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화성특례시와 오산시가 하나의 택시 사업구역으로 묶인 것은 1989년이다. 당시만 해도 두 도시의 규모와 교통 여건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그러나 35년이 지난 현재, 두 도시의 위상과 규모는 완전히 달라졌다.
화성특례시는 인구 100만 명을 넘어선 전국 최대 규모 기초자치단체로 성장했지만, 택시 공급 체계는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오산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교통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불균형은 단순한 행정 문제를 넘어 시민의 이동권과 안전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핵심은 ‘택시 총량’이다. 2025년 기준 화성특례시 인구는 약 96만 명(내국인 기준), 오산시는 약 24만 명으로 화성시가 4배 이상 많다. 그러나 택시 면허 대수는 정반대 구조다.
화성시는 1,288대, 오산시는 711대, 인구 대비 택시 공급을 환산하면 격차는 더욱 극명해진다. 화성시는 택시 1대당 약 752명, 오산시는 택시 1대당 약 340명이다. 이는 전국 평균(312명)과 비교해도 화성시는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임을 보여준다. 반면 오산시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수준이다.
다른 특례시와 비교하면 화성시의 상황은 더욱 두드러진다. 수원은 123만 명 / 택시 4,698대, 고양은 106만 명 / 택시 2,836대, 용인은 109만 명 / 택시 1,916대, 화성은 106만 명 / 택시 1,288대다.
특히 화성시는 면적이 844㎢로 타 도시보다 훨씬 넓음에도 택시 수는 가장 적은 수준이다. 즉, 이동 거리는 길고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부족한 ‘이중 구조의 불리함’을 안고 있는 셈이다.
현장의 체감은 통계보다 훨씬 심각하다. GTX 개통 이후 이용객이 급증한 동탄역 일대에서는 택시를 잡기 위해 30분 이상 대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사실상 ‘택시 잡기 경쟁’이 벌어지는 수준이다.
병점역, 향남지구 등 주요 생활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산업단지와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는 호출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배차가 이뤄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특히 외곽 농어촌 지역은 ‘택시 사각지대’로 불릴 정도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택시마저 이용이 어려워지며 교통 취약계층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불균형의 근본 원인은 ‘통합 택시 사업구역’이다. 오산시는 상대적으로 작은 행정구역과 집중된 교통 수요 덕분에 안정적인 택시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통합구역 체계로 인해 면허 수급과 영업 환경에서도 이점을 누리고 있다.
반면 화성시는 급격한 도시 확장과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틀에 묶여 공급 확대가 제한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제도가 한쪽에는 ‘반사적 이익’을, 다른 한쪽에는 ‘구조적 불이익’을 가져오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택시 증차 절차마저 중단된 상태라는 점이다. 양 시에 배정된 92대의 증차 면허는 ‘2025년 제5차 택시총량제’ 기준에 따라 배분돼야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로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에 제출해야 할 행정 보고서조차 이견으로 인해 미제출된 상황이다. 사실상 제도적 교착 상태에 빠진 셈이다.
화성특례시는 이 문제를 단순한 교통 불편이 아닌 ‘도시 기능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 제도는 오산에는 이익을, 화성에는 불편을 안기는 구조”라며 “도시 규모와 교통 여건이 크게 다른 상황에서 동일한 사업구역 유지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또 “택시 수급 문제는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특례시에 걸맞은 교통정책으로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성시는 오산과의 갈등이 아닌 ‘상생’을 전제로 한 협의를 강조하고 있다. “화성시민의 교통 현실을 직시하고 제도 개선 논의에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하지만 오산시는 통합구역 해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협의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화성특례시 사례는 급성장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보여준다. 도시 규모는 빠르게 확장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교통 행정과 제도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하나다. 도시의 성장 속도를 제도가 따라갈 수 있느냐는 문제다. 화성과 오산의 택시 갈등은 단순한 지역 간 이견을 넘어, 대한민국 도시 교통 정책 전반의 구조적 과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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