민에게 문화가 ‘특별한 날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에서 만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포시가 향후에도 시민들이 생활권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지역 밀착형 문화행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앞으로의 관건은 지속성과 다양성이다.
한 번의 음악회를 넘어 동네와 공원, 시민과 예술인을 연결하는 문화 생태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초막골생태공원의 가을밤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별빛 아래 음악이 흐르고, 시민들이 함께 웃고 노래했다.
공연이 끝난 뒤 무대의 조명은 꺼졌지만 이날 군포가 던진 질문은 남는다. “문화가 시민을 찾아간다면, 도시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군포의 ‘찾아가는 우리마을 음악회’는 그 답을 시민들의 생활공간에서 찾기 시작했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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