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성남시가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사업에 나선다. 도시 기반시설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지방정부 주도의 탄소중립 정책 실험으로 주목된다.
성남시는 24일 시청에서 미국 휴스턴 소재 수소 생산 기술 기업인 유틸리티 글로벌과 ‘하수처리시설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 실증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환경사업을 넘어, 하수처리시설을 ‘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는 전략적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고부가가치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하수처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바이오가스는 일부 활용되지만, 상당량이 소각되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성남시는 이 ‘미활용 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도입해 자원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실증시설은 성남시 복정동에 위치한 성남수질복원센터 내에 설치된다. 오는 2027년 1월부터 약 6개월간 운영되며, 바이오가스 중 하루 504N㎥를 활용해 순도 99% 이상의 수소를 생산한다.
실증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하루 약 35㎏의 수소가 생산된다. 이는 수소 승용차 약 7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으로, 생산된 수소는 성남시 중원구 갈현동 수소충전소로 공급될 예정이다. 도시 내에서 생산된 수소가 다시 도시 내 교통에 활용되는 ‘지역 순환형 수소 생태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특히 수소 공급망 구축이 국가 차원의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자체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정책적 의미가 크다.
이번 사업은 성남시와 미국 기업 간 협력으로 추진된다. 유틸리티 글로벌은 독자적인 수소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실증시설 설치와 운영을 맡는다. 내년 말까지 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실증 기간 동안 수소 생산과 공급, 판매까지 담당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사업 부지 500㎡와 바이오가스를 제공하고, 행정적 지원을 맡는다. 이처럼 공공과 민간, 국내와 해외 기업이 결합된 구조는 향후 확산 가능성이 높은 ‘도시형 에너지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술 실증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 창출까지 고려한 점이 특징이다. 실증기간 동안 발생하는 약 5000만원 규모의 수소 판매 수익은 성남시에 기탁돼 저소득층 냉·난방비 지원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에너지 생산과 동시에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는 ‘선순환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사례로도 평가된다.
성남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에너지 사업을 넘어 도시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업은 ▲탄소 배출 저감 ▲폐자원 활용 ▲신재생에너지 생산 ▲국제 기술 협력 등 다층적인 정책 효과를 동시에 추구한다.
다만 실증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경제성 확보가 핵심 변수다. 수소 생산 단가가 기존 방식 대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상용화 확대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또한 생산량 확대와 안정적 공급 체계 구축 역시 향후 과제로 꼽힌다. 현재 하루 35㎏ 수준의 생산량은 상징적 의미는 크지만, 도시 전체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제한적이다.
성남시의 이번 시도는 기존 도시 인프라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한 사례로 평가된다. 하수처리시설이라는 전통적 환경시설을 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향후 다른 지자체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전 세계적인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지방정부 차원의 실증사업은 정책 실험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