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구리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정책 실험에 나섰다. 단순한 행사 지원을 넘어, 지역 상권과 직접 연결되는 ‘경제형 축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구리시의회는 3월 26일 열린 제35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구리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축제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번 조례는 지역 축제를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닌 ‘소비 촉진 장치’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민간이 주도하는 축제를 중심으로, 공공이 제도와 재정을 통해 이를 지원하는 구조를 명확히 한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축제 지원은 지역 홍보나 문화 향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례는 축제를 지역 상권과 직결되는 ‘경제 플랫폼’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방향성이 다르다.
조례를 발의한 김용현 의원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소상공인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축제는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례안에는 ‘지역경제 연계형 축제’라는 개념이 명시돼 있다. 이는 단순 공연이나 체험 중심 행사가 아니라, 상점 매출과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춘 축제를 의미한다. 즉, 축제를 통해 유입된 방문객이 지역 상점에서 실제 소비를 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접근은 기존 축제 정책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많은 지자체 축제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번 조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구리사랑상품권’과의 연계다. 조례는 축제 운영 시 지역화폐를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외부 방문객의 소비가 대형 프랜차이즈나 외부 자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지역 내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도록 설계된 장치다. 예를 들어 축제장에서 상품권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소비 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조례는 축제 지원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요 내용에는 ▲지원 대상 및 범위 ▲신청 및 선정 기준 ▲상권·축제 심의위원회 설치 ▲운영 성과 평가 등이 포함됐다.
특히 ‘구리시 상권·축제 심의위원회’ 설치는 정책의 지속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축제 선정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하고, 예산 지원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과 평가 조항은 단순히 행사를 개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경제적 효과를 측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방문객 수뿐 아니라 매출 증가, 상권 활성화 정도 등 정량적 지표가 평가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례는 민간 주도와 공공 지원을 결합한 ‘협력형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지자체가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이번에는 민간이 기획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김용현 의원은 “민·관 협력을 통해 구리시만의 차별화된 지역 축제 모델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의 성공 여부는 실제 운영 단계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민간 주도 축제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 그리고 공공 지원이 과도한 개입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지방소멸과 내수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역 축제는 단순한 문화 이벤트를 넘어 ‘경제 생존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리시의 이번 조례는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사례다.
특히 소상공인의 참여를 전제로 한 축제 모델은 지역경제 회복의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고, 주민과 상인이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는 구조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구리시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축제가 ‘보여주기 행사’에서 ‘경제 활성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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