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생태관광사회적협동조합을 선정했다. [사진 = 경기문화재단]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곳곳에서 주민의 삶과 자연환경, 지역의 역사를 하나의 문화자산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문화정책 실험이 성과를 내고 있다. 전통적인 박물관의 개념을 넘어 마을 자체를 살아있는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지붕 없는 박물관(경기에코뮤지엄)’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2025년 ‘지붕없는 박물관 지원사업’의 우수 거점공간으로 예술공간 송산반점과 화성시생태관광사회적협동조합을 선정하고, 2025년 12월 30일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은 단순한 문화사업 성과 평가를 넘어 주민 참여형 문화정책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지붕 없는 박물관’ 사업은 지역의 자연환경과 역사, 생활문화를 하나의 박물관처럼 바라보는 새로운 문화정책 모델이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문화자산을 발굴하고 기록하며 이를 지역 발전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도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도내 23개 거점공간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지역 공동체 회복과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적인 문화시설 중심 정책과 달리 에코뮤지엄은 특정 건물이나 시설이 아니라 마을과 자연, 주민의 삶 전체를 문화공간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즉, 오래된 골목길과 농경지, 주민의 일상 기억, 지역의 생태 환경까지 모두가 문화적 가치로 재해석되는 것이다.
이번에 우수 거점공간으로 선정된 예술공간 송산반점은 의정부 ‘빼뻘마을’을 중심으로 지역의 삶과 기억을 예술로 기록해 온 단체다. 이 지역은 미군 감축과 도시 구조 변화로 생활 기반이 약화되면서 주민 고립, 노후 주거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예술공간 송산반점은 이러한 지역 변화를 단순한 도시 쇠퇴 현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주민의 삶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문화 프로젝트로 풀어냈다.
2019년부터 주민 생활사 기록 작업, 마을 리서치, 주민 참여형 예술창작 활동 등을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전시와 공연을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문화 콘텐츠로 재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프로젝트의 공동 기획자이자 기록자로 참여했다. 특히 2025년에 진행된 ‘빼뻘 프로젝트 <마을은 미술관>’은 주민의 일상 공간을 생활예술 공간으로 확장하는 실험적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골목길과 집 앞 공간, 생활 공간이 전시 공간으로 바뀌고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작품을 만들며 지역 전체가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예술 프로젝트를 넘어 주민 공동체 회복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우수 거점으로 선정된 화성시생태관광사회적협동조합은 화성시 우음도를 중심으로 에코뮤지엄 사업을 추진해 왔다. 우음도는 시화호 간척사업과 송산그린시티 개발 등으로 자연환경과 주민 생활 방식이 급격히 변화해 온 지역이다.
이 과정에서 생태적 가치와 주민 생활 문화가 동시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협동조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 인터뷰와 기록 작업을 통해 지역의 생활사와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주민들의 기억을 모은 '우음도 스토리북'을 발간하고, 생태 환경 조사도 진행했다.
2024~2025년 실시한 생물다양성 조사에서는 총 256과 590종의 생물종이 확인되면서 지역 생태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았다.
또한 에코뮤지엄 거점 공간인 ‘우음도 에코락’을 중심으로 주민 교육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역량을 강화해 왔다. 이러한 활동은 결국 2024년 화성국가지질공원 환경부 인증을 받는 데에도 중요한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의 생태와 문화를 동시에 보전하는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문화정책이 공공기관이나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에코뮤지엄은 주민이 직접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기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문화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 정체성을 재발견하는 과정이 된다. 특히 지역 소멸과 공동체 붕괴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주민 참여형 문화사업은 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빼뻘마을 사례처럼 예술 활동이 주민 관계 회복으로 이어지거나, 우음도 사례처럼 생태 조사와 기록이 지역 자산으로 축적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이번 우수사업 선정이 단순한 평가 결과가 아니라 지역 문화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도와 재단은 “주민 주도의 문화·생태 자산 활용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붕없는 박물관 사업을 통해 지역 고유의 가치가 현장에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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