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작위 선발 시민 참여로 대표성과 공정성 확보
[이코노미세계] 화성특례시가 공약 이행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시민배심원제’를 본격 가동하며 지방행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정책 발표를 넘어, 시민이 직접 공약 이행 과정을 점검하고 조정까지 참여하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참여형 행정’의 진화가 주목된다.
화성특례시는 지난 5일 유앤아이센터 세미나실에서 ‘2025 시민배심원 1차 회의’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회의는 공약 이행 점검과 조정안 심의를 위한 첫 단계로, 시민이 정책의 감시자이자 결정 참여자로 나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민배심원제의 핵심은 ‘대표성’이다. 화성시는 지난달 18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ARS 전화와 인터넷을 활용한 참여 의사를 조사한 뒤, 전화 면접을 거쳐 최종 35명의 시민배심원을 선발했다.
이 과정에서 성별, 연령, 지역을 균형 있게 반영해 특정 집단에 치우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는 기존 공청회나 주민설명회와 달리, ‘의견이 큰 목소리’가 아닌 ‘평균적 시민’을 정책 평가 과정에 참여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행정 전문가가 아닌 시민이 정책 판단에 참여하는 구조는, 지방자치의 민주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민배심원 위촉과 함께 매니페스토(참공약) 운동에 대한 기초 교육이 진행됐다. 단순한 의견 청취를 넘어, 정책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학습 기반 참여’를 강조한 것이다.
이어 분임 구성과 토의가 이어지며, 시민들은 실제 공약을 둘러싼 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 행정 참여가 형식적 절차에 그쳤다는 비판을 의식한 변화로, 실질적인 정책 영향력을 시민에게 부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화성시는 앞으로 2차 예비회의와 3차 본회의를 통해 조정이 필요한 공약 사업을 심의하고, 그 결과를 담당 부서에 권고할 예정이다.
단순 평가를 넘어 ‘공약 수정 권고’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민배심원제는 기존 참여제도와 차별화된다. 이는 행정 권한 일부를 시민에게 위임하는 구조로, 정책 결정 과정의 개방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화성특례시는 현재 88개 공약 가운데 53개를 이행하며 일정 수준의 성과를 거둔 상태다. 특히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평가에서 최우수(SA) 등급을 획득하며 공약 이행 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화성시의 시민배심원제는 단순한 지역 정책을 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공약 이행 평가를 시민에게 맡기는 방식은 기존 행정의 ‘내부 평가 중심 구조’를 바꾸는 시도로, 향후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시민 참여가 확대될수록 책임성과 전문성 확보라는 과제도 동시에 제기된다. 시민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행정의 효율성과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한편, 화성특례시의 시민배심원제는 단순한 행정 참여를 넘어 ‘시민이 정책을 통제하는 구조’로 나아가는 실험이다. 공약을 둘러싼 책임을 행정과 시민이 함께 나누는 이 모델이 성공한다면, 지방자치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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