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수분양자·투자자 보호가 관건
[이코노미세계] 시화호와 거북섬 개발을 둘러싼 논란과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흥시가 책임 주체 논쟁을 넘어 ‘공동 책임’과 ‘공동 해결’이라는 해법을 전면에 내세웠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화호와 거북섬은 수자원공사와 시흥시가 함께 만든 공간이며, 우리는 운명공동체”라고 밝혔다. 갈등 국면에서 흔히 등장하는 책임 전가나 거리두기 대신, 정면 돌파와 협력을 선택하겠다는 메시지다
임 시장의 발언은 최근 거북섬 일대를 둘러싼 공실 문제, 투자 부진, 지역 상권 침체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일부에서는 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두고 중앙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간 ‘책임 공방’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그러나 임 시장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희망도 있다”며 “책임을 미루지 않고 운명공동체로서 함께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향후 행정 방향을 규정하는 선언에 가깝다. 시화호와 거북섬 개발은 수자원공사와 시흥시가 역할을 분담해 추진해 온 대표적인 공공·지방 협력 사업이다. 성과와 한계를 모두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 없이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임 시장의 발언과 함께 공개된 것은 실제 행동이다. 임 시장은 최근 수자원공사 윤석대 사장과 두 기관의 국장·본부장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거북섬과 시화호 관련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개발 이후 드러난 구조적 문제, 지역 주민과 수분양자, 투자자들의 우려 사항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시는 단순히 ‘개발 주체’의 입장이 아니라, 현재 이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과 이미 투자에 참여한 수분양자들의 현실을 중심에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시장은 “주민과 수분양자, 그리고 여러 투자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결과를 꼭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거북섬 논란의 핵심이 단순한 개발 성패가 아니라, 이미 이곳에 삶과 자산을 걸고 들어온 사람들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실제로 거북섬 일대는 관광·레저·상업 기능이 결합된 복합 개발지로 계획됐지만,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공실률 문제, 유동 인구 부족, 투자 회수 불확실성 등은 수분양자와 상인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이 과정에서 행정의 역할은 ‘책임 회피’가 아니라 ‘조정자’와 ‘해결사’가 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임 시장이 사용한 ‘운명공동체’라는 표현은 가볍지 않다. 이는 향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흥시가 빠져나갈 여지를 스스로 좁히는 말이기도 하다. 동시에 수자원공사 역시 “개발은 했지만 이후는 지자체 몫”이라는 태도를 취하기 어렵게 만드는 선언이다.
다만 선언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주민과 수분양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구체적인 일정과 체감 가능한 변화다. 상권 활성화 방안, 관광 콘텐츠 보완, 공실 해소를 위한 정책 수단,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이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되느냐가 향후 평가를 가를 전망이다.
시흥시는 이번 고위급 회동을 시작으로 실무 협의체를 가동하고, 단계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공사 역시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시화호와 거북섬은 시흥시의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와 직결된 공간이다. 임병택 시장의 이번 메시지는 “누가 잘못했는가”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함께 수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행정의 언어가 갈등에서 책임으로, 책임에서 해결로 이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시민들이 보고 싶은 것은 선언이 아니라 결과다. ‘운명공동체’라는 말이 행정 문구에 그칠지, 아니면 시화호·거북섬의 전환점이 될지는 이제 시흥시와 수자원공사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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