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분당신도시 재건축의 시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남시가 분당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내 3개 단지, 6개 구역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하면서다.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는 행정 절차를 불과 두 달 만에 마무리한 ‘속전속결’ 행정은 분당 재건축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성남시는 20일 분당 선도지구 가운데 결합 개발이 예정된 3곳, 6개 구역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최종 지정·고시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시범단지(23구역-S6구역) ▲샛별마을(31구역-S4구역) ▲목련마을(6구역-S3구역)이다.
이번 지정으로 해당 지역에는 총 1만3,574세대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5,911세대가 늘어난 규모다. 단순한 재건축을 넘어 주거 밀도 조정과 기반시설 확충을 병행하는 ‘계획형 정비’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분당은 1990년대 초 입주가 시작된 1기 신도시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그간 재건축 규제와 복잡한 행정 절차로 사업 추진이 더뎠다. 이번 특별정비구역 지정은 분당 재건축의 첫 실질적 출발선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행정 속도다. 성남시는 2025년 11월 14일과 17일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서를 접수한 뒤, 관계기관 협의와 검토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이어 2025년 12월 15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6년 1월 19일 최종 지정·고시를 완료했다.
통상 특별정비구역 지정에는 각종 협의와 심의를 거치느라 1년 이상이 걸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불과 약 두 달 만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 성남시 안팎에서는 “주민들의 재건축 요구에 행정이 정면으로 응답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성남시는 사전 협의와 실무 검토를 병행하고, 관계 부서 간 조율을 집중화하면서 절차를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행정의 속도와 정비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 현실화된 셈이다.
이번에 지정된 6개 구역은 모두 결합 개발 방식이 적용된다. 단지별로 흩어져 추진되던 기존 재건축 방식과 달리, 구역 간 용적률과 기반시설을 통합적으로 계획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사업성은 높이고, 도로·공원·공공시설 확보도 수월해진다.
늘어난 5,911세대는 수도권 주택 공급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수치다. 분당은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지역인 만큼, 추가 주택 공급에 따른 시장 안정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1기 신도시 재정비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분당의 선도 사례는 다른 지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분당 선도지구 4곳 가운데 아직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은 양지마을(32구역) 한 곳이다. 양지마을 역시 앞선 3곳과 함께 2025년 12월 15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현재는 심의 조건에 따른 조치계획을 제출한 뒤, 제출 순서에 따라 마지막 검토가 진행 중이다. 성남시는 1월 중 검토를 마무리하고, 양지마을 역시 특별정비구역으로 신속히 지정·고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양지마을까지 지정이 완료될 경우, 분당 선도지구 4곳 전체가 특별정비구역 체제로 전환되며 분당 재건축은 사실상 ‘행정 궤도’에 오르게 된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분당 주민들과 시가 한마음으로 노력해 온 특별정비구역 지정이 첫 결실을 맺게 되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결합 절차와 사업시행자 지정 등 후속 단계가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행정적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정비구역 지정은 재건축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향후 사업시행자 지정, 조합 설립, 관리처분계획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다만 이번 ‘속도전’은 성남시가 분당 재건축을 핵심 시정 과제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당 재건축의 성패는 앞으로도 행정의 일관성과 주민 간 합의, 시장 여건이 맞물리며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적어도 ‘언제 시작하느냐’는 질문에는, 성남시가 명확한 답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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