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안성의 아름다운 일출입니다. 어디일까요? 김보라 안성시장이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짧은 문장이다. 길지 않은 질문이었지만, 그 문장 아래에는 안성의 하루를 여는 풍경과 도시의 얼굴이 함께 담겼다. 시민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사진 속 장소와 그 의미로 모였다.
정치인의 SNS는 대개 정책 성과나 일정 공유에 머문다. 그러나 이날 게시물은 다소 결이 달랐다. 특정 사업을 설명하지도, 성과를 강조하지도 않았다. 대신 ‘안성의 일출’이라는 보편적 장면을 통해 도시의 이미지를 환기했다.
일출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다. 시민들에게는 출근과 등교, 생업의 출발선이고, 도시에는 또 다른 하루를 맞는 약속과도 같다. 김 시장의 질문은 장소를 묻는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안성은 어떤 도시인가’를 되묻는 메시지에 가깝다.
게시물 공개 이후 댓글에는 다양한 추측과 반응이 이어졌다. “○○저수지 같다”, “서운산 자락 아니냐”, “매일 보던 풍경인데 새롭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달렸다. 특정 지명을 맞히는 놀이를 넘어, 시민 각자의 기억과 경험이 겹쳐졌다.
이는 행정 주도의 일방적 홍보와는 다른 방식이다. 도시의 풍경을 매개로 시민이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행정 메시지가 ‘설명’이 아닌 ‘공유’의 형태를 띠면서, 소통의 온도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도시 브랜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 개발사업, 산업단지, 문화축제 등이 주요 수단이다. 그러나 도시의 이미지는 거창한 프로젝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매일 마주하는 풍경, 반복되는 일상이 쌓여 도시의 얼굴을 만든다.
이번 안성의 일출은 그런 점에서 상징적이다. 특별히 연출되지 않은 자연 풍경이지만, 그 자체로 ‘살기 좋은 도시’,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환기한다.
이번 게시물은 행정의 무게를 덜어내고, 도시의 정서를 전면에 내세운 사례로 볼 수 있다. 정책 자료나 수치 대신 풍경을 선택했고, 설명 대신 질문을 던졌다. 이는 시민에게 답을 강요하지 않는 방식이기도 하다.
도시는 정책으로 운영되지만, 기억과 감정으로 남는다. 김 시장의 일출 사진은 안성이라는 도시가 어떤 감정으로 기억되길 원하는지, 그 방향을 은근히 드러낸다.
해가 뜨는 장면은 늘 같다. 그러나 그 장면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어떤 이는 하루의 고단함을 떠올리고, 또 다른 이는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어디일까요?”라는 짧은 질문은 결국 장소를 넘어선 물음이다. 안성의 하루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그리고 이 도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일출 사진 한 장이 던진 질문은 생각보다 깊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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