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치솟는 물가 속에서 학부모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한 교복 정책의 방향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정장형 교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생활복·체육복 등 실착용 중심의 자율 선택 체계로 정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교복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현재 신입생 교복을 1인당 40만 원 한도로 현물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 부담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표면적으로는 무상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정장 형태의 교복이 사실상 ‘기본값’으로 자리 잡은 데 있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매일 착용하는 복장은 생활복이나 체육복임에도, 제도상 지원 품목은 정장형 교복 중심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학부모들은 지원받은 교복 외에 생활복과 체육복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교육청 지원이 있음에도 가계 부담이 줄지 않았다는 지적은 이 지점에서 나온다. 제도와 현실의 괴리가 비용 부담이라는 형태로 전가된 셈이다. 교복 정책이 단순한 ‘지원 여부’를 넘어 ‘지원 구조’의 문제로 확장되는 배경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정책 개선에 착수했다.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생활복·체육복 등 실착용 중심으로 지원 품목을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정장형 교복 일변도에서 벗어나 학생 생활 패턴에 맞춘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품목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교복 정책의 기준점이 ‘형식’에서 ‘실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생활복 중심 체계를 도입한 일부 학교에서는 착용 빈도와 만족도가 동시에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교육청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바우처 방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여건과 필요에 맞춰 교복 품목을 자율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관련 조례 개정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바우처 방식은 정책 효율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모두 주목받는 대안이다. 학생별 생활 환경, 학교별 교복 운영 방식의 다양성을 제도적으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불필요한 구매를 줄여 실질적인 가계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선택권 확대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시장 관리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교육청 역시 가격 인상이나 담합 가능성을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교복 시장은 제한된 공급 구조, 학교별 지정 업체 제도 등으로 인해 가격 왜곡 논란이 반복돼 왔다. 바우처 방식이 도입되더라도 관리 체계가 미흡할 경우 정책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책 설계와 시장 감시가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구조다.
이번 교복 정책 개선의 본질은 지원 규모 확대가 아니라 체감 부담 완화에 있다. 형식적 무상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 비용 절감 정책으로의 전환이다.
고물가 시대, 교육 정책 역시 생활 경제와 직결되는 영역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교복은 상징적 교육 복지 정책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가계 지출 항목이다. 정책의 설계 방식 하나가 학부모의 체감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기도교육청의 교복 정책 전환은 교육 행정이 ‘제도 중심 사고’에서 ‘생활 중심 사고’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숫자가 아니라 체감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교복 정책 변화가 교육 복지 전반의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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