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쌀 소비 감소가 농업계의 구조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경기 용인시가 지역 대표 특산물 ‘백옥쌀’을 활용한 제과용 쌀가루 제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단순한 농산물 판매를 넘어 식품 가공과 지역 산업을 연계한 ‘쌀 산업 고부가가치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용인특례시는 11일 지역 특산물인 백옥쌀을 활용해 만든 제과용 제품 ‘백옥미 박력 쌀가루’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밀가루를 전혀 섞지 않은 100% 글루텐 프리 제품으로, 제과·제빵에 적합한 박력분 형태로 가공된 것이 특징이다.
최근 건강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용인시가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로 농업과 식품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30년 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밀가루 기반 식품의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농업계는 ‘쌀의 새로운 소비처’ 발굴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쌀을 가공식품 원료로 활용하는 전략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용인시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역 특산물인 백옥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백옥쌀은 용인을 대표하는 브랜드 쌀로, 밥맛이 좋고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반 쌀 판매만으로는 소비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시는 쌀을 다양한 형태의 가공식품으로 개발해 소비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이번에 출시된 제과용 쌀가루 역시 이러한 정책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이번에 출시된 ‘백옥미 박력 쌀가루’는 밀가루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100% 쌀가루 제품이다.
글루텐은 밀·보리·호밀 등 곡류에 포함된 단백질로, 빵의 탄력과 식감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에게는 소화 장애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최근 글루텐 프리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입자가 매우 고운 박력분 형태로 만들어져 케이크와 쿠키, 디저트 등 다양한 제과·제빵 제품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기존 쌀가루는 입자가 거칠어 제과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제품은 제과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제품 개발 뒤에는 정부 공모사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지원이 있었다. 용인시는 앞서 농촌진흥청이 추진한 ‘특산자원 융복합 기술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쌀 가공품 개발 사업을 위한 국비 5억 원을 확보했다.
시는 확보한 국비 가운데 일부를 활용해 쌀가루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국비 1억 원과 시비 1억 원 등 총 2억 원을 투입해 쌀가루 전용 제분 설비를 지원했고, 이를 통해 지역에서 직접 쌀가루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백옥미 박력 쌀가루는 현재 포곡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1kg 단위로 소포장해 판매되고 있다. 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어 지역 소비자뿐 아니라 전국 소비자들도 쉽게 제품을 접할 수 있다.
시는 향후 판매 채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 베이커리와 디저트 카페를 중심으로 공급을 늘려 쌀가루 활용 제품을 다양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대한제과협회 용인시지부와 협력해 쌀가루의 우수성을 알리고 제과업계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베이커리 업계에서도 쌀가루 제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건강 식품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글루텐 프리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이번 쌀가루 제품 출시가 지역 농가 소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쌀을 단순히 원료로 판매하는 것보다 가공식품으로 판매할 경우 부가가치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식품 산업과 연계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소비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적극 나설 경우 농업과 식품 산업, 관광 산업까지 연계하는 새로운 지역경제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용인시의 백옥쌀 가공 전략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한편, 용인특례시가 쌀 소비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시도의 성패가 지역 농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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