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개발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특정 주체의 이익으로 왜곡돼서는 안 된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백현마이스(MICE)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인가하며 밝힌 이 한 문장은, 성남시가 이번 사업에 부여한 정치적·행정적 의미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대장동 개발 논란으로 깊은 상처와 불신을 경험한 성남시가, 대규모 도시개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분당구 정자동 일원에 전시·컨벤션 시설을 중심으로 업무, 관광·숙박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 도시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비만 약 6조2천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성남의 산업·경제 지형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남시는 이 사업을 통해 기업 활동과 국제 교류가 가능한 전시·컨벤션 인프라를 확충하고, 동시에 시민의 일상과 도시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도시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실시계획 인가에 따라 사업은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백현마이스 사업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개발이익 배분 구조에 있다. 성남시는 이번 사업을 두고 “민간에 무한정의 수익을 보장했던 과거의 부정의한 개발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한다.
사업 협약에 따라 민간 사업자의 이윤율은 공모 당시 제시된 수준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민간이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은 최대 6%로 한정되며, 이를 초과하는 모든 개발이익은 전액 성남시 도시개발특별회계로 귀속된다. 사실상 초과 이익 환수를 제도적으로 봉쇄한 구조다.
여기에 더해 민간에 배분되는 개발이익 중 일정 비율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추가 환원되도록 설계됐다. 민간 참여는 인정하되, 개발의 성과는 궁극적으로 공공의 몫으로 되돌린다는 원칙을 명확히 한 것이다.
성남시는 백현마이스를 ‘정의롭고 정직한 개발’의 사례로 규정한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제도 설계를 통해 구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제기됐던 불법·특혜 의혹은 도시개발 전반에 대한 시민 불신으로 이어졌다. 개발 그 자체보다 ‘누가 얼마나 가져갔는지’가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경험은, 성남시 행정에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다.
백현마이스는 이러한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수익 구조를 사전에 공개하고 초과 이익의 귀속 경로를 명문화함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했다. 개발 과정 전반을 제도와 계약으로 묶어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흔들림 없이 작동하느냐다. 6조 원이 넘는 대규모 개발사업인 만큼, 시장 상황 변화나 사업비 증액, 수익 구조 조정 등을 둘러싼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남시가 목표로 하는 것은 단순한 개발 성공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과 공공성의 균형이다. 백현마이스가 국제 교류와 기업 활동의 거점으로 성장하면서도, 개발이익이 시민 삶의 질 향상으로 환원되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신상진 시장은 “백현마이스가 충실하고 정직하며 투명한 개발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안고 있는 도시개발의 숙제를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개발은 도시 성장에 필수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누구에게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밖에 없다. 백현마이스가 과거의 논란을 넘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성패는 앞으로의 사업 추진 과정과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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