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수소도시와 연계해 친환경 에너지 생산 기반 구축
탄소중립 실현 위한 미래형 환경정책 본격 시동
[이코노미세계] 용인특례시가 10년에 걸친 준비 끝에 '용인 에코타운'을 완공하면서 도시 성장과 환경 보전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기반을 마련했다. 단순한 하수처리시설 확충이 아니라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고, 주민 생활체육시설까지 함께 조성한 복합 환경 인프라라는 점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월부터 본격 운영되는 용인 에코타운은 향후 용인시가 추진하는 공동주택 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반도체 중심 도시 조성에도 중요한 기반시설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용인은 최근 수년간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가운데 하나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대규모 주거단지 개발, 산업단지 확충 등이 이어지면서 인구는 150만 명 규모를 향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 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문제가 있었다. 바로 하수처리 능력이었다. 환경기초시설은 도시개발의 필수 조건이다. 아무리 산업단지와 아파트를 짓고 싶어도 하수처리시설 용량이 부족하면 각종 개발사업은 환경부 협의 과정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인시는 지난 2016년 '에코타운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이후 약 10년에 걸친 행정절차와 설계, 예산 확보, 공사를 거쳐 마침내 대규모 환경기초시설을 완성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하수처리시설 증설이다. 기존 하루 5만6000톤 규모였던 처리능력은 이번 2단계 사업을 통해 하루 7만8000톤으로 확대됐다.
새롭게 증설된 시설만 하루 2만2000톤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처인구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각종 공동주택 개발사업과 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환경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환경기초시설이 먼저 구축되면서 도시계획 역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용인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벨트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산업용수와 하수처리 능력이 중요한 요소로 꼽혀 왔다. 이번 에코타운 준공은 이러한 도시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용인 에코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자원순환'이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는 그동안 처리 비용이 많이 드는 폐기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에코타운은 이를 건조해 하루 220톤 규모의 연료로 재활용한다. 또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은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시설로 보내진다.
하루 처리능력은 150톤에 달한다. 생산된 바이오가스는 단순 폐기가 아니라 수소 생산 원료로 활용된다. 용인시가 경기도 공모사업을 통해 추진 중인 '미니수소도시' 사업과도 연계된다.
또 슬러지 자원화시설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도 시설 운영에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하나의 시설 안에서 하수와 음식물류 폐기물, 슬러지를 함께 처리하면서 에너지까지 생산하는 순환경제 모델인 셈이다.
이어 과거 하수처리장은 대표적인 혐오시설이었다. 악취와 환경오염 우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용인 에코타운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든 환경기초시설을 지하화했다. 지상에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이 들어섰다. 국제규격 축구장 2면과 야구장 1면을 비롯해 다목적 체육관, 야외무대 등을 갖춘 주민편익시설이 함께 조성됐다.
환경시설 위에 문화와 체육 공간을 결합한 것이다. 이는 환경기초시설을 주민 생활 속 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새로운 도시계획 방향을 보여준다.
총사업비는 2848억원. 사업은 손익공유형 민간투자(BTO-a) 방식으로 추진됐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 등 11개 기업이 공동 출자한 휴먼에코랜드가 사업 시행을 맡았다. 민간의 전문성과 공공의 관리 기능을 결합해 대규모 환경시설을 효율적으로 조성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방식은 지방재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시설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환경기초시설 사업에도 참고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부 예산 확보와 주민 설득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했다. 이상일 시장은 중앙정부와 국회를 찾아 사업 필요성을 설명하며 국비 증액을 요청했고, 그 결과 당초 30억원이던 정부 지원은 60억원으로 확대됐다.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도 국비가 증액됐고, 국비 대상에서 제외됐던 슬러지 자원화시설도 추가 지원을 확보했다. 공사 과정에서는 현장을 직접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했고, 주민들과 만나 편익시설 운영 방안과 지역 의견을 청취하는 등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이상일 시장은 "하수처리용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처인구 일대 공동주택과 산업단지 개발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친환경 시설 운영과 주민친화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시민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용인 에코타운은 단순한 하수처리장의 준공을 넘어 도시 성장의 기반을 구축한 상징적 사업으로 평가된다.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도시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폐기물을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하며, 주민에게는 문화·체육공간을 제공하는 복합 인프라가 완성된 것이다.
한편 도시가 커질수록 환경기초시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용인 에코타운은 '환경시설은 도시의 부담'이라는 오래된 인식을 넘어, 미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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