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2026년을 앞두고 화성시의 대표 공공체육 브랜드인 화성FC를 둘러싼 재정 운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예산이 단기간에 급증한 가운데, 시민 공감과 성과 검증 없이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시의회에서 공식 제기됐다.
화성특례시의회 이용운 의원은 23일 열린 제24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화성FC 운영 전반에 대한 구조적 재정비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구단일수록 성과와 책임이 명확해야 한다”며, 화성FC의 예산·성과·정체성을 아우르는 전면적인 점검을 주문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가장 큰 문제의식은 예산 규모다. 2026년 화성FC에 편성된 예산은 120억 원으로, 2025년 대비 약 88% 증가했다. 선수 영입과 구단 운영 전반에 투입될 예정이지만, 예산 확대에 상응하는 성과 기준이나 검증 체계는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본회의 발언에서 “막대한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예산 집행의 타당성과 효과를 시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니라, ‘예산 대비 성과’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프로·세미프로 구단의 경우, 성적뿐 아니라 관중 수, 지역 경제 파급 효과, 시민 참여도, 유소년 육성 등 복합적 성과 지표가 요구된다. 하지만 화성FC의 경우, 이런 지표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공개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은 특히 성과 평가의 ‘정량화’와 ‘공개’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동안 구단 운영 성과가 추상적인 평가에 머물러 왔다”며, 객관적 지표를 통해 시민 누구나 운영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예산 대비 경기 성적 △관중 증가율 △지역 연계 프로그램 성과 △유소년·생활체육 기여도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 등 다양한 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비판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공공 스포츠 구단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 조건라는 설명이다.
이어 이 의원은 예산과 성과 못지않게 ‘정체성’ 문제를 강조했다. 그리고 “화성FC는 단순한 축구팀이 아니라, 화성시를 대표하는 공공 자산”이라며 “축구를 통해 시민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화성FC가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고 있는지, 또 지역 정체성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홈구장 접근성, 시민 참여 프로그램, 지역 상권과의 연계, 청소년·유소년 축구 생태계와의 연결성 등에서 보다 분명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정체성이 분명해야 예산의 방향도, 성과의 기준도 명확해진다”며, 구단의 중장기 비전 수립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발언은 화성FC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의회의 관리·감독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 의원은 “화성특례시의회는 화성FC의 예산 집행과 운영 전반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지원은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화성FC K3리그 창단 초기부터 운영 기반 마련과 예산 구조 점검에 관심을 가져온 인물로, 구단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 대안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현재는 화성특례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체육 정책 전반을 다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 제기를 화성FC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예산 확대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에 걸맞은 운영 철학과 검증 체계가 갖춰지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한 스포츠 행정 전문가는 “지자체 구단은 결국 시민의 신뢰로 운영된다”며 “투명성, 성과, 정체성이라는 세 가지 축이 균형을 이뤄야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120억 원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예산이 아니다. 그것은 화성시가 화성FC에 부여한 기대와 책임의 무게다. 그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이제 화성FC와 집행부가 답해야 할 차례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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