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새해를 보람 있고 의미 있게 시작했다. 2026년 새해 첫 평일 아침,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내놓은 첫 메시지는 ‘출발’이었다.
1월 2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정 시장은 동탄역 출근길 인사, 시무식, 공직자들과의 떡국 자리까지 하루 일정을 상세히 전하며 “시민과 공직자가 함께 여는 새로운 화성의 한 해”를 강조했다.
이날 행보는 단순한 새해 덕담을 넘어, 특례시 출범 이후 행정 체계가 본격 가동되는 첫해의 방향타를 제시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읽힌다.
정 시장의 새해 첫 일정은 동탄역에서 시작됐다. 동탄 지역 시·도의원들과 함께 출근길 시민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네며 하루를 열었다. “피곤함보다 기대와 설렘이 묻어났다”는 그의 표현처럼, 현장 인사는 행정의 출발점이 ‘책상’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근 대도시 행정에서 강조되는 키워드는 ‘속도’와 ‘접근성’이다. 특히 광역급 도시 규모로 성장한 화성은 민원 처리 지연, 생활권별 행정 격차, 지역 간 체감도 차이가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새해 첫날의 출근길 인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현장형 응답으로 풀이된다.
이날 시청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정 시장은 3천여 명의 공직자들에게 2026년 시정 운영의 핵심 목표로 ‘30분 행정 시대’를 제시했다. 4개 구청 체제로 전환되는 만큼, 행정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줄여 시민이 체감하는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자는 주문이다.
‘30분 행정’은 단순한 시간 목표라기보다, ▲ 생활권 중심 행정 ▲ 권한 분산과 책임 강화 ▲ 민원 처리 단계 축소를 포괄하는 상징적 구호에 가깝다.
실제로 특례시 출범 이후 화성은 조직 확대와 함께 행정의 비대화 우려도 동시에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시 내부에서는 “구청 시대는 권한을 나누되 책임은 더 명확히 하는 구조”라는 설명이 나온다. 올해는 이 구조가 실제 시민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 시장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구내식당에서 공직자들과 떡국을 함께했다. 직접 배식에 나서며 새해 덕담을 나눈 장면은,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보다는 수평적 소통과 현장 공감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상징한다.
대규모 행정조직일수록 내부 동기부여와 사기 관리가 중요하다. 정책의 성공 여부는 결국 현장에서 이를 실행하는 공직자들의 태도와 이해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신년 첫날의 식사 자리는 “행정 혁신의 출발은 내부 공감”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화성특례시가 2026년의 사자성어로 선택한 ‘정출지일(正出之日)’은 해가 떠오르며 가장 강성한 기운을 내뿜는 순간을 뜻한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도시가 가장 힘찬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임을 상징한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화성은 인구 100만 명을 향해 가는 초대형 도시이자, 산업·주거·교통·행정이 동시에 재편되는 전환기의 도시다. 정출지일은 이 변화가 혼란이 아닌 성장의 에너지로 이어져야 한다는 시정의 의지를 담고 있다.
정 시장은 “떠오르는 태양처럼 화성특례시가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목표가 큰 만큼 과제도 분명하다.
첫째, 행정 속도와 공정성의 균형이다. 빠른 행정이 곧 좋은 행정은 아니다. 처리 속도 못지않게 절차의 투명성과 형평성이 함께 담보돼야 한다.
둘째, 지역 간 체감 격차 해소다. 동탄과 비동탄, 신도시와 구도심 간 행정 서비스 만족도 차이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셋째, 특례시 권한에 걸맞은 책임 행정이다. 중앙·광역정부로부터 이양된 권한이 시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
2026년 1월 2일의 하루는 화성특례시의 한 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출근길 인사에서 시작해 시무식, 공직자들과의 식사로 이어진 일정은 ‘시민-조직-행정’을 하나의 선으로 잇는 시정 철학을 드러낸다.
이제 질문은 명확하다. ‘30분 행정 시대’는 구호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것인가. 또, 정출지일의 기운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2026년은 화성특례시 행정의 진짜 실력을 가늠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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