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노동계가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구조 재편, 정년 연장 논의 등 거대한 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노동의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사회적 해법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은 24일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에서 열린 ‘2026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새로운 기술이 현장을 바꾸고, 일자리의 모습이 달라져도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경기지역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 행사에서 그는 노동의 미래를 둘러싼 구조적 도전에 대해 정면으로 화두를 던졌다.
김 의장은 축사를 통해 “2026년은 정년 연장 논의,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의 변화 등 노동의 미래를 다시 묻는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출생·고령화 심화로 정년 연장 문제가 공론화되는 동시에, AI 기술 확산으로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일자리의 질과 형태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그리고 “노동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되었다”며 “이러한 과제들 앞에 한국노총이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고 사회적 해법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단순한 임금·복지 문제를 넘어,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 개편과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AI 기반 산업 전환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동계의 전략적 대응과 정책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의원대회에는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고은정 위원장과 김선영·이용호 부위원장, 건설교통위원회 허원 위원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도 참석했다.
노동계와 광역의회, 집행부 수장이 함께 자리한 것은 노동정책이 더 이상 특정 부문에 한정된 의제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산업·교통·도시정책과도 긴밀히 연계되는 종합적 과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의장은 “노동자를 지키는 일은 곧 우리 사회를 지키는 일”이라며 “경기도의회는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노동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의회 차원에서 노동 친화적 조례 제·개정, 산업 전환기 직업훈련 강화,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보호 등 제도적 보완을 지속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현재 노동시장은 두 갈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하나는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정년 연장 논의이고, 다른 하나는 AI·자동화 확산에 따른 직무 재편이다.
정년 연장은 고령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청년층 고용 구조와 임금 체계 개편이라는 숙제를 동반한다. 반면 AI 확산은 단순·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직무 대체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고숙련·디지털 기반 직무 수요를 확대한다.
이 같은 ‘이중 전환’ 속에서 노동계는 고용 안정과 직무 전환 교육,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다층적 과제를 떠안고 있다. 김 의장이 강조한 ‘노동의 지속가능성’은 단기적 임금 인상이나 복지 확대를 넘어, 세대 간·직종 간 형평성을 아우르는 구조적 접근을 요구하는 개념이다.
노동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산업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현장의 불안과 저항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의 복원과 제도화가 관건으로 부상한다.
김 의장이 “한국노총이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고 사회적 해법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대목은, 노동계가 단순한 이해집단을 넘어 공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읽힌다. 이어 노동계가 산업 전환에 대한 비판과 견제에 그치지 않고, 직업훈련 체계 개편·평생학습 강화·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구체적 대안을 제시할 때 사회적 설득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정기대의원대회는 단순한 연례 행사라기보다, 노동의 미래를 둘러싼 시대적 질문을 던진 자리였다. 기술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 속도와 방향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조율할 것인지는 여전히 선택의 문제다. 노동의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경쟁력, 지역경제의 활력, 사회 통합과도 직결된다.
김진경 의장이 던진 “변화의 중심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기술과 자본 중심의 전환이 아닌,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가치를 축으로 한 전환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무게가 있다.
AI와 고령화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경기도 노동정책이 어떤 구체적 실행 전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노동자를 지키는 일이 곧 사회를 지키는 일이라는 선언이 정책과 제도로 구현될 수 있을지, 이제 공은 정치권과 노동계 모두에게 넘어가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