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안·수행계획서 불일치, 예산 산출 근거도 불명확
[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올해 12월 개최 예정인 ‘국제노동컨퍼런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행사 용역 수준의 사업을 민간위탁 방식으로 편성하고, 입찰 절차 없이 특정 단체에 맡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도의회에서는 “도민 혈세를 특정 단체에 배분하기 위한 정무적 사업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면서, 해당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와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국제노동컨퍼런스는 단 2일간 진행되는 행사로, 주요 내용은 연사 섭외, 행사장 임차, 홍보물 제작 등 일반적인 행사 대행 업무 수준에 그친다.
통상 이러한 사업은 공개 입찰을 통해 수행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장기적 준비’와 ‘전문성 확보’를 이유로 민간위탁 방식을 선택하며 지정정보처리장치를 통한 입찰 절차를 생략했다.
이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계약 기본 원칙을 사실상 우회한 것으로, 행정 절차의 적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더 큰 문제는 사업 수행 구조다. 단일 용역으로도 충분히 수행 가능한 사업을 굳이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해 여러 단체가 나눠 맡도록 설계한 점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는 “예산을 분산 배정하기 위한 의도적 구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병선 경기도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단일 용역으로도 충분한 사업을 쪼개 특정 단체에 나눠주는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기도가 내세운 ‘전문성’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해당 수행 단체의 경험이 서울시 포럼 1회 운영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문성 확보라는 명분이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당초 계획에는 없던 인건비 항목이 수행계획서 단계에서 약 8천만원 규모로 새롭게 반영됐으며, 운영비 항목에서도 총괄감독, 사무보조, 디자인 등 유사 역할 인력이 중복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상근 인력이 있다고 하면서 행사운영비에 또 급여를 넣는 것은 명백한 꼼수”라며 “이중 계상은 예산 투명성과 사업 신뢰성을 동시에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사업 계획의 일관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계획안, 수행계획서, 교부신청서 간 세부 내역이 서로 달라 예산 산출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 행정 착오 수준을 넘어, 사업 설계 자체가 체계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최 의원은 “이런 방식의 예산 집행은 원칙도 절차도 없다”며 “누가 봐도 특정 단체를 염두에 둔 맞춤형 사업처럼 보인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개별 사업 문제가 아니라 민간위탁 제도 전반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민간위탁은 전문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지만, 공공 감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질 수 있어 특정 단체와의 유착이나 예산 편성 왜곡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입찰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구조는 행정 편의라는 명분 아래 ‘선택적 위탁’으로 변질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행정 편의를 이유로 민간위탁 제도를 악용한 사례”라며 “감사를 통한 철저한 검토와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지방정부 예산 집행의 기본 원칙인 공정성·투명성·책임성을 정면으로 흔들었다는 점에서 비판의 강도가 높다.
특히 ‘특정 단체를 염두에 둔 맞춤형 사업’이라는 의혹은 행정의 신뢰 기반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도의회는 관련 서류 일체 제출을 요구하며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한 상태다.
경기도 국제노동컨퍼런스 논란은 단순한 행사 추진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사업이 누구를 위해, 어떤 기준으로 설계되고 집행되는지를 묻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입찰 없는 위탁, 쪼개진 예산, 불명확한 산출 기준이 반복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간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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