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시설 안전, 사람에서 답을 찾다
[이코노미세계] 공공시설의 안전은 매뉴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을 아는 사람이, 현장에서 답을 만들어야 한다. 체육시설과 문화공간, 각종 공공시설의 안전 관리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화성도시공사가 ‘사람 중심 시설관리’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화성도시공사는 19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시설관리 분야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HU-Bridge(멘토링)’와 ‘교육동아리’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단순 직무 교육을 넘어, 경험의 조직적 전수와 현장 대응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둔 인재 육성 모델이다.
최근 공공체육시설, 문화시설, 다중이용시설의 규모와 복합성이 커지면서 시설관리의 난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설비 고도화와 안전 기준 강화에 따라 현장 판단력과 숙련도는 시설관리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하지만 공공기관 특성상 인력 순환이 잦고, 경험 축적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지적돼 왔다.
화성도시공사가 이번에 운영한 ‘HU-Bridge’와 ‘교육동아리’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다. 핵심은 선임 직원의 현장 경험을 조직 자산으로 전환하고, 신규·후속 인력에게 체계적으로 전수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HU-Bridge’는 이름 그대로 ‘화성도시공사와 미래’, ‘선임 직원과 신규 직원’을 잇는 다리를 의미한다. 시설관리 분야 신입 직원이 설비 운영, 안전 관리, 유지보수 등 핵심 업무를 단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멘토링 체계를 구축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업무 인계를 넘어, 왜 그렇게 관리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하는지를 함께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경험이 축적된 선임 직원이 멘토로 참여해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노하우를 전달하고, 신규 직원은 이를 바탕으로 현장 판단 능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시설관리 업무는 매뉴얼을 숙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력은 결국 경험에서 나온다. 그 경험을 개인이 아닌 조직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함께 운영되는 ‘교육동아리’는 직무·직급별 특성을 반영한 학습 조직이다.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례를 중심으로 토론하고, 문제 해결 과정을 공유하며 실무 역량을 집단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다.
시설 고장 대응 사례, 안전사고 예방 경험, 운영 효율을 높인 개선 방안 등이 학습 주제가 된다. 직원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동시에 타 부서·타 시설의 사례를 접하며 시야를 넓힌다. 이는 개별 시설에 머물던 노하우를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공사는 이러한 학습 구조가 장기적으로 시설 운영의 안정성·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복되는 문제를 줄이고, 사전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병홍 화성도시공사 사장은 이날 교육에서 “시설관리 전문성은 시민의 안전과 공공시설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육성해,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공시설 운영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조직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공공시설 사고나 운영 차질은 대부분 인적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 인력의 축적은 곧 시민 안전과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화성도시공사의 시도를 ‘교육 비용’이 아닌 ‘안전 투자’로 평가한다. 공공시설의 규모가 커질수록 외주 의존이나 단기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내부 인력의 전문성이 뒷받침될 때, 시설 운영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특히 멘토링과 학습조직을 결합한 방식은 공공기관 인재 육성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단발성 교육이 아닌, 현장-조직-미래를 잇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과제도 남아 있다. 멘토링과 학습조직이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정례적 제도로 안착해야 한다는 점이다. 멘토 인력의 부담 관리, 교육 성과의 체계적 평가, 다른 직무 분야로의 확산 여부도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그램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공공시설의 품질은 결국 사람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화성도시공사가 구축한 ‘HU-Bridge’가 현장을 잇는 다리를 넘어, 공공기관 인재 육성의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