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어르신들의 경험이 시흥의 미래를 밝히는 힘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이 고령사회 정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며 어르신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참여 구조를 본격화했다.
시흥시는 최근 60대 신중년부터 80대 고령층까지 총 35명으로 구성된 ‘어르신 자문위원단’을 출범시키고, 일자리·돌봄안전·건강여가 등 3개 분과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시장 주재 간담회뿐 아니라 시정 주요 공간을 함께 둘러보는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정책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흥시가 구성한 자문위원단은 기존의 형식적 자문기구와 다른 점이 뚜렷하다. 단순한 ‘의견 청취’가 아니라, 고령층 당사자가 직접 정책 설계의 초입 단계부터 참여하는 구조다. 임 시장은 위원단 운영 취지를 “어르신의 지혜가 정책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밝히며, 이들의 경험을 체계·정책·현장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위원단은 총 35명으로, ▲60대 신중년층 ▲70대 장년층 ▲80대 고령층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세대별 생활 패턴과 필요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일자리, 돌봄안전, 건강여가 등 3개 분과로 세분화한 점도 특징이다.
예컨대 △신중년층은 재취업·사회활동 기회 △70대는 건강·이동 편의 △80대는 안전·돌봄 인프라 확대 등 요구가 세밀하게 다르다. 시는 이를 반영해 분과별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임 시장은 최근 10여 명의 위원들과 첫 공식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각 분과의 숙제를 제시했다. 일자리 분과는 “고령자에게 맞는 체력·시간 기반의 맞춤형 일자리 확대”, 돌봄안전 분과는 “독거노인 안전망 고도화와 지역 돌봄의 촘촘한 연결”, 건강여가 분과는 “여가·건강 활동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네 단위 시설 확충”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시장은 위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정책 수요자의 목소리를 데이터화·체계화해 부서별 과제에 반영하겠다”며 “시흥의 고령사회 정책을 전국적인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시장과의 간담회 이후 시장실, 시청 재난상황실, 민원실, 시의회를 함께 둘러보며 시정 운영을 가까이에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정책 수요자에서 정책 설계자’로의 전환을 돕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시는 평가한다.
시흥시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령층의 사회적 역할 강화와 삶의 질 향상이 시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가 고령층을 복지의 대상이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고령층 정책의 핵심 영역인 △건강 △소득 △안전 △사회참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다. 예컨대 안정적인 소득 기반이 있어야 건강관리의 기회가 늘고, 건강한 어르신일수록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시흥시가 3개 분과(일자리–돌봄–건강여가)를 한 테이블에 묶은 것도 이러한 상호 연계성을 감안한 설계다.
아울러 31개 동(洞)이 고르게 발달한 시흥은 지역 간 생활 격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주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활 단위의 행정 피드백’은 정책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예산 효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특히 고령층 위원들의 의견은 행정이 파악하기 어려운 생활 속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낸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임병택 시장은 위원단과의 첫 만남 이후 “소통과 대화, 그리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어르신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시흥시가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정례 간담회·정책 보고회·현장 동행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의견을 반영한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시흥시는 위원단 의견을 ▲노인 일자리 사업 구조 개선 ▲지역 돌봄체계 첨단화(재난정보·안전망 연계) ▲동 단위 건강여가 프로그램 강화 등의 정책 패키지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특히 재난상황실 방문 이후 논의된 “고령층 대상 재난 대응 매뉴얼 개선”은 실무 부서에서 즉시 분석·정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에는 위원단을 ‘고령사회 정책 실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민관협력과 대학·의료기관 등과의 연계를 확대해 시흥형 고령사회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흥시의 실험은 단순한 참여 프로그램을 넘어, 고령사회 문제를 ‘행정 중심이 아니라 시민 중심’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다. 특히 경험·지혜·생활현장을 두루 아는 어르신들이 정책 전 과정에 참여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임 시장은 “어르신의 건강과 행복한 노후를 위해 시흥시는 더 넓게 듣고, 더 깊게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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