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직후, 경기도 체육계 안팎에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로 총 10개의 메달을 획득한 가운데, 이 중 7개(금2·은2·동3)를 경기도 소속 선수들이 따내며 전체 메달의 70%를 책임졌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황대호 위원장은 이번 성과를 단순한 ‘축하’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선수단이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의 중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이제는 이벤트성 지원을 넘어, 동계 종목 전반에 대한 구조적·지속적 육성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단 최초의 동계올림픽 2관왕이 탄생했고, 한국 스포츠 역사상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도 새로 쓰였다. 황 위원장은 “김길리 선수의 2관왕, 최민정 선수의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한국 동계 스포츠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화려한 성적 이면에는 여전히 열악한 동계 종목 인프라와 선수 육성 환경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빙상·컬링·스노보드 등 특정 종목을 제외하면 훈련 시설과 전문 지도 인력, 학교운동부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황 위원장은 “파리올림픽 직후에도 종목 육성 지원 확대와 예산 증액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동계체육 종목에 대한 인프라 투자와 풀뿌리 선수 육성 시스템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활동을 통해 ‘이벤트 중심 지원’에서 ‘시스템 중심 육성’으로의 전환을 줄곧 주장해 왔다. 대표적 사례가 경기북부체육회 설립 주장과 그에 따른 경기북부체육지원센터 개소, 20년 만의 경기도동계체육대회 부활이다.
이는 단순한 대회 개최 차원을 넘어, 북부 지역 선수 발굴과 훈련 기반 확충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체육계에서는 “북부 지역은 접근성 문제로 전문 훈련 시설 이용에 제약이 많았는데, 지원센터 개소 이후 훈련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경기도컬링연맹과의 정담회를 통해 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컬링팀 지원 확대, 학생운동부 지원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구조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황 위원장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풀뿌리 육성’이다. “대한민국 동계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해 경기도 차원의 학교운동부 훈련 및 용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한민국 여자 스노보드 최초 메달리스트인 용인 성복고 유승은 선수 역시 훈련 비용 문제를 겪은 사례로 언급됐다. 동계 종목 특성상 장비 비용과 훈련장 사용료가 높아, 개인과 가정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적지 않다.
이에 황 위원장은 정치권의 역할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그리고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사진 촬영 등 일회성 이벤트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며 “평소 체육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부터 적극적인 정책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관철하겠다”고 밝히며, 도의회 차원의 제도적 지원 마련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수단을 향해 “앞으로 이어질 모든 도전을 국민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황 위원장은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에서도 관련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경기도 선수단을 비롯한 대한민국 선수단,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는 중앙과 지방 체육 행정의 유기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제2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현장을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했으며,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도 종합우승 23연패에 도전하는 경기도 선수단을 응원·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관건은 ‘현장 방문’ 그 이후다. 동계올림픽 성과를 일회성 자부심으로 남길 것인지, 아니면 동계 스포츠 전반의 체질 개선 계기로 삼을 것인지는 정책 결정에 달려 있다.
밀라노·코르티나의 빙판과 설원에서 울려 퍼진 애국가. 그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동계 스포츠를 향한 제도적 투자와 구조적 혁신이 뒤따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도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이제 공은 정책 현장으로 넘어왔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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