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용인특례시가 9년간 준비해온 ‘지곡 일반산업단지’가 마침내 준공을 인가했다. 반도체 장비 연구개발(R&D)센터와 제조업체들이 속속 입주를 확정지으며, ‘경기 RE100’ 정책을 반영한 친환경 산단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 기흥캠퍼스–용인 반도체클러스터–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을 잇는 이른바 ‘L자형 반도체 벨트’의 중간축으로 기능하면서,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실질적인 기여가 기대된다.
지곡 일반산업단지는 지난 2016년 5월 산업단지계획 승인 후 민간개발 방식으로 추진됐다. 총면적은 7만1427.5㎡(약 2만1천평)에 달하며, 제조·연구·공공시설이 복합 배치됐다. 이번 준공으로 용인은 반도체 중심 도시로서 또 하나의 거점을 확보했다.
산업시설 용지는 전체의 64.5%인 4만6092.7㎡ 규모로 조성됐다. 이 중 연구시설이 3만4385㎡(48.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제조시설은 6242.7㎡(8.7%), 제조·연구 겸용 부지는 5465㎡(7.7%)다. 연구 기능이 전체 산단 면적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단순 생산이 아니라 ‘연구·개발 중심 산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미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인 램리서치의 한국 연구개발센터가 입주를 확정했으며, 국내 컨설팅·장비 기업 써치앤델브 본사도 이전을 마쳤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구 중심의 기업들이 모여드는 만큼 기술 협업과 혁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곡 산단이 입주 기업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신속히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고용 창출과 세수 확대는 물론, 국가 반도체 전략사업의 핵심거점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단의 또 다른 특징은 ‘친환경성’이다. 도시미관과 환경 보호를 고려해 전체 면적의 20.1%인 1만4332.2㎡를 경관녹지·소공원 등으로 조성했다. 공공시설 용지는 2만3618.9㎡로 전체의 33.1%에 달한다.
특히 ‘경기 RE100’ 정책에 맞춰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권장하는 관리계획이 도입됐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 요구하는 ‘탄소중립 생산기지’와도 맞닿아 있다. 산업단지 전문가들은 “향후 입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지곡 산단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처인구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을 잇는 ‘L자형 벨트’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이상일 시장은 “이번 준공으로 반도체 벨트의 완성도를 높여, 수도권 남부 전체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메가 클러스터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과도 연결되며,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와 국내 장비·소재 산업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는 이번 준공으로 수백 명 이상의 고용 창출, 수십억 원 규모의 세수 증대를 기대한다. 또한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연구 거점이 확보됨에 따라 지역 스타트업·중소기업과의 연계 효과도 예상된다.
다만 교통 인프라 확충과 기업 지원 행정의 신속성이 과제로 꼽힌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산단이 완전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물류·교통망 보강과 인력 수급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특히 반도체 장비 분야는 고급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인 지곡 일반산업단지 준공은 단순한 지역 개발이 아닌, 국가 반도체 전략의 퍼즐 한 조각을 채운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장비기업과 국내 기술기업의 집적, 친환경·RE100 기반 인프라, 그리고 반도체 ‘L자형 벨트’의 중추 역할이 어우러져, 향후 지역과 국가 경제 모두에 중대한 파급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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