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평택에서 시작된 한 시민 음악 모임이 지역 사회에 잔잔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공연과 기부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노래를 함께 배우는 사람들이 ‘포디움’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매년 발표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단순한 음악 활동을 넘어, 관객 참여형 기부를 통해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문화 나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포디움’ 발표회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 방식에 있다. 관객들에게 입장료 대신 라면을 가져오도록 안내해 이를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는 공연과 기부를 자연스럽게 연결한 사례로, 참여자와 관객 모두가 나눔의 주체가 되는 구조다.
정 시장은 “들으러 오시는 분들께 라면을 가져오시게 해 불우이웃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식은 문화 향유와 사회적 책임을 결합한 모델로 평가된다. 단순히 공연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기여하는 참여형 문화로 확장된 것이다.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전문 음악인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다. 정 시장 역시 참여자로서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긴장되고 끝나고 나면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즐겁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러한 감정은 아마추어 공연이 지닌 본질적인 매력이다. 완벽함보다는 과정의 즐거움, 그리고 함께하는 경험이 중심이 된다.
전문가 중심의 공연과 달리 시민 참여형 무대는 ‘공감’과 ‘연대’를 만들어내는 데 강점을 가진다. 특히 지역 주민이 직접 무대에 서는 경험은 문화적 자존감과 공동체 의식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있다.
올해 발표회에서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선보였다. 이는 단순한 취미 수준을 넘어 보다 전문적인 음악 영역으로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시장은 “힘들게 불렀다”고 표현했지만, 이러한 도전 자체가 시민 문화 수준의 확장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또한 지도에 나선 이강미 선생의 역할도 주목된다. 정 시장은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다”고 언급하며 전문 지도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시민 문화 활동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포디움’ 사례는 단순한 동호회를 넘어, 지역 정책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문화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복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시민 주도의 자발적 참여가 지속 가능한 공동체 기반을 만든다는 점이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시민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효과도 나타난다.
특히 공연을 매개로 한 ‘라면 기부’ 방식은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확산 가능한 모델로 평가된다. 비용 부담이 적고 참여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지방 도시의 문화 정책은 대형 공연 유치나 시설 중심에서 점차 ‘참여형 문화’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평택의 ‘포디움’은 이러한 변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시민이 직접 만들고, 함께 즐기며, 동시에 나눔까지 실천하는 구조는 기존의 문화 정책 틀을 넘어선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공동체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런 형태의 소규모 참여형 문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무대 위에서의 긴장과 아쉬움,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의 여운. 하지만 ‘포디움’의 진짜 가치는 공연이 끝난 이후에 시작된다. 모아진 라면이 누군가의 식탁을 채우고, 그 따뜻함이 다시 지역 사회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작은 노래 모임이 만들어낸 변화는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울림은 분명하다. 노래로 시작된 만남이 나눔으로 이어지고, 다시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든다. 평택의 작은 무대는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지역 사회를 바꾸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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