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숙 의원 "예산보다 중요한 것은 적기 집행"
양평 교육현안 해결 위한 경기도교육청 적극 대응 주문
[이코노미세계] 학교는 미래를 키우는 공간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매일 생활하는 학교의 현실은 예산 규모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수천억 원의 시설개선 예산이 편성되고도 공사는 늦어지고, 사업은 해를 넘기기 일쑤다. 그 사이 학생들은 노후한 교실과 비좁은 운동장에서 학습을 이어간다.
최근 열린 경기도교육청 결산 및 제1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경기도의회 박명숙 의원이 제기한 문제는 단순히 예산 집행률을 둘러싼 지적이 아니다. 반복되는 대규모 예산 이월과 학교 공간혁신사업 지연이 결국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을 정면으로 짚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교육예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제때 집행되지 못한 예산은 학생들이 누려야 할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이 늦어진다는 의미다. 때문에 이번 지적은 '예산관리'를 넘어 '교육행정의 책임성'을 묻는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명숙 의원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학교시설 환경개선사업의 대규모 이월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24년도 전년도 이월액은 2,340억 원에 달했다. 이어 2025년에서 2026년으로 다시 넘어간 이월액도 1,161억4,200만 원에 이른다. 여기에 2025년도 집행률은 77%에 머물렀고, 올해 역시 상반기가 절반 이상 지난 시점에서도 집행률은 35%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으로 905억6,900만 원을 추가 편성한 이유를 교육청이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수치는 단순한 회계 문제가 아니다. 예산이 제때 쓰이지 못하면 노후 학교는 그대로 방치되고, 학생들의 안전시설 개선도 늦어진다. 결국 편성된 예산은 존재하지만 학생들이 체감하는 교육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박 의원은 공간재구조화사업과 공간드림사업, 고교학점제 대응사업 등은 장기간 추진되는 특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매년 반복되는 대규모 이월이 행정의 관행처럼 굳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군 교육지원청에 대한 사업관리와 행정절차 개선을 통해 예산이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교육행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공간혁신'이다. 교실을 미래형 교육공간으로 바꾸고, 학생 중심의 학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설계 지연, 행정협의, 각종 인허가 절차, 공사 일정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사업이 수년씩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결국 예산은 확보됐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 교육재정 전문가들은 시설투자의 핵심은 예산 규모가 아니라 집행 속도와 사업관리 역량이라고 지적한다.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실제 개선된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학교 노후화가 심화되고 기후변화로 냉난방과 안전시설 개선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사업 지연이 학생 안전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예산은 일반 행정예산과 다르다. 도로 하나가 늦어지면 불편함으로 끝날 수 있지만 학교시설 사업이 늦어지면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권, 교육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실과 급식실, 체육관, 운동장, 화장실은 하루에도 수백 명이 이용하는 생활공간이다. 따라서 시설개선사업이 늦어진다는 것은 학생들이 불편을 감수하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의미다.
박 의원 역시 반복적인 예산 이월은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학생들이 누려야 할 교육환경 개선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교육청이 보다 책임감을 갖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산 심사는 단순한 회계 검증이 아니었다. 예산은 편성됐지만 학생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교육정책, 사업은 승인됐지만 학교에서는 변화가 없는 현실을 되돌아보는 자리였다.
교육재정은 결국 학생을 위한 투자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교육행정이 숫자 중심의 성과관리에서 벗어나 실제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본래 목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교육청이 반복되는 예산 이월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관리 체계를 정비할 수 있을지, 이번 지적이 교육행정 혁신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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