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11월 13일 소셜미디어 한 편의 글이 조용한 울림을 남겼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시민의 메시지를 소개했다. 내용은 짧았지만, 여운은 길었다.
“10년 전 수능날, 시장님과 하이파이브했어요. 그 응원 덕분에 힘을 냈습니다.” 그때의 학생은 이제 아이를 둔 학부모가 되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도 남아 있던 기억, 그리고 다시 전해진 감사의 말. 이현재 시장은 이 내용을 공개하며 자신 또한 “그때나 지금이나 수험생을 응원하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적었다.
이어 이 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인생에서 기억될 하루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주세요.” 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짧은 글이지만, 여기에 담긴 감정선은 ‘단체장과 시민’ 관계를 넘어 ‘한 사람의 기억’과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수능날은 단순히 시험 일정이 아니다. 학생·가정·학교·도시 전체가 긴장 상태에 들어가는 하루다. 특히 하남시는 학군과 정주 인구가 빠르게 늘며 수험생 숫자 또한 매년 증가하는 지역이다.
이 시장은 해당 글에서 소음 최소화를 위한 도시 운영 상황을 언급했다. “듣기평가 시간 포함 오늘 수능날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도로공사 중단, 비상차량 경로 조정, 공항소음 통제 협조, 택배 차량 운영 가이드, 건설 현장 장비 정지 등은 이미 여러 지방정부의 연례 시스템이 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를 ‘민감하게 체감하도록 만드는 운영’은 쉽지 않다. 특히 이 시장은 강조했다. “다만 크락션은 행정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오늘만큼은 양보와 배려 부탁드린다.” 이는 행정적 통제의 한계와 시민 협조의 중요성을 동시에 드러낸 요청이었다.
수능날의 도시 운영은 하나의 메시지를 담는다. ‘한 사람의 집중을 위해 도시 전체가 배려할 수 있는가.’ 하남시는 작년부터 시험장 주변 교통운영 TF 환경관리 긴급조치팀 학부모 대기 공간 확대 및 난방 지원 등을 단계적으로 강화해왔다. 이러한 행정 방식은 단순한 시설 제공이 아니라 ‘심리적 안전망’ 구축이라는 평가도 따른다.
이현재 시장의 글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었다. 그 속에는 시간을 건너온 경험과 기억의 연결이 있었다. 10년 전, 추운 거리에서 건넨 짧은 하이파이브는 정책 문건에도, 공적 기록에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은 누군가에게는 버티게 해준 기억이었고, 10년이 지나 시장 본인에게 되돌아온 평가가 됐다.
하남에서는 올해도 수능날, 도시의 소음이 잠시 멈췄다. 그 멈춤 속에서 누군가는 문제를 풀었고, 누군가는 기다렸으며, 또 누군가는 10년 전의 자신과 마주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