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조직을 키우지 않고도 행정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지방행정의 오랜 난제로 여겨졌던 이 질문에 대해 의정부시가 하나의 답을 내놓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조직운영 우수 자치단체’에 의정부시가 선정되면서다. 전국 243개 시·군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는 조직·인력 운영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따졌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14일 개인 SNS를 통해 “조직을 확대하지 않고 기존 조직을 재배치해 행정 효율을 높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조직 확대가 곧 행정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통념과는 다른 접근이다.
의정부시 조직 개편의 핵심은 ‘군살 빼기’다. 행정 수요는 늘었지만, 신규 조직을 만드는 대신 기존 조직의 구조를 재편했다. 중복 기능을 줄이고 역할이 모호했던 조직을 정비하는 방식이다.
이는 시청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산하 공공기관 4곳을 2곳으로 통폐합하며 기능 중복과 비효율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 결과 의정부시는 2024년 공공기관 구조개혁 평가에서 ‘최우수 기초자치단체’로 선정됐다.
행정 전문가들은 이를 기업 경영에 비유한다. 인력과 조직이라는 ‘고정비’를 늘리지 않으면서 생산성을 끌어올린 사례라는 평가다. 실제로 지방정부 조직이 커질수록 예산 부담과 의사결정 지연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의정부시의 선택은 주목할 만하다.
조직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시민 관점’이다. 의정부시는 기능 중심의 공급자 행정에서 벗어나 명확한 정책 목표를 기준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제일자리국’과 ‘걷고싶은도시국’ 신설이다. 첨단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경제·산업 기능을 통합했고, 생태·보행 중심 도시 조성을 위해 도시정책을 재구성했다. 단순한 부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정책 방향을 조직 구조에 반영한 셈이다.
이 같은 방식은 행정의 우선순위를 시민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인지가 분명해지면서 행정의 책임성 역시 강화된다.
조직 재편은 부서 간 협업 구조를 만드는 데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하나의 정책을 여러 부서가 함께 기획하고 추진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부서별 업무 분절’ 구조에서 벗어나 정책 단위로 행정이 작동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조직 운영 성과는 재정과 청렴도 평가로도 이어졌다. 의정부시는 최근 ‘지방재정분석 최우수 단체’로 선정됐다. 재정 운용의 건전성과 효율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청렴도 역시 눈에 띄는 개선을 보였다. 국민권익위원회 평가에서 의정부시는 2022년 5등급에서 2025년 2등급으로 크게 상승했다. 행정 시스템 개선과 내부 통제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재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교통정책을 담당하는 김종수 주무관은 행정안전부 주관 교통시설·체계 개선 분야에서 ‘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개인 성과가 조직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의정부시는 이번 성과의 배경으로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시민 참여를 꼽는다. 김동근 시장은 “조직, 재정, 인재, 청렴 등 행정 전반에서 중앙정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직원들과 시민들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조직 효율화는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행정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조직을 늘리지 않는 행정’이 언제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질문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의정부시 사례는 지방행정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 규모 확장보다 구조 혁신, 공급자 논리보다 시민 수요를 앞세운 행정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올해 의정부시가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지방행정 현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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