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설 명절은 대부분의 시민에게 휴식과 재회의 시간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일상과 안전, 도시의 기본 기능을 지키기 위해 명절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환경미화원, 시설 관리 인력, 안전 요원 등 이른바 ‘필수노동자’들이다. 박승원 광명시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이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박 시장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명절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명절이 와도 필수노동자들은 늘 현장을 지킨다”며 현장 방문 사실을 전했다. 재활용선별장, 광명동굴, 메모리얼파크 등을 차례로 찾은 그는 근무자들을 만나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번 메시지는 단순한 덕담을 넘어, 도시를 유지하는 노동의 의미를 환기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박 시장은 “청소노동자들이 늘 그렇다”고 언급하며, 시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현장의 수고를 강조했다. 명절에도 쌓이는 생활폐기물, 연휴 기간 증가하는 시설 이용, 안전 관리 공백 등을 고려하면 필수노동자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도시의 일상은 수많은 노동의 축적 위에 놓여 있다. 거리의 청결, 공공시설의 운영, 시민 안전은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환경미화 업무는 명절 기간 가장 큰 부담을 안는 분야 중 하나다.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급증하는 연휴에는 작업 강도와 업무 시간이 동시에 늘어난다.
현장 노동자들은 명절 분위기와 무관하게 일정표에 따라 움직인다. 새벽 작업, 교대 근무, 긴급 대응은 일상이 된다. 시민의 편안한 휴식 뒤편에서 묵묵히 이어지는 노동. 박 시장의 이번 행보는 이 같은 현실을 정면으로 드러냈다.
박 시장은 재활용선별장 방문 사실을 언급하며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재활용선별장은 도시 환경 정책의 최전선이다. 분리배출 체계가 작동하는 마지막 관문이자, 자원 순환의 실질적 출발점이다. 그러나 작업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편에 속한다.
광명동굴 방문 역시 상징성이 크다. 지역 대표 관광시설인 광명동굴은 연휴 기간 방문객이 급증하는 공간이다. 시설 안전, 운영 관리, 고객 대응 등 다층적 업무가 동시에 진행된다. 관광 활성화의 성과 뒤에는 상시 근무 인력의 부담이 존재한다.
박 시장은 메모리얼파크를 찾아 고인들에게 꽃다발을 올렸다는 사실도 전했다. 개인적 인연과 공적 역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삶과 공동체의 의미를 언급했다. “우리는 모두 공적인 일과 삶을 살다가 간다”는 표현은 지방행정 책임자로서의 인식이 담긴 대목이다.
이번 메시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노동을 넘어 삶의 태도로 확장된 지점이다. 박 시장은 “잘 살았는지의 평가는 남은 사람들이 하겠지만, 우리는 사랑하며 이웃과 어울리다 세상을 떠난다”고 적었다.
이는 단순한 추모 문구가 아니다. 사회적 관계, 공동체 가치, 상호 격려의 중요성을 동시에 담아낸 표현이다. 필수노동자에 대한 감사에서 출발해 시민 전체를 향한 연대의 언어로 이어진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 전략을 ‘현장 기반 공감 행정’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정책 성과 중심의 홍보가 아닌, 시민 감정과 사회적 가치에 호소하는 방식이라는 평가다.
지방정부 수장의 명절 메시지는 일종의 행정 철학을 반영한다. 안전 점검, 교통 대책, 민생 대응 등 실무 행보와 함께 상징적 메시지가 결합된다. 박 시장의 이번 발언 역시 필수노동자라는 키워드를 통해 도시 운영의 본질을 짚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지방행정에서 필수노동자 보호 정책은 중요한 정책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감염병 대응 경험, 재난 관리 체계, 공공서비스 안정성 문제가 맞물리며 정책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시민 인식이다. 필수노동자는 특정 직군이 아니라 도시 시스템의 기반 인력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감사와 존중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사회적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시장은 “늘 어려움은 있지만 서로 격려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명절 덕담 형식을 빌렸지만, 내용은 사회적 메시지에 가깝다.
설 명절의 풍경은 변하지 않는다. 가족의 웃음, 고향의 정취, 휴식의 시간. 그러나 그 배경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노동이 존재한다. 명절에도 멈추지 않는 현장. 박 시장의 메시지는 그 당연하지만 쉽게 잊히는 사실을 다시 끌어올렸다. 도시는 쉼 없이 돌아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