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2호 결재로 교권보호단 출범, 직접 단장 맡아
법률·상담·의료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추진
[이코노미세계] “선생님, 가르치기만 하십시오. 선생님을 홀로 두지 않겠습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교권 회복을 경기교육의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왜곡되고, 교사가 민원과 고소에 노출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어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교사가 담당 부서를 전전하거나 개인적으로 소송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교육청 차원의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안 교육감은 15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경기교사노동조합이 주최한 ‘교권침해,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 규탄 및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실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경기교사노조 소속 교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교육활동 침해, 악성 민원 등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들었다.
그가 이날 가장 강조한 것은 교권 보호를 교육정책의 일부가 아니라 교육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보다 민원 대응과 법적 분쟁을 먼저 걱정하는 학교에서는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안 교육감은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왜곡되고 선생님이 피의자가 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문제는 단순히 교사 개인의 권익 보호에 그치지 않는다. 교사의 정당한 지도 권한이 위축되면 교실 질서가 흔들리고,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학생 간 갈등을 중재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지도하는 과정에서도 교사가 신고와 민원을 우려한다면 교육적 판단보다 책임 회피를 우선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활동과 아동학대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들이 심리적 부담을 호소해 왔다.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과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활용될 경우,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면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부터 수업과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나더라도 조사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고통과 주변의 시선, 학교 현장의 공백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아동 보호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정당한 교육활동을 구분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교사의 행위가 교육 목적과 학생의 성장, 학교 규칙에 따라 이뤄졌는지를 초기 단계에서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 교육감이 관련 법률 개정을 요구한 것도 이 같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아동학대 신고 자체를 제한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생활지도와 실제 학대 행위를 보다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률 개정과 함께 교육청의 신속한 대응도 강조했다. 법 개정에는 상당한 시간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만큼, 교육청이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보호 체계부터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안 교육감은 교육감 2호 행정결재로 교권보호단을 출범시키고 자신이 직접 단장을 맡았다고 밝혔다. 취임 초기 주요 결재를 교권 보호에 할애했다는 것은 해당 문제를 경기교육의 핵심 현안으로 다루겠다는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또 “교권이 회복되지 않고서는 교육도 바로 설 수 없다”며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선생님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다른 모든 정책에 앞서 교권 회복에 관심과 에너지를 집중하겠다”고 했다.
교육감이 교권보호단장을 직접 맡겠다고 밝힌 것은 교권침해 사안을 일선 부서의 행정 업무로만 다루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교육감이 책임의 전면에 서고 교육청 각 부서의 기능을 조정해 대응 속도와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 교사가 학교 관리자와 교육지원청, 교육청 담당 부서, 법률상담 기관 등을 개별적으로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담당 기관마다 역할이 나뉘어 있다 보니 정작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교사가 직접 절차를 파악하고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도 생겼다.
안 교육감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안 초기부터 교육청이 개입하는 원스톱 대응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중재를 시작으로 법률, 상담, 의료 지원까지 한 번에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교권침해 사건에서는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와 교육청이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지 못하면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사안이 형사 고소나 민사 소송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학생과 교사, 다른 학부모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안 교육감이 제시한 원스톱 지원체계는 사건 접수 단계부터 전문가가 개입해 사실관계를 살피고, 교사에게 필요한 지원을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법률 자문뿐 아니라 심리상담과 의료 지원까지 포함하겠다는 점에서 단순한 행정 안내를 넘어선 보호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는 법적 대응과 함께 심리적 충격에도 노출된다. 교실에서 학생을 다시 마주해야 하는 부담, 학부모와의 관계 악화, 동료 교사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자책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법률지원만으로는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어렵다.
전문 상담과 치료가 적절한 시기에 제공돼야 피해 교사가 학교로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사건이 해결된 뒤에도 일정 기간 회복 과정을 관리하는 후속 지원이 필요하다. 교사가 개인의 문제로 감당하도록 두지 않고 교육청이 조직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안 교육감 구상의 핵심이다.
그리고 교권침해와 악성 민원에 따른 소송 비용도 교사 개인에게 부담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이라면 교육청이 책임지고 법률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소송 비용 지원은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안전망이 될 수 있다.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경우 변호사 선임과 상담 비용은 개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비용 부담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공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다만 지원 대상과 범위, 교육활동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모든 갈등을 일률적으로 교권침해로 규정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심의 절차를 두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행위가 분명한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교권 회복 논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교권과 학생 인권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바라보는 인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교권은 교사가 학생을 통제하기 위한 권한이 아니라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보장돼야 할 전문적 권리이자 책임이다.
학생 인권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체벌이나 폭언 등 부당한 교육행위는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 그러나 정당한 수업 운영과 생활지도까지 학생 인권 침해나 아동학대로 간주된다면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도 보호받기 어렵다.
교권과 학생 인권은 어느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관계가 아니다. 교사가 안정된 환경에서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학생도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명확한 규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때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도 함께 보장될 수 있다.
학부모와 학교 간 소통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교사의 잘못을 전제하거나, 반대로 교권 보호를 이유로 학부모의 문제 제기를 차단해서는 안 된다.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갈등이 장기화되기 전에 조정할 수 있는 중재 시스템이 필요하다.
교육청의 역할은 교사와 학부모 가운데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동체가 신뢰를 회복하도록 공정한 절차를 제공하는 데 있다. 악성 민원과 정당한 문제 제기를 구분하는 기준도 구체화해야 한다.
안 교육감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경기교사노조 교사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교육활동 침해 등 현장의 어려움을 들었다고 전했다.
교권 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때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교육청이 지원제도를 마련하더라도 절차가 복잡하거나 학교 관리자와 담당자가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피해 교사가 실제 도움을 받기 어렵다.
교사들이 지원을 요청했다가 학교와 동료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을 하지 않도록 비밀 보호와 신속한 처리도 보장해야 한다. 신고 이후 인사상 불이익이나 학교 내 갈등을 우려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학교 관리자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교장이 사안을 축소하거나 교사 개인에게 학부모와 합의하도록 요구한다면 교육청 차원의 지원체계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 관리자가 초기 단계에서 교육지원청과 교육청에 즉시 보고하고 피해 교사를 보호하도록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교권보호단은 단순히 사건이 발생한 뒤 지원하는 조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교권침해 유형을 분석하고 학교별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악성 민원 대응 매뉴얼과 법률 교육, 교사 대상 상담 프로그램, 관리자 책임 강화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안 교육감은 “선생님을 홀로 두지 않겠다. 선생님을 지키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교권침해에 지친 교사들에게는 분명한 메시지다. 그러나 교권 회복은 강한 의지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교권보호단의 조직과 인력, 권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뒤따라야 한다. 사건이 접수된 뒤 얼마 만에 상담과 법률지원이 시작되는지, 소송 비용은 어느 범위까지 지원하는지, 교육지원청과 학교의 역할은 무엇인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지원체계의 성과를 점검할 수 있는 기준도 필요하다. 교권침해 사건의 처리 기간과 지원 만족도, 교사의 학교 복귀율, 반복 민원 감소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교권보호단이 일회성 조직이나 상징적인 정책으로 끝나지 않도록 정기적인 평가와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관련 법 개정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교육청 차원의 지원만으로는 아동학대 신고 이후 진행되는 수사와 법적 절차의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이첩되기 전 교육적 판단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 현장 교사와 학부모, 법률 전문가, 아동보호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를 통해 아동 보호와 교권 보호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교권 회복의 최종 목적은 교사에게 특권을 주는 데 있지 않다. 교사가 두려움 없이 학생을 가르치고, 학생은 안정된 교실에서 배울 수 있도록 교육의 기본 질서를 회복하는 데 있다.
교사가 수업보다 고소를 걱정하고, 생활지도보다 민원을 먼저 계산하는 학교에서는 교육의 본질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대로 교사의 교육활동이 무조건 보호받아야 한다는 인식 역시 경계해야 한다. 책임 있는 교육활동과 학생 인권 보호가 함께 작동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안 교육감이 약속한 “선생님을 지키는 교육감”이 구호에 머물지 여부는 앞으로의 실행에 달려 있다. 교권보호단이 현장 교사에게 실질적인 방패가 되고, 법률·상담·의료 지원이 필요한 순간에 작동할 때 교사들은 비로소 교육청이 자신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교권이 바로 서야 교실이 안정되고, 교실이 안정돼야 학생들의 배움도 지켜진다. 경기교육이 교권 회복을 통해 무너진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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