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관 참여로 사업 효율성 강화, 후속 절차 순차 추진
[이코노미세계] 분당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이 마침내 '계획'에서 '실행'의 단계로 넘어섰다. 성남시가 선도지구 특별정비구역의 사업시행자를 공식 지정하면서 수년간 논의에 머물렀던 분당 재건축이 본격적인 사업 추진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이번 사업시행자 지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업을 실제로 이끌어갈 주체가 확정됐다는 것은 앞으로 특별정비계획 변경, 사업시행계획 인가, 관리처분, 착공 등 재건축의 핵심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뜻이다.
특히 신탁방식과 공공방식을 병행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적용되면서 사업 기간 단축과 주민 갈등 최소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남시는 29일 분당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특별정비구역 가운데 3개 결합개발구역에 대한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완료했다. 이번에 사업시행자가 지정된 곳은 선도지구 특별정비구역 4곳 가운데 3개 결합개발구역이다.
31구역(샛별마을)과 S4구역(분당동5)은 하나자산신탁이 지난 26일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이어 23구역(시범단지2)과 S6구역(장안타운4)은 한국자산신탁이, 6구역(목련마을1)과 S3구역(목련마을5)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각각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이로써 시범·샛별 결합구역은 신탁방식으로, 목련 결합구역은 공공방식으로 특별정비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선도지구 선정 이후 가장 실질적인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건축 사업은 통상 조합 설립부터 착공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과 복잡한 인허가 절차, 사업비 조달 문제 때문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신탁방식과 공공방식은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모델이다. 기존 방식에서는 조합이 사업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해야 했다. 반면 신탁방식은 전문 신탁회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인허가, 자금 조달, 공사 관리, 분양 등을 총괄한다.
공공방식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같은 공공기관이 사업 전반을 책임진다.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사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며, 일정 관리도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한 개 단지를 재건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구역을 하나로 묶어 개발하는 '결합개발' 방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결합개발은 기반시설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도시 전체의 공간 구조를 재편하는 데 유리하다. 도로와 공원, 주차장, 생활SOC 등을 통합적으로 계획할 수 있으며 사업성도 높일 수 있다.
특히 분당처럼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개별 단지 개발보다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 정책 역시 이러한 광역적 개발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사업시행자 지정이 끝났다고 재건축이 곧바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특별정비계획 변경과 사업시행계획 인가, 각종 심의 절차 등이 남아 있다.
성남시는 공공기여금 산정 재검토 결과 등을 반영한 특별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 후속 절차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과 행정 협의도 병행될 전망이다. 사업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도 법적 절차를 생략할 수는 없는 만큼 충분한 공론화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고시와 함께 시민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성남시는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 이후 해당 특별정비구역의 건축물이나 토지를 새로 매입한 사람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안내했다.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은 향후 분양신청 자격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투자 목적의 거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당 구역의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시민들은 관련 규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역 여론도 "재건축 구역에서는 사업 단계별로 권리관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계약 전에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번 사업시행자 지정은 분당 재건축의 성공 여부를 가를 중요한 출발점이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노후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도시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공사비 상승과 경기 변동, 주민 의견 조율, 인허가 일정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신탁방식과 공공방식이 실제로 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갈등을 줄이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번 선도지구 사업시행자 지정은 분당 재건축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도 선도지구 재건축이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분당 재건축은 이제 행정 절차를 넘어 실제 사업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향후 후속 인허가와 주민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이번 선도지구 사업은 전국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대표 성공 사례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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