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지사 김동연이 성남 수정구를 찾았다. 공식 일정의 형식을 띠었지만 분위기는 비교적 소박했고, 발언에는 개인적 기억과 정치적 메시지가 교차했다.
김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남 수정 당원의 날, 정겹고 활기차고 든든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행사 소감처럼 보이는 이 문장은 지역 정치와 민생경제를 둘러싼 상징적 언어로 읽힌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당원의 날’이었다. 지역 조직 행사라는 점에서 외형적으로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에 가깝지만, 김 지사의 표현과 동선,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인물들은 그 이상의 맥락을 담고 있다.
김 지사는 수정구 당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단대동에서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녔던 시절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고 밝혔다. 단대동은 성남의 오래된 주거지역 중 하나다. 급격한 도시 개발의 그림자 속에서 상대적으로 변화를 늦게 겪어온 공간이기도 하다.
정치인의 지역 방문에서 개인 서사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 기억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정치적 공간을 재구성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통학 시절’이라는 표현은 지역과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고, 정책 중심 이미지로 알려진 김 지사의 캐릭터에 인간적 결을 덧입힌다.
김 지사는 수정구 방문을 “더 반가운 이유”로 김태년 의원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그리고 “경제부총리 시절 당 정책위의장으로 호흡을 맞춘 김태년 의원님은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정말 남다른 정책통”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목은 단순한 친분 표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제부총리와 정책위의장이라는 조합은 국가 정책 결정의 핵심 축이다. 두 인물의 관계를 강조하는 발언은 경제 정책 전문성과 정책 연속성을 동시에 환기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 가지 시선으로 본다. 하나는 정책 동맹의 확인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 기반 정치와 정책 정체성의 결합이다. 수정구는 성남 정치 지형에서 상징성이 큰 지역이며, 김태년 의원은 지역 내 영향력이 뚜렷한 인물이다. 결국 이 발언은 ‘정책 중심 정치’와 ‘지역 정치 네트워크’가 만나는 접점으로 읽힌다.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장면은 현장 교감이었다. 김 지사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부동산 전문가 이광수 대표와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조합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상징적이다. 안진걸 소장은 시민사회 기반의 민생경제 담론을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광수 대표는 부동산 시장 분석과 정책 비판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전문가다.
두 인물과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민생경제’와 ‘부동산’이라는 두 축의 메시지를 형성한다. 최근 지방정부 정책 환경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가 바로 생활경제와 주거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장면은 정책 의제의 방향성을 드러낸다.
김 지사는 “뜨거웠던 성남 민생경제부흥회에서 대한민국 경제 부흥의 불씨가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성남 경제 화이팅, 대한민국 경제 화이팅”이라는 구호성 발언을 덧붙였다.
‘불씨’라는 표현은 정치적 수사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여기에는 지역경제와 국가경제의 연결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성남은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인 자족도시로 성장해왔다. 판교 테크노밸리, 산업 구조 재편, 주거 문제 등 복합적 경제 이슈가 응축된 공간이다. 수정구 역시 도시 재개발과 생활 인프라 논의가 지속되는 지역이다.
이 맥락에서 ‘성남 민생경제부흥회’는 단순한 행사명이 아니라 지역경제 담론의 상징처럼 작동한다. 지방정부 차원의 경제 활성화 논의가 국가 경제 담론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이번 발언은 비교적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톤으로 구성됐다. ‘정겹고’, ‘활기차고’, ‘든든했다’는 표현은 행사 분위기를 압축하면서 동시에 정치적 안정감을 강조한다.
그러나 구호성 메시지는 언제나 현실의 검증을 요구받는다. 지역경제와 민생 문제는 감성적 언어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정책, 재정, 구조 개편이라는 구체적 실행력이 뒤따라야 한다.
김 지사의 정치적 강점이 경제 정책 전문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성남 및 수도권 남부 지역에서 어떤 정책적 실체가 제시될지가 관건이다.
이번 수정구 방문은 갈등이나 논쟁보다는 교감과 메시지 중심의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지역 정치의 온도는 늘 복합적이다. 도시 개발, 교통, 주거, 산업 구조 재편 등 성남이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치 일정은 짧지만, 그 파장은 길다. 한 번의 방문, 몇 줄의 발언, 몇 명의 만남은 결국 지역 정치와 정책 담론의 흐름 속에서 의미를 획득한다.
김 지사가 언급한 ‘경제 부흥의 불씨’가 상징에 그칠지,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성남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가능성과 긴장 역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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